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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복지] 꽃할배 이순재의 시민청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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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 신청사 지하에는 시민에게 활짝 열린 공간, ‘시민청’이 자리한다. 시민을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어린아이부터 어르신, 외국인 관광객까지 시민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곳이다. 이곳에 꽃할배 H4의 이순재 씨가 등장했다. 유명 인사를 초청해 이야기를 들어보는 ‘토크 콘서트’가 펼쳐진 것. 그가 직접 들려주는 꿈과 희망, 도전이 있는 삶을 만나보자.



요즘은 싱그러운 꽃 같은 아이돌보다 ‘할배’가 좋다. 그보다 이제껏 외면받은 황혼의 이들을 주목하는 할배 열풍이 반갑다.
“성공할 거라 예상하지 못했죠. 꾸미지 않은 원래 모습을 보여준 게 성공 요인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천진난만하기도 하고, 진실이 있고, 그래서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모양이에요.”

지난 8월 28일 시민청 ‘토크 콘서트’의 주인공은 요즘 대세 중의 대세라는 꽃할배 H1 이순재 씨였다.
꽃보다 아름다웠던 노배우들의 첫 여행 “과거 풍문으로 들은 명화들, 우리가 화보에서만 보던 것을 직접 보니까 좋잖아? 객지에 나갔는데 많이 다니면서 봐야 하는 거 아닌가요? 많이 보고 싶어서 가다보니 빨라졌는데 지들이 못 따라온 거지, 내가 빠른 건 아니야.”

그의 눈빛엔 지금까지도 루브르의 감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순간 “죽어갈 때도 잔상으로 남아 있을 것 같다”던 신구 씨의 한마디가 떠오른다.
“우리는 작업상 긴 여행을 하는 게 쉽지 않아요. 아시다시피 드라마라는 것이 이번 주에 대본 받아 가지고 바로 녹화해서 다음 주 방송해야 하는 건데, 연속극 한번 걸리면 거의 밤새운다고.” 젊을 땐 먹고살기 바빴다. 이순재 씨는 이제껏 해외에 나가본 게 ‘딱 세 번이 전부’였다고 한다. 그것도 드라마 촬영과 국회의원 시절 해외 일정이 전부였다고 하니, 그나마 관광에 가까운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란 얘기다. 대발이 아버지, 버럭순재, 야동순재에 이어 새롭게 붙은 ‘직진순재’라는 별명에는 기실 한평생 연기밖에 모르는 노배우의 삶이 담겨 있는 듯싶다.



딴따라라 불려도, 예술로 직진

“더러 얘기들 해요. 천천히 좀 쉬어 가자고. 근데 그거 안하면 내 생명이 끝나는 건데, 그게 내가 해야 할 과제고, 그것으로 내 존재감을 확인하는 거고, 생의 원동력인데….” 어느덧 존재 이유가 되었다는 연기, 황혼의 노배우는 그렇게 인생 후배들에게 가슴 울리는 얘기를 건넨다. “당시 행정관, 의사, 은행원, 교수가 최고의 직종이었지. 그에 비하면 우리 직종은 바닥이야, 바닥. 대한민국 부모 99%가 반대하는 딴따라였지요.”

그런데도 ‘잘하면 예술적 경지에 도달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서 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수입이 거의 없다시피 한 일이다 보니 먹고살기 힘들었다고 한다. 연기와 연출 등 이론 서적이 전무하던 시절이라, 대학 동아리 동문들과 함께 외국 서적을 읽으며 공부했다. 이순재 씨는 연기를 처음 시작한 20대부터 지금까지 늘 <국어사전>을 곁에 두고 연기 연습을 하고 있다고 한다. 아나운서도 그렇지만, 배우도 정확한 발음을 구사해야 한다는 것. 장음·단음 구별 등 정확한 발음으로 교정하기 위해 <국어사전>을 끼고 연기 연습을 한다는 얘기다. 그렇게 치열한 자기 훈련을 통해 국민 배우로 거듭날 수 있었다.

연기 생활 50년,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는 이들의 생활엔 여행은 물론, 가족도 없었다.
“신혼 초, 제가 집에서 잘 수 있는 시간이 한 달에 일주일 아니면 닷새 정도였어요. 영화 열 편을 동시에 했거든요. 하루에 네 군데 다니며 찍은 적도 있어요. 그러다 보니 모처럼 집에 들어가면 자는 게 우선이었지요. 그래서 우리 애들은 아버지하고 함께한 기억이나 추억이 없다고 얘기하곤 해요.”

무용을 전공한 아내가 자기 것은 다 접고 뒷바라지해주었기에 마음 놓고 연기에 전념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애써 표현하진 않았지만 내심 가족에 대한 미안함과 진심 어린 고마움을 느낄 수 있었다. 끝없이 도전하는 꽃할배 이순재 씨의 직진 인생, 그의 연기 철학과 삶의 자세에 감동을 받았다.


시민청 토크 콘서트

시민청에서는 한 달에 한 번 마지막 주에 유명인사와 함께하는 ‘토크 콘서트’가 열린다.
10월 30일(수)에는 영화감독 장항준 씨와 함께한다.
문의 www.seoulcitizenshall.kr





글 이현정(서울톡톡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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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책임자) 한해아 생산일 2016-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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