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사용자의 불편을 창업 아이템으로 삼은 김윤현 대표. 무심코 넘길 수 있는 불편을 놓치지 않고 자신만의 사업으로 승화시킨 김 대표는 몇 번의 사업 실패를 이겨내고 서울시 장년창업센터의 지원을 통해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 화면을 가리거나 거치대로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날개에 이어폰 줄
을 감으면 엉키는 것을 방지할 수도 있
는 일석삼조 기능의 스마트폰 케이스

사람이 가득한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무료함을 달래려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친구와 채팅을 하는데 모르는 사람이 어깨너머로 개인적인 대화 내용을 보는 것이 느껴진다면? 보지 말라고 말할 수도 없고, 손으로 가릴 수도 없어 난감하던 경험, 한번쯤 겪어봤을 것이다. 휴대폰 케이스를 제작, 판매하는 회사를 창업한 ‘뭘봐닷컴’의 김윤현 대표가 내놓은 상품은 바로 이런 사람을 위한 것이다.
“일부러 보려 한 것은 아닌데 뒷사람에 밀려서 앞사람의 대화 내용을 보는 바람에 괜히 마음이 불편하던 경험을 하면서 ‘화면을 가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라는 생각을 했죠. 개발을 하다 보니 단순히 가리는 것만으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거치 기능까지 갖추게 된 지금의 케이스를 개발한 거예요.”
김 대표가 만든 엿보기 방지 케이스는 케이스 양 옆면에 날개를 달아서 날개를 세우면 스마트폰의 화면을 가릴 수 있고, 날개를 접으면 거치대로 사용할 수 있다. 또 날개에 이어폰 줄을 감으면 엉키는 것을 방지할 수도 있는 일석삼조 기능을 지니고 있다.
지난해 11월, 1년여간의 고생 끝에 드디어 검은색, 흰색, 분홍색, 연두색 제품을 내놓았다. 엿보기 방지 기능을 강조하기 위해 ‘뭘봐닷컴’이라는 이름의 인터넷 쇼핑몰을 만들어 소비자 가격 9,8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아직 오프라인 판매는 모색 중이라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것은 아니지만,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 참여해 많은 바이어의 관심을 모으기도 하며 시장을 확대할 터를 다지고 있는 중이다. 힘들어도 혼자서 모든 것을 해내는 김 대표의 능력은 고등학교 졸업 직후부터 다양한 사업을 해온 경험에서 비롯됐다. 어릴 때부터 자신만의 아이디어로 사업을 하겠다는 꿈을 꾸던 그는 고등학교 때 이미 구상한 고객 관리 대행업체를 졸업 직후 창업했다. 일간신문 ‘성공한 이 사람’이라는 코너에 실릴 만큼 성장하기도 했지만, 어린 나이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1년 반 만에 접을 수밖에 없었다. 그 후 돈이 떨어지면 취직을 하고, 어느 정도 돈이 모이면 다시 창업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나이 마흔이 넘으니 취직하기도 쉽지 않았어요. 아이디어는 있는데 창업할 방법이 없어서 이리저리 알아보다가 서울시 장년창업센터를 알게 됐죠. 이곳은 창업 교육은 어느 정도 돼 있고 실제 창업을 준비하는 분에게 잘 맞는 것 같아요. 서류 심사와 면접 등을 통해 창업 가능성이 있는 사람만 참여할 수 있거든요. 전 면접때 아예 시제품을 가져갔어요. 성공 가능성을 봐주셨기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죠.” 김 대표는 서울시 장년창업센터에서 제공하는 사무실을 이용하며 더 큰 성공을 위해 뛰고 있다. 매주 한 번씩 유통 관련 전문가를 만나 일대일 컨설팅을 받는 일 외에는 사무실 밖에서 영업을 하느라 바쁘다. 이베이 같은 해외 인터넷 쇼핑몰에도 입점하며 일본과 미국 시장으로 진출을 준비 중인 김윤현 대표. 더 많은 모델을 내놓으며 소비자에게 다가가겠다는 김 대표는 날씨가 따뜻해지면 홍대 앞에서 좌판을 벌일 생각도 하고 있단다.
“사업은 단거리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이라서 사업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관리, 시간 관리라고 생각합니다. 당장 결과가 좋지 않아도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더 나은 제품을 만들어 홍보해서 끝까지 갈 생각입니다.”
그의 각오가 현실로 이어질 날이 머지않았다.

글 이선민(자유기고가) 사진 램프온더문

본 콘텐츠는 '서울사랑'에서 게재중인 콘텐츠 입니다. 서울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