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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트렌드] 규모는 작지만 의미는 더 커진 결혼식, 코로나19 시대의 ‘뉴노멀 웨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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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시즌이 돌아왔다. 하지만 결혼식의 규모, 하객을 위한 식사나 선물 등 결혼식 풍경은 이전과
사뭇 다르다. 방역은 필수고, 나눔과 친환경은 옵션. 이른바 ‘뉴노멀 웨딩’이다.

※ 코로나19 거리 두기 단계에 맞는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촬영했습니다.

특별한 순간, 마음속에 저장

지난 4월, 새순이 돋아나 싱그러운 용산가족공원 호숫가옆 버드나무 아래에서 아주 특별한 결혼식이 열렸다. 조현승·김예림 씨의 작은 결혼식이었다. 신랑과 신부는 대여한 슈트와 드레스를 입고 대기실이 아닌 야외 벤치에서 하객들을 맞았다. 하객 식사는 간단한 다과로, 부케와 화환은 심플한 꽃 장식으로 대신했다. 이 예비부부는 모바일 청첩장을 제작하고, 식장은 화려한 영상 대신 둘이 데이트를 하며 찍었던 소소한 사진과 서로에게 남긴 기록으로 장식했다. 80여 명의 하객이 지켜보는 야외 공원에서 이들이 부부가 되는 과정은 커다란 스케일 대신 낭만적인 분위기와 묵직한 울림을 남겼다. 디자이너로 일하는 신랑 조현승 씨는 평소의 디자인 철학을 자신의 결혼식에서도 실천하고자 ‘작은 결혼식(Small Wedding)’을 선택했다.

“식장에 들어가 수순대로 식을 올리고 기념 촬영을 하고 밥을 먹고 흩어지는 결혼식보다는 뭔가 의미 있고 기억에 남을 결혼식을 치르고 싶었어요.”

조금은 낯선, 야외 공원에서의 작은 결혼식을 지켜보던 하객들은 신랑 신부가 움직일 때마다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으며 감탄사를 쏟아냈다. 푸르름이 눈은 물론 마음까지 싱그럽게 해주는 용산가족공원은 최고의 ‘포토 스폿’이었다. 코로나19로 거리 두기 2단계 상황이기에 양가 하객이 100명으로 제한되어 비록 규모는 축소했지만 감동까지 축소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불필요한 부분은 절제하거나 자제하고, 필요한 부분은 더 세심히 배려하는 작은 결혼식에 ‘이렇게 예쁜 결혼식은 처음 본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조현승·김예림 씨의 작은 결혼식.

100년 전 방식의 전통 혼례부터 외딴섬 바닷가에서의 작은 결혼식까지

4월 초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전통혼례를 올린 김동호·유선아 씨가 작은 결혼식을 선택한 이유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예식장에서 하는 결혼식은 처음부터 고려하지 않았어요. 너무 규모가 크다 보니 코로나19 시국에도 맞지 않을뿐더러 특별하다는 느낌도 없었거든요. 이곳저곳을 알아보던 중 마침 남산골한옥마을이 재개장한다는 소식을 듣고 예약을 서둘렀어요.” 어려울것만 같던 전통 혼례였지만 상담부터 준비, 전통 혼례까지 남산골한옥마을 측에서 세심히 배려해준 덕분에 의외로 쉽게 진행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전통 혼례를 치르는 신랑 신부에게 집중된 지인들의 시선도 흔한 예식장에서 볼 수 있는 따분한 반응과는 사뭇 달랐다. 관훈동 민씨 가옥에서 야외 혼례로 진행된 결혼식은 100여 년 전 사대부가의 혼례 방식에 따라 치러졌다.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전통 혼례를 올린 김동호·유선아 씨.

코로나19의 기세가 무섭던 지난해 10월, 코로나19 청정구역인 바닷가에서 결혼식을 올린 윤희성·박병규 씨 또한 하객은 최소화하고 스타일은 극대화한 ‘작지만 작지않은 결혼식’을 치렀다. 신접살림은 둘의 직장이 있는 서울에 차렸지만, 결혼식을 올린 곳은 서울에서 5시간이나 떨어진 신안 임자도라는 작은 섬이었다. 연애 시절 임자도를 여행하며 언젠가 결혼하게 된다면 이곳에서 하자고 약속했던 두 사람은 둘만의 추억이 많은 곳을 결혼식 장소로 택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직접 준비해야 해서 신경 쓸 것이 많았지만, 평범한 예식장에서는 결코 경험할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이 선물처럼 남았다. 해풍에 턱시도가 나부끼고 드레스 자락이 날리는, 어디서도 찍을 수 없는 아주 특별한 결혼사진은 덤이다. 특별한 결혼식에 하객으로 초대받았던 김정원 씨는 “지금껏 초대받은 결혼식 중 단연코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예식 자체가 워낙 특별한 장소에서 특별하게 치러져 초대 자체도 굉장히 특별한 기억으로 남았다”고 말했다.

바닷가에서 결혼식을 올린 윤희성·박병규 씨.

조완주

서울시결혼문화협동조합 이사장

“ 거품은 빼고 문화는 채워요.”

결혼식의 주체는 부모가 아니라 부부입니다. 가성비는 물론 가심비까지 사로잡은 작은 결혼식을 선택하는 현명한 예비부부가 많습니다. 불필요한 요소를 최대한 줄이고 일회용품 사용을 지양하는 작은 결혼식은 경제적으로도 합리적일 뿐 아니라 환경을 위해서도 더 나은 선택입니다. 절약한 비용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등 사회적으로도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고요. 인사하고 밥 먹고 집에 가는 결혼식이 아니라 축하하러 온 모든 이가 즐길 수 있는 파티같은 결혼식 문화가 정착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19 거리 두기 단계별 결혼식 관련 정보

1 단계

인원 제한 없음
홀, 로비, 식사 제한 없음
원판 촬영 시 예식장의 지침에 따라 유동적으로 마스크 착용

※ 생활 속 거리 두기와 방역 수칙을 지킨 상태

1.5 단계

인원 시설 면적 4m2당 1명 인원 제한
로비 제한 없음
원판 촬영 시 하객 마스크 착용 필수
식사 식사 시를 제외하고 모두 마스크 착용 필수

2 단계

인원 신랑 신부 및 혼주 포함 양가 하객 100명 제한
원판 촬영 시 하객 마스크 착용 필수
식사 뷔페의 경우 식사 대신 답례품 권고

※ 상견례는 8명까지 가능

2.5 단계

인원 신랑 신부 및 혼주, 촬영 기사 등 포함 양가 하객 50명 미만 제한
원판 촬영 시 하객 마스크 착용 필수
식사 예식장에 따라 유동적으로 50명 순차 입장 가능

3 단계

집합 금지 결혼식 연기 가능성 높음

색다른 웨딩 마치를 울릴 수 있는 서울의 운현궁과 남산골한옥마을

다양한 장소와 예식 형태를 원하는 신랑 신부를 위해 서울시도 ‘문호 개방’을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일시 중단되었던 운현궁과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전통 혼례를 재개한것이다. 운현궁과 남산골한옥마을 전통 혼례는 야외에서 진행하는 만큼 최소 보증 인원 없이 비교적 안전하게 작은 결혼식을 치를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또한 조선 후기 왕실 문화의 전당이자 고종과 명성황후가 가례를 치렀던 운현궁에서는 혼례 시 평소 일반 관람객은 접근할 수 없는 내·외부 공간을 두루 사용하는 만큼 한층 더 특별함을 누릴 수 있다. 운현궁이 고즈넉한 정취가 깃든 곳이라면, 남산골한옥마을은 남산 자락의 푸르른 자연경관 아래에서 사대부가의 전통 혼례를 재현할 수 있는곳이다. 두 사람이 하나의 인연으로 첫발을 내딛기에 안성맞춤인 전통 혼례 장소다. “전통 혼례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습니다. 남산골한옥마을에서는 시간에 쫓기는 결혼식이 아닌, 계절을 만끽하는 혼례를 치를 수 있어요. 하나의 인연으로 첫발을 내딛는 두 사람이 돋보일 수 있도록 최대한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남산골한옥마을 전통혼례 담당자 이수미 매니저의 말이다.

차별화된 결혼식을 꿈꾼다면 이처럼 운현궁과 남산골한옥마을의 전통 혼례를 고려해볼 만하다. 기본 혼례 사항은 혼례복 대여, 초례상 차림, 진행 인력을 포함해 110만원에 이용할 수 있다. 남산골한옥마을은 혼례자의 편의를 고려해 사진 촬영과 미용 등 폭넓은 부가 서비스도 제공한다. 운현궁에서는 추가 선택을 통해 축하 공연과 폐백실 이용도 가능하다. 일반 예식장과 달리 최소 보증 인원이 없어 소규모 결혼식을 고려 중이라면 좋은 해답이 될 것이다.

특별한 결혼식을 치를 수 있는 남산골한옥마을 전통 가옥.

결혼식 준비 과정 자체가 신문화이자 뉴노멀

코로나19 시대의 결혼식은 준비 과정 자체가 ‘뉴노멀’이다. 곳곳에서 새로운 형태의 결혼식을 준비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아예 랜선으로 비대면 결혼식 중계를 하는가 하면, 업계에서는 비대면 트렌드와 결합한 웨딩 서비스와 프로모션을 내놓고 있다. 예식 이후 식사 문화 대신 새롭게 자리 잡고 있는 답례품도 눈에 띈다. 달라진 건 이뿐만이 아니다. 예식장에 손 소독제 비치는 필수고, 축가는 동영상으로 대신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결혼식을 치르고 혼인신고를 하던 기존의 관례도 코로나19로 완전히 바뀌었다. 결혼식 일정 잡기가 예년보다 어려워지면서 혼인신고를 먼저 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예식일정을 잡으려다 지난해 강화된 거리 두기 조치에 두 번이나 미룬 적이 있는 예비 신부 김미정 씨는 “일정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다가 남자 친구와 상의해 혼인신고를 먼저했다. 혼인신고를 해놓으니 예식은 언제든 잡아도 된다는 생각에 마음이 든든하다”고 말했다.

인기 신혼여행지와 신혼여행의 형태도 달라졌다. 1980년대 트렌드였던 제주도가 국내 여행 붐에 힘입어 40년만에 다시 최고의 신혼여행지로 등극했다. 국내라도 신혼여행을 다녀오는 신혼부부가 있는 반면, 아예 신혼여행을 가지 않거나 최소한으로 다녀오는 신혼부부도 있다. 이들은 여행에 비용을 투자하는 대신 프리미엄 가전을 구입하거나 집 안 인테리어에 그 비용을 투자하기도 한다. 얼마 전 둘째 딸의 결혼식을 치른 우양희 씨는 딸의 부탁으로 신혼여행 비용을 가전으로 대신해 지원해줬다. “제주도라도 신혼여행을 다녀오길 바랐는데, 딸이 그 비용으로 가전을 구입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 가전으로 지원해줬어요. 코로나19로 당분간 미래가 불투명한만큼 안정적 소비를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달콤한 ‘허니문’ 대신 짭짤한 ‘홈테크’인 셈이다.

코로나19 시대 예식장 계약 시 체크리스트

1.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에 따라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준수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 예식장 계약 시 사회적 거리 두기 변동에 따른 상황별 세부적 계약 변경 범위와 내용

- 거리 두기 상황에 따른 추가 및 대체 서비스 제공, 보증 인원 변경, 예식 연기 가능 횟수 등

-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 시 예식을 실시간 온라인 중계하거나 예식 당일 외 이용 가능한 식사권 제공, 방역 지침을 준수한 분할된 별도 하객 공간 제공 내용

2. 계약 전에 변경할 수 있는 계약 내용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비교·선택하기

- 예식장이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시한 소비자분쟁해결기준 및 표준 약관을 준수하고 있는지 확인

- 소비자분쟁해결기준 준수 여부는 해당 업체가 제시하는 계약서 약관 서식상 1급 감염병으로 인한 집합 제한 시 계약 연기 및 취소, 위약금 감경이 가능한 조항 확인

3. 1번과 2번 내용이 계약서에 모두 표기되어 있는지 확인하기

- 계약 시 협의·합의한 내용을 빠짐없이 서면 계약서에 담고 꼼꼼하게 확인 후 서명할 것

4. 사후 분쟁 발생 시 전문 상담 가능 기관 및 중재 절차 확인하기

서울시는 오는 6월까지 소비자 단체와 협력해 센터를 상시 운영할 계획이다.

- 서울시 소비자보호상담·중재센터
상담은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소속 전문 상담사가 진행하며, 소비자와 사업자 간 직접 중재를 통해 당사자 간 합의로 분쟁 조정을 시도한다.

문의 02-2133-4863~4, 02-2133-4936
상담 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토·일요일, 공휴일 휴무)

※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02-774-4050, 공정거래위원회 1372 소비자상담센터 및 홈페이지(www.ccn.go.kr)에서도 동일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임지영 사진 이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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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트렌드] 규모는 작지만 의미는 더 커진 결혼식, 코로나19 시대의 ‘뉴노멀 웨딩’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서울사랑 제공부서 시민소통담당관
작성자(책임자) 한해아 생산일 2021-05-04
관리번호 D0000042517985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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