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트렌드] 서울 농부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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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서울의 일상은 백팔십도 달라졌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주택 발코니에서 혹은
체험형 텃밭에서 ‘고추 먹고 맴맴’ 하는 新 서울 농부 풍속도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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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류 ‘도시 농부’의 출현

도시에서 농사를 짓는다? 넌센스로 들린다. ‘도시’라는 공간과 ‘농사’라는 일 사이의 간극이 커도 너무 큰 까닭이다. 하지만 ‘농촌’이라는 공간적 개념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도시민도 누구나 농부가 될 수 있다. 요즘 도시의 옥상과 창문이 조금씩 푸른색으로 덮이고 있는 이유다. 도시, 그것도 메트로폴리스 서울에 마우스 대신 호미를 잡은 ‘도시 농부’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시대, 조용히 불어온 식탁 위의 혁명 ‘팜투테이블(Farm to Table)’ 트렌드에 힘입어서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 몇 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팜투테이블은 말 그대로 농장에서 기른 채소와 허브 등을 식탁에서 바로 먹는 것을 의미한다. 직접 길러 믿을 수 있는 먹거리를 가장 신선한 상태로 요리해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최고로 꼽힌다. 세상에서 가장 건강하고 신선한 재료를 식탁에 올린다는 즐거움으로 많은 이가 모종을 심고 물을 주며 도시농부를 자처하고 있다. 농촌과 농사 환경 자체가 다르다 보니 기르는 채종(菜種)만큼이나 농사의 이유도, 무대도 저마다 다양하다.

화분부터 베란다 농장까지, 집 안에 들인 텃밭

광진구 자양동 단독주택에 사는 연수희 씨는 도시 농사 경력 6년을 자랑하는 ‘프로농사러’다. 요리 연구가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그는 집 곳곳의 남는 자투리 공간을 오롯이 ‘밭’으로 활용하고 있다. 고추, 방울토마토, 호박은 물론, 페퍼민트·바질 같은 허브류와 청포도·무화과 같은 과일까지 직접 키우고 있다. “15종이 넘는 식용 작물과 야생화 식물을 키우고 있어요. 덕분에 집이 도심 속 푸른 텃밭 주택으로 변했어요. 건강한 식재료로 가족의 건강을 챙길 수 있어 좋고, 몸도 마음도 힐링되는 것 같아 도시 농부 생활이 너무 만족스럽습니다.” 앞 베란다에서 싱싱한 오크라잎을 따다 동그랑땡을 부치고, 뒷마당에서 청포도와 토마토, 민트잎을 따다 ‘블루피 서머 에이드’를 만드는 그의 입가에는 행복한 미소가 내내 떠나지 않는다.

탁구, 전통무용 등 모임 위주의 취미 생활을 즐기다가 사회적 거리 두기로 최근 집에서 화분 텃밭을 가꾸기 시작한 강서구 방화동의 유재옥 씨는 덕분에 새로운 소질을 발견했다. “쌈 채소와 비올라 등 씨앗을 심고 물을 주면 무럭무럭 자라나는 작물들을 보며 위안을 얻어요. 몸은 집 안에 있지만 마음만큼은 푸른 들녘에서 자연과 함께 하는 기분이거든요.” 꽃잎을 따서 차도 달여 마시고, 샐러드나 피자에도 활용하면 식탁에 한층 건강하고 화사한 무드가 더해지는 것 같아 즐겁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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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희 요리 연구가

“집 곳곳에 심은 다양한 식용 작물과 야생화 덕분에 삭막했던 회색 건물이 도심 속 푸른 텃밭 주택으로 변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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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농부를 위한 체험형 농장과 텃밭

‘웰니스’를 지향하며 식탁과 식재료 수급지의 거리를 ‘엎드리면 코 닿을’ 간격으로 좁힌 셰프도 있다. 마포구 서교동에서 토스카나풍의 이탤리언 레스토랑 ‘첸토페르첸토’를 운영하는 김낙영 셰프는 신선한 먹거리를 추구하다 아예 동네 한쪽에 허브 정원을 꾸민 케이스다. 다세대 주택 모퉁이의 자투리 공간에 바질, 타임, 세이지, 펜넬, 라벤더를 심어 도심 미관과 건강한 식재료라는 두 마리토끼를 한 번에 잡았다. 방치된 공간에 일군 작은 정원이지만, 소중히 가꾸자는 마음에서 ‘식물에 대한 예의’라는 초록색 푯말도 붙였다. 작은 채반에 갓 딴 허브잎을 사용해 스튜와 파스타, 진토닉을 만드는 그는 “신선한 허브향이 요리의 맛은 물론, 레스토랑의 분위기를 돋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레스토랑에서 불과 50m 거리에 있는 도심 속 허브 정원 덕분에 그의 공간은 상쾌하고 기분 좋은 스피어민트와 라벤더 향으로 가득하다.

은평구 불광동에 자리한 향림도시농업체험원 텃밭에는 주말이면 작은 농사를 지으며 도시 생활의 스트레스를 잊고 전원의 여유를 만끽하려는 사람들이 모인다. “서울시민이 간이 농업을 체험하기 위해 이곳을 찾습니다.” 향림도시농업체험원의 장호상 이사는 시민들이 농촌 체험과 함께 나눔 텃밭을 통한 불우이웃돕기 등의 체험을 하며 도시 생활에서 느낄 수 없는 보람과 여유를 만끽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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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영 셰프

“신선한 허브를 요리에 바로 쓸 수 있을 뿐 아니라 동네 주민들에게
기분 좋은 허브 향도 선물한 것 같아 즐겁습니다.”

건강한 먹거리와 수확의 기쁨이 주는 힐링 효과

이렇듯 서울 곳곳에 도시농업인의 활동이 증가하면서 관련 정보가 넘쳐나고 있다. 분산된 정보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농부라면 서울시가 운영하는 ‘농업기술센터’와 ‘서울농부포털’을 통해 농사 경험 부족의 장벽에 가로막힌 도시 농부의 농력(農力)을 키워보자.

서울시 농업기술센터(agro.seoul.go.kr)에서는 귀농·귀촌 정보와 다양한 도시농업 교육, 우리 음식 교육을 비롯해 텃밭 농원 등을 안내한다. 서울농부포털(cityfarmer.seoul.go.kr) 역시 도시농업에 관한 모든 정보를 원스톱, 그것도 요즘 추세에 걸맞은 ‘비대면’ 방식으로 얻을 수 있다. 도시농업은 도시 농부 개인의 건강 증진뿐 아니라 쾌적한 도시환경 조성, 정서 함양 등 다원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 교육적 측면이나 환경적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 쾌적한 도시환경을 조성하고 친환경적 생태계를 복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생명과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울 수도 있다.

팜투테이블을 실천하고 있는 김낙영 셰프가 추천하는 ‘가정에서 쉽게 기를 수 있는 식용식물’은 다음과 같다.

“뿌리째 유통되는 대파는 화분에 심어두기만 하면 쑥쑥 자라요. 향기 좋은 바질도 키우기 어렵지 않고요. 물만 주면 쑥쑥 크는 콩나물이나 요즘 가정재배용으로 선보이는 버섯 키우기 키트도 추천합니다.”

일상 속 도시 농부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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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선 서울농부 회원

“온라인으로 도시농업에 대해 예습을 하고 현장에 오시면 좀 더 쉽게 농사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답니다.
직접 흙을 고르고, 작은 텃밭에 쑥쑥 자라 있는 농작물을 보는 것도 큰 즐거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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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옥 도시 농부

“그동안 베란다에서 관상용 식물만 키웠는데, 이제는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채소모종이나 씨앗을 심고 키우는 재미에 푹 빠져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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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la_sam_mommy

“서율이는 주말마다 양천구에 있는 할머니 댁에 놀러 가요.
텃밭에서 작물을 키우고 수확하는 게 다른놀이보다 더 재미있다네요.
그중에서도 탱글탱글하게 영근 토마토를 가장 좋아한답니다.”

서울 도심에서 농부가 되려면? 도시 농부 양성하는 ‘언택트 농부 학교’

서울농부포털

도시 농부에 관한 다양한 사진과 영상 자료부터 온라인 동영상 강의까지, 서울 농부가 되기 위해 알아야 할 모든 정보를 원스톱으로 볼 수 있는 포털사이트. 서울시 텃밭 지도는 물론, 서울농부 지원, 구역별 텃밭 분양 정보까지 일목요연하게 확인할 수 있다. 서울농부 회원이 되면 도시농업 및 도시 농부 정보를 이메일이나 웹진으로도 편리하게 받아볼 수 있다.

홈페이지 cityfarmer.seoul.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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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도시농부

텃밭 분양 정보 등 도시농업에 관한 다양한 정보는 물론, 도시농업을 관리하는 도시농업관리사를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 자격증 취득 정보와 기타 교육, 행사, 이벤트, 도시농업 박람회 등의 교육 및 행사 정보도 알 수 있으니 참고할 것. 직접 수확한 작물로 만든 요리를 소개한 텃밭 레시피, 도시농업 전문가가 직접 쓴 전문가 칼럼 등 도시농부 초보자를 위한 정보가 많다.

홈페이지 modunong.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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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영 사진 한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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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트렌드] 서울 농부 전성시대 - 문서정보
관리번호 D0000040550516 등록일 2020-08-12
분류 기타
원본시스템 서울사랑 제공부서 시민소통담당관
작성자(책임자) 한해아 생산일 2020-07-31
라이선스 CC BY-NC-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