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

동물매개활동 자원봉사자 강선영 씨

갓 말을 뗀 아이들은 언어가 달라도 금방 친해진다. 그러다 본격적으로 말과 글을 배우고 소통에 필요한 다양한 규칙과 예절을 체득하게 되면 사람 사귀는 게 조심스러워진다. 관계를 이어가는 여러 단계를 생략하면 상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교감 촉수가 발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보다 동물과 더 빨리 친해지는지도 모른다. 반려동물과 함께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이가 있어 찾아가봤다. 서울시 동물매개활동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는 강선영 씨다.

서울에서 자신이 키우는 반려동물과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동물매개활동’이 그것으로, 동물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정서적·심리적 안정과 함께 신체 발달을 촉진시키는 활동을 일컫는다. 전문 치료 영역이라기 보다는 반려동물을 접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접하게 함으로써 반려동물에 대한 저항감을 없애고, 동물과의 유대를 강화시켜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목적으로 서울시는 지난 9월부터 동물매개활동 자원 봉사자 모집을 시작했다.

강선영 씨는 청소년 교육과 봉사활동에 관심이 많은 학부모다. 관심사가 이렇다보니 현재는 재난안전지도사로 왕성하게 활동 중에 있으며, 아동심리치료와 미술치료에도 일가견이 있다. 그런 강씨가 서울시 동물매개활동 자원 봉사자 모집 공고를 그냥 지나칠 리 없다. 때마침 집에서 반려견을 키우고 있어 신청 자격도 갖췄다. 모집 소식을 듣자마자 신청 접수를 한 강선영 씨는 지난달 40시간의 교육을 마치고 동물매개활동 1기 자원봉사자가 돼, 현재 일주일에 두 번씩 지역아동센터와 보육원을 방문하고 있다. 동물매개활동 교육은 반려견과 함께 매개활동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서 필요한 ‘반려견에 대한 이해’, ‘동물매개 활동’, ‘아동 및 청소년 발달심리’ 등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수의사, 동물매개활동가 및 심리전문가 등이 이론과 실습교육을 담당한다.
“교육을 통해 알게 된건, 반려견도 사람과 교감하면서 사회화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단순히 제가 기르는 ‘소유의 대상’을 뛰어넘어 반려견은 아이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어요.

정서적으로 불안하거나 문제가 있는아이들을 낫게 하는 건 아니지만 놀이를 통해 아이들의 자존감과 만족감을 높여주기에 동물매개활동은 제가 하고 있는 다른 봉사와는 또 다른 보람을 느끼게 해줍니다.” 동물의 체온을 직접 느끼고 그들과 함께 몸을 움직이며 뛰어 놀다보면 아이들은 정서적 평온을 얻는 동시에 신체적으로도 건강해질 수 있다는 것이 강선영 씨가 동물매개 활동을 통해 느낀 점이라고.
“뭘 해도 ‘싫다’고 말하는 제 아들 또래 아이를 만난 적이 있어요. 대개 관심을 더 받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그런 행 동을 하는 심리가 있어,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방법을 고민하고 있었어요. 그런 아이가 시간이 조금 지나자 반려견에게 목줄도 달아주고 먹이도 주면서 서서히 바뀌더라고요. 다른 아이들에게도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알려주며 형다운 모습을 보이기까지 해서 신기했습니다. 자신보다 약하고 작은 존재에 대한 보호본능 같은게 생긴 것 같아요. 동물매개 놀이 프로그램 중에 청진기를 이용해 아이들 가슴에도 대주고 반려견 심장 소리도 들려주는 시간이 있었어요. 그때 그 아이가 반려견 심장 소리를 들으며 신기해하는 모습을 보니 흐뭇하더라고요. 저처럼 살아있고, 체온도 느껴지는 생명체라는 걸 새삼 깨달은 듯 보였어요.”

강선영씨는 자신이 동물매개활동을 통해 느낀 바를 주변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만나는 이마다 봉사활동에 동참할 것을 권하고 있다.
동물매개활동의 뿌리가 ‘치료’가 아닌 ‘놀이’인 만큼 일반시민들도 약간의 교육을 받으면 참여가 가능하다. 봉사활동에 함께 참여하는 반려견은 정기검진을 통해 기본적인 위생과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으니, 참여를 원하는 반려견이 있는 서울시민이라면 관심을 가져보자. 전화(02- 715-2445) 또는 인터넷 카페 서울시동물매개활동(cafe.naver.com/seoulwithaaa)으로 신청하면 된다. 교육비는 무료다.

글 김승희 사진 홍덕선(AZA 스튜디오)

본 콘텐츠는 '서울사랑'에서 게재중인 콘텐츠 입니다. 서울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