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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경제] 5명만 모이면 협동조합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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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잘 사는 사회적 경제 생태계가 자리 잡으려면 이제 막 걸음을 뗀 새내기 협동조합이 건강하게 뿌리내려야 할 터. 출사표를 던지고 힘차게 출발하는 협동조합들의 포부를 들어봤다.

우리만의 브랜드로 경쟁력 키울 터 한국성수동 수제화협동조합
성동구 성수동은 구두 제조업체의 약 40%가 밀집한 수제화 산업의 메카. 경기 침체로 한층 어려워진 성수동 구두 골목에서 자존심 걸고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이들이 협동조합으로 뭉쳤다. 한국성수동수제화협동조합은 수제화업체와 피혁 등 부자재 수입 업체 대표와 구두 디자이너, 자원봉사자로 구성되었다.
“20~30년 일해왔지만 매출이 전년 대비 40% 줄어드는 등 요즘처럼 힘든 적은 없었다”는 루씨 릴리 윤혁구 대표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함께 힘을 합쳐 공동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온라인 쇼핑몰 하나를 열려고 해도 쇼핑몰 구축과 운영에 돈이 들기 마련. 협동조합이 함께하면 업체간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나눌 수 있을뿐더러 소비자의 눈을 사로잡는 다양한 제품을 갖출 수 있다.
sk컬렉션 임사규 대표는 “많은 업체가 하청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지만, 우리만의 실력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도 크다”고 말한다. 디자이너 박경진 씨는 “현재 ‘크리스 진’이라는 브랜드로 우리 협동조합의 제품이 중국 백화점에도 나가 있다”며 “수출 등 판로를 개척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크리스 진’의 경쟁력은 수십 년간 성수동을 지켜온 구두 장인의 기술력과 거품을 뺀 착한 가격으로, 상품 박스에도 협동조합의 이름을 새겨 소비자에게 다가가겠다는 포부다.

마을 공동체 위한 소통 공간 만들어요. 북카페마을 협동조합
마을 사람들이 소통하는 공간으로 북 카페를 열었다. 누구나 들러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곳, 차 한잔 마실 수 있는 마을의 쉼터가 생긴 것이다. 노원구 상계동 수락산 아래 자락에 자리 잡은 노원골 사람들은 북 카페 ‘마을’을 열고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북카페마을협동조합은 ‘노원골 사람들’이라는 마을 공동체에서 출발했다. 공동육아 어린이집 ‘통통 어린이집’ 학부모들이 주축이 되어 40가구 정도가 모인 노원골 사람들은 마을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지난해 5월부터 북 카페 ‘마을’을 운영하고 있다.
냉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강경표 씨는 “공동육아를 하는 학부모 중에 뜻을 같이하는 분들이 아예 마을을 구성해보자는 생각에 2011년에 ‘노원골 사람들’을 설립했다”며 “아예 이곳으로 이사를 오신분도 있다”고 소개한다. 완두콩이라는 별명이 더 익숙한 최은영 씨는 “우리 마을도 알리고, 조합원이 모일 장소도 필요해서 북 카페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모든 것은 민주적 회의 과정을 거쳐 조합원이 함께 결정한다”고 말한다. 공정 무역 유기농 커피와 유기농 차를 마실 수 있는 북 카페 ‘마을’은 마을 공동체의 다양한 활동과 소모임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아직은 조합원들의 쉼터 성격이 강하지만, 앞으로 인근 지역 주민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직은 초창기라 수익이 남지 않지만, 앞으로 카페 운영이 잘돼 수익이 나면 사회에 환원할 예정이다. “수락산의 자연환경과 마을 사람들의 훈훈한 정 속에서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란다는 점이 가장 만족스럽다”는 노원골 사람들. 북 카페 ‘마을’도 더욱 번창하길 기대한다.

대리운전 기사들이 만든 협동조합 1호_한국대리운전 협동조합
“법의 테두리 밖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대리운전기사의 권익을 개선하는데 앞장설 것입니다.”
협동조합기본법이 발효된 후 가장 먼저 설립 신고를 마친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은 사회적 약자라 할 수 있는 대리운전기사들이 함께 모여 만든 협동조합. “일을 마친 후 새벽에 모여 두세 시간씩 난상 토론을 벌이면서 설립을 준비했다”는 이창수 씨는 “과도한 콜 수수료, 부당한 벌금, 보험료 횡령 등 업계의 문제를 스스로 개선하고자 모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물론 첫걸음은 쉽지 않았다. 지난해 4월부터 협동조합 설립을 준비해 일단 협동조합 관련한 공부부터 시작했다. “협동조합설립 신고 1호이다 보니, 물어볼 곳도 마땅치 않았다”는 이상국씨는 “우리의 뜻을 잘 녹여낸 정관 하나 만드는 데도 한 달 이상 걸릴 정도로 협동조합을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를 스스로 개척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한다. 생업을 위해 뛰어야 하는 시간을 쪼개가며 모두 열정을 보탰다.
“출자금을 60만 원으로 정했는데, 이는 월 5만 원씩 최소한 1년정도는 진정성을 갖고 조합원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장국진 씨는 덧붙인다.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은 자체 콜센터 운영과 분쟁·사고 등에 대한 사고 처리 지원, 대리기사 권익 개선 등의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조합 설립 이전인 2011년 10월부터 실시해온 대리운전기사 교육 프로그램도 재정비할 계획이다. 끝으로 “서울시가 협동조합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주치의처럼 도와주었으면 좋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협동조합의 씨앗 소중히 키워갑니다_씨앗들협동조합
채식에 관심이 많은 대학생 황윤지 씨와 몇몇 친구는 텃밭을 가꿔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2010년 봄 고려대학교 캠퍼스 안에 학교 텃밭을 가꾸기 시작했다. 대학 측의 허락이 없어 쫓겨 다니며 농사짓던 이들은 텃밭을 가꾸는 명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대학교에 연구 지원금을 신청했고, 그렇게 나온 지원금으로 그해 가을 ‘레알텃밭학교’를 열었다. “씨앗들 협동조합도 처음에는 텃밭에 관심 있는 대학생 연합 동아리 같은 친목 모임, 커뮤니티였다”고 소개하는 황윤지 씨는 “텃밭학교를 운영하면서 여러 대학교 친구가 모이고, 지역 주민들도 수강생으로 참여하면서 다양한 사람이 함께하게 됐다”고 한다.
“흙이 좋아서, 재미있어서, 생태와 공동체 등 대안문화에 관심이 있어서…. 모두 제각각의 이유로 텃밭학교에 참여했지만, 서로 배우면서 가치관을 공유하는 점이 좋았다”고 오혜미 씨는 이야기한다. 실제로 씨앗들협동조합은 대학생과 지역 주민, 텃밭학교 우등생 중 한 명이던 초등학생 어린이도 조합원으로 함께하고 있다.
박시현(초6) 어린이는 유기농 친환경 농법에 관심이 많은 최연소 조합원. 엄마 김영림 씨는 “텃밭학교를 통해 공동체를 체험할 수 있어 좋다”고 한다.
“땅을 같이 쓰고, 경작하고, 농산물을 나누고, 함께 공부하는 씨앗들협동조합은 앞으로 대학생 텃밭 동아리를 지원하고 연합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며 “옥상에 텃밭을 가꿔 생산품을 지역 홀몸 어르신과 나누는 등 다양한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글 한해아 사진 램프온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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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경제] 5명만 모이면 협동조합 만든다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서울사랑 제공부서 시민소통담당관
작성자(책임자) 한해아 생산일 2016-07-19
관리번호 D0000028036609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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