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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산책] '서울역 7017' 머물고 싶은 공간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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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좋은 서울의 거리

서울역 7017 머물고 싶은 공간 꿈꾸다

서울역 고가도로가 전면 철거가 아닌 도시 재생을 통해 ‘사람길’로 변신한다. 17m 높이의 고가도로 위를 걷는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서울역 7017 프로젝트를 통해 단절이 아닌 소통, 차량이 아닌 사람을 위한 길을 꿈꾸는 시민모임 ‘고가산책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남기웅

서울역 고가도로를 걷다
“길을 막는 것이 아니라 길을 여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동안 서울역 고가도로와 주변 일대는 차량만을 위한 공간이었지 사람과 사람이 만날 수 있는 공간은 아니었습니다. 서울역 고가도로가 시민들의 공공 자산이자, 시민이 함께 주도적으로 운영하는 공간으로 사랑받기를 기대합니다.”
서울역 고가도로 재생을 함께 고민하는 ‘고가산책단’은 마을공동체, 사회혁신, 청년 분야에서 활동해온 이들이 함께하는 시민모임이자 네트워크 조직이다.
디자이너 남기웅 씨는 “평소 서울 도시 문제에 관심이 많았는데‘고가도로 재활용’ 이야기가 나오면서 자연스레 눈여겨보게 됐어요. 주변 지역을 혼자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페이스북에 게시글을 올렸고, 서울시 푸른도시국과 연이 닿아 ‘서울역 고가 시민네트워크’라는 이름으로 활동을시작했습니다.”라고 말한다.
시민네트워크는 지난해 10월 서울역 고가도로 개방 행사를 준비하며 아이디어를 보탰다.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를 가보았지만, 막상 서울역 고가도로를 사람길로 만든다고 하니 과연 가능할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행사 당일 직접 올라가보고 생각이 바뀌었죠. 17m 높이에서 내려다보는 도시의 모습은 색다른 쾌감으로 다가왔고,놀라운 건축적 경험이었습니다.”라고 남기웅 씨는 덧붙인다. 반대 의견을 외치던 몇몇 어르신들이 고가도로 위에 올라 서울역을 내려다보며 “좋네~.”하고 감탄하시는 모습에 행사를 준비한 사람 입장에서 보람도 느꼈다.

이형희

모두를 위한 공공 공간으로
서울역 고가도로는 숨가쁘게 변해온 서울의 발전상을 상징한다. 서울역은 하루 39만여 명, 75개 버스노선이 오가는 서울의 관문이자 대중교통의 요지이지만, 차량 중심으로 돼 있어 걷기 불편하고 고가도로를 경계로 사대문 안 도심과 단절된 서부역 주변은 활력을 잃고 쇠퇴해왔다.
“주변 지역 시민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고 조사하는 일도 고가산책단의 중요한 역할 중에 하나”라는 이형희 씨는 만리동에 밀집해 있는 봉제 공장, 주택가 등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시민들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고민한다며 이렇게 말한다. “서울역 고가도로 쟁점에 대해서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하죠. 많은 시민들이 유보적인 입장을 갖고 계시기도 합니다. 모두에게 변화란 달가운 일이 아니지만, 변화를 통해 얻은 혜택을 모두가 공유하고 공공의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마을활동가 이종필 씨는 단순히 물리적인 변화가 아니라 문화적인 변화, 혁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서울역 7017은 단순히 고가도로를 재활용해 공원을 만드는 일이 아닙니다. 차량으로 인해 막혔던 길을 뚫는 것부터 ‘소통’이라 볼 수 있죠. 지역 간 소통 아닌가요? 빨리 달려서 돈을 많이 벌자는 개발 시대 논리에서 벗어나야 하고, 이를 위해 혁신이 필요한데 혁신은 과정에서부터 오는 거예요. 정책 결정 과정에서부터 시민이 주도하는, 소통하는 공간으로서 서울역 고가도로를 바라봐야 합니다.”

이종필

‘머물고 싶은 공간’ 꿈꾼다
그렇다면 이들 고가산책단이 꿈꾸는 서울역 고가도로의 미래 모습은 어떠한 것일까?
“예쁘게 꾸며 놓고, 사람들 놀러 오라고 하는 공간은 정말 아니에요. 그냥 걷고 마는 공간이라면 아무 의미가 없지요. 오히려 비어있더라도, 사람들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많은재미가 필요하죠. 문화와 예술적 감성이 가미되고, 주변 지역 까지 함께 변화해야만 가능한 청사진입니다. 고가도로 하부에 대한 고민도 함께 있어야 되겠지요.”
고가산책단은 5월 10일(일), 시민개방 행사에서 서울역 고가도로가 가진 여러 가지 매력을 시민들에게 선보일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서울역 고가도로로 소풍 가는 느낌을 연출합니다. 지난번 시민 개방 행사가 한번 고가도로 위를 걸어보는 것이 주제였다면, 이번에는 머물러 보자는 것이지요.”
화창한 봄날, 서울역 고가도로로 소풍을 떠나보자. 고가 산책단과 함께 도심 한복판 17m 위에서 바라보는 또 다른 서울의 매력을 만나보자.

서울역 고가도로로 봄나들이 떠나요서울역 고가도로 시민개방서울시가 서울역 고가도로를 시민들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다시 개방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고가에서 머물다: 봄소풍' 이라는 주제로 시민 개방 행사를 진행하며, 시민 들은 인조잔디로 덮인 고가 상부 평지구간(400m)에 자유롭게 머물 수 있다. 시민 편의를 위해 파라솔, 피크닉매트 등도 설치한다. 또 거리공연과 이동식 상점, 이동 책방, 하말부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풍성한 축제의 장을 만든다.- 일시: 5월 10일(일)11:00~15:00- 장소: 서울역 고가도로 잔디밭- 찾아가는 길 : 지하철 4호선 회현역 5,6번 출구, 지하철 1호선 서울역 7번출구(승용차 이용 불가)





글 한해아 사진 남승준(AZA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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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산책] '서울역 7017' 머물고 싶은 공간을 꿈꾸다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서울사랑 제공부서 시민소통담당관
작성자(책임자) 한해아 생산일 2016-07-19
관리번호 D0000028037018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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