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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소식] 지속 가능성의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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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은 향후 미술관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한 고찰을 위해 세계적 건축가 노먼 포스터와 그가 이끄는
포스터 + 파트너스와 함께 협업을 시도했다. 그들의 공공 프로젝트는 물론, 지속 가능성 개념을 담은
미래 건축에 대한 깊은 사유를 들여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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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 전시 현장.

서울시립미술관이 선택한 노먼 포스터

1988년 개관한 이후 첫 리모델링을 앞두고 있는 서울시립미술관은 기관 의제로 ‘연결’을, 전시 의제로 ‘건축’을 설정하고 올 한 해 다양한 주체가 연결되고 모이는 플랫폼으로서 미술관의 역할과 의미를 제고하고 있다. 그중 ‘미래긍정(Future Positive)’이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노먼 포스터와 포스터 + 파트너스의 전시는 문화예술과 공공건축이 요구하는 동시대적 역할과 범위를 함께 고찰하기 위한 것이다. 노먼 포스터의 주요 프로젝트 중 특히 미술관과 박물관을 비롯한 공공 건축을 집중 조명하는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은 건축과 미술 그리고 예술이 서로 강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서로 다른 분야에 영향을 주고받는 복합적인 관계에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건축가의 철학과 미래에 대한 사유를 듣다

아시아 최대 규모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기존에 선보이던 순회전이 아닌, 국내 전시만을 위해 새롭게 기획된 프로젝트로 완성되어 더욱더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대표 프로젝트 50건은 기본이고, 이 외에도 1시간 18분 길이의 다큐멘터리 <노먼 포스터-건축의 무게>를 통해 노먼 포스터가 이야기하는 건축 프로젝트의 배경에 대해 들어볼 기회도 주어진다. 또 전시실 내에서 진행되는 릴레이 형식의 프로그램 ‘SeMA-라톤: 프로젝트 50’, 건축 관련 전공 학생을 중심으로 한 워크숍 ‘미술관, (아직) 실현되지 않은’, 쉬운 글쓰기 워크숍 ‘건축 용어 해설집 만들기’,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 ‘날아라 거킨(Gherkin)!’, 그리고 세계 환경의 날 기념 이벤트 등의 연계 프로그램이 순차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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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먼포스터.ⓒFredericAranda

‘하이테크’와 ‘지속 가능성’을 함께 고민하는 건축가 노먼 포스터

노먼 포스터는 독일 국회의사당, 미국 뉴욕 허스트 타워,미국 캘리포니아 애플 신사옥, 홍콩 HSBC 빌딩 등을 설계한 영국의 건축가다. 1999년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았다. 10대 시절부터 공책을 건물도면으로 채울 정도로 일찍이 건축에 매료되었다. 맨체스터 대학교에서 건축과 도시계획을 전공하고 미국 예일대학교 대학원에서 수학하면서 본격적인 건축가의 길에들어섰다. 1962년 예일 대학교 동창 리처드 로저스 등과 ‘팀 포(Team 4)’로 활동을 시작했으며, 릴라이언스 컨트롤스(1967년)와 같은 당시의 첨단 기술에 기반한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다수 선보였다. 4년 뒤 현재 포스터 + 파트너스의 전신인 ‘포스터 어소시에이츠(Foster Associates)’를 설립했다. 한국에서는 판교의 한국타이어 본사와 대전의 한국타이어 테크노돔, 애플 명동·가로수길점 등을 설계한 건축가로 유명하다. 독특한 외관 덕분에 ‘하이테크’ 건축가로 더 잘 알려져 있지만, 사실 그는 1970년대부터 친환경 건축을 통한 지속 가능성을 건축의 중심 화두로 삼은 인물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거장 건축가의 철학과 미래에 대한 사유를 함께 공감하는 시간을 갖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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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만나는 노먼 포스터의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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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명동

서울의 활기찬 상업 중심지에 위치한 이 매장은 명동의 번화한 거리를 마주하고 있으며, 측면 고도는 인접한 동네와 연결되는 번잡한 골목길을 향하고 있다. 바닥 마감재는 유리정면을 가로질러 내부에서 외부로 이어진다. 풍경은 그랜드 아트리움 내의 그늘진 나무숲을 통해 매장 안으로 흘러들어간다. 또 새롭게 조성한 포켓 공간은 부지의 모퉁이 교차로에 통합되어 바쁜 거리에서 탈출할 수 있는 작고 고요한 안식처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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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테크노돔

한국타이어 통합 R&D 센터로 대전에 자리한 새로운 연구 개발 시설. 최첨단 시설의 중심에는 타이어 테스트 및 연구 실험실이 있는데, 이 공간은 부서 간의 소통을 중시하는 기업 문화와 소통의 효율을 높이는 열린 공간, 친환경 가치를 고려한 포스터 + 파트너스의 철학이 만나 완성되었다. 중앙 광장인 아레나를 중심으로 10개의 독립된 하이테크 연구 시설과 사무실, 기숙사, 어린이집, 라운지, 피트니스센터, 한의원 등으로 구성됐다

<미래긍정(Future Positive): 노먼 포스터, 포스터 + 파트너스>

미래 긍정을 향한 5개 섹션

서울시립미술관이 개최하는 이번 전시에서 노먼 포스터와 포스터 + 파트너스는 건축 모형, 드로잉, 영상, 아카이브 등 300여 점으로 구성된 대표 프로젝트 50건을 선보인다. 전시 제목 ‘미래긍정(Future Positive)’은 이들의 건축 철학을 가장 잘 함축하는 표현으로, 미래를 향한 이들의 지향점을 총 5개 섹션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1. 지속 가능성에 대한 사유 Introduction to Sustainability

사회 전반에서 발현되는 ‘지속 가능’에 대한 제고와 실천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현재진행형 화두이지만, 노먼 포스터는 이미 1960년대부터 건축과 그것을 둘러싼 광범위한 영역을 설계하면서 지속 가능성을 꾸준히 고민해왔다는 점에 주목한다. 특히 그는 최소의 자원으로 최대의 결과를 구현하고자 했던 친환경 건축의 선구자이자 발명가이며, 미래학자인 벅민스터 풀러(Buckminster Fuller)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기술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를 공유하고 밀접하게 소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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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 옴부
스페인 마드리드 남부에 위치한 옴부(Ombú)는 스페인 에너지 회사 악시오나(Acciona)의 본사로, 현재까지 포스터 + 파트너스가 설계한 건축물 중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가장 높은 효율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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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30 세인트 메리 엑스
건물의 실루엣이 오이지 모양을 연상시켜 ‘거킨(Gherkin)빌딩’이라고도 불리며, 현재는 런던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건축물 중 하나가 되었다. 빌딩의 독특한 입면은 바람의 편향을 줄여 지상층에서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고, 외부와 압력 차이를 만들어 자연 환기 시스템을 가능하게 한다.


2. 현재로 연결되고 확장되는 과거 Culture + Retrofit

노먼 포스터의 건축 언어는 특히 오랜 역사를 가진 건축물에 현대적 해석으로 조화를 더한 ‘레트로핏(Retrofit)’ 접근을 통해 극대화된다. 근대와 현대, 과거와 현재의 만남은 새로운 건축 환경으로 사용자 경험을 이끌면서 공공 건축의 개념을 넓힌다. 건축물을 확장하고 개조하는 행위는 더 넓은 맥락에 반응하는 문화적 공간을 만드는 일임과 동시에 역사의 생명력을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연장시키는 일이기도 하다. 레트로핏은 옛것에 단순히 편승하는 것이 아니라 혁신적으로 역사를 재해석하고 현재와 교차 또는 결합하면서 물리적 건축을 넘어 하나의 ‘장소’를 재창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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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허스트 타워
허스트 그룹의 본사로, 저층부는 실제로 1928년에 건축된 기존 허스트 그룹 사옥의 모습을 그대로 살렸다. 85%의 재활용 강철을 사용해 지었으며, 냉방 및 환기를 위해 외부 공기를 사용할 뿐 아니라 동급 사무실 건물보다 에너지를 25% 적게 소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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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미술관
1870년에 설립된 보스턴 미술관은 미국에서 가장 큰 미술관 중 하나로, 매년 10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한다. 기존 보자르(Beaux-Arts) 양식의 건물을 복원함과 동시에 척추처럼 두 건물 사이를 잇는 ‘크리스털 스파인(Crystal Spine)’ 유리 구조물이 특징이다.


3. 보다 나은 삶을 위한 기술 Wellbeing+Technology

미국 애플 파크, 홍콩 HSBC(홍콩상하이은행) 빌딩, 영국 블룸버그 본사, 아랍에미리트아부다비 마스다르 시티(Masdar City)와 같은 랜드마크 건축물에는 독보적인 외형만큼이나 최첨단 설계 기술력이 응축되어 있다. 고도의 기술이 가미된, 실험적이고 앞선 형태의 건축은 사회적 소명을 담은 총체적 사고에 근간을 둔다. 중동 지역에 위치한 자이드 국립박물관(Zayed National Museum)이나 마스다르 시티 프로젝트는 해당 지역의 문화는 물론, 특정적인 기후 환경에 대한 다층적인 선행 연구를 바탕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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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퍼티노 애플 파크
유연하고 미래지향적인 건축물로, 태양으로부터 에너지를 끌어오고 유리파사드를 통해 공원의 상쾌한 전망과 신선한 공기를 제공한다. 애플 파크 캠퍼스는 100%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구동되며, 북미에서 가장 큰 LEED 플래티넘 인증 사무실 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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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드 국립박물관
자이드 국립박물관은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프로젝트로, 아랍에미리트의 행정수도인 아부다비에 위치한다. 새의 날개 형상을 모티브 삼은 디자인은 자체적인 공기 순환을 통해 일정 온도를 유지하도록 설계되었다.


4, 공공을 위한 장소 만들기 Public+Placemaking

런던 트라팔가 광장, 홍콩 서구룡 문화지구, 프랑스 마르세유 옛 항구 설계 등을 통해서는 열린 공간 안에서 서로가 어떻게 연결되고 관계를 확장해나갈 수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버려지거나 상실된 공간의 재생을 통해 새로운 공공장소를 조성하는 일은 많은 경우 단편적이거나 파편화된 도시 구조에 일관성을 부여하고, 도시의 정체성을 강화한다. 이는 단일 건물의 디자인을 넘어 도시의 삶 전반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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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트라팔가 광장
1990년대 중반, 교통 체증과 몰려드는 사람들로 정신없던 트라팔가 광장의 중요한 변화는 광장 북쪽을 교통으로부터 폐쇄하고, 계단을 통해 광장 몸체와 연결하는 넓은 새 테라스를 만드는 것에서 시작했다


5. 미래 건축 Future

건축에 대한 노먼 포스터와 포스터 + 파트너스의 시점은 이미 현재가 아닌 미래에 닿아 있다. 지구 밖 행성에서의 삶을 상상하며 유럽우주국(ESA)이나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협업한 ‘달 거주지 프로젝트(2012)’, ‘화성 거주지 프로젝트(2015)’는 모두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에 실행되었다. 재료과학자, 시스템 분석가, 사회인류학자, 수학자, 구조·환경공학자, 건축가 등 다양한 팀으로 구성된 다학제적 연구와 삶의 가치를 위한 디자인 철학은 인류가 삶을 영위하고 다양한 생명종이 공생하는 세계를 위한 새로운 방식에 대한 제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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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거주지 프로젝트
포스터 + 파트너스는 운석과 감마선 및 고온 변동으로부터 시설을 보호하며, 4명을 수용할 수 있는 달 기지를 설계했다. 베이스는 먼저 우주 로켓으로 운반할 수 있는 관형 모듈에서 펼쳐진다. 그런 다음 팽창식 돔이 이 실린더의 한쪽 끝에서 확장되어 건설을 위한 지지 구조를 제공한다. 그런 다음 로봇으로 작동하는 3D 프린터로 돔 위에 표토층을 쌓아 보호 셸을 만든다.

배수은, 김시웅 자료제공 서울시립미술관(사진 임장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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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소식] 지속 가능성의 건축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서울사랑 제공부서 시민소통담당관
작성자(책임자) 한해아 생산일 2024-05-03
관리번호 D0000050740379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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