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

일과 쉼이 함께하는 워케이션

워케이션은 일(Work)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로, 원하는 곳에서 업무와 휴가를 병행하는 새로운 근무 형태다. 업무 효율 향상과 재충전 기회를 동시에 제공한다는 이점이 있다. 워케이션은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사회적 흐름과 함께 점차 확산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워케이션은 크게 도심형, 휴양형, 농촌·전통 체험형으로 구분된다. 도심형은 호텔 등에서 업무를 마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형태이며, 휴양형은 사무실이 아닌 휴양지에서 업무와 휴식이 동시에 가능한 지역 체류형 근무 형태다. 또 농촌·전통 체험형은 농가·한옥·독채처럼 복잡한 도심을 떠나 인적이 드문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며 업무를 보는 형태를 말한다.

최근 많은 기업이 워케이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는 워케이션 제도 도입 후 해외로 원격 근무지를 확대했고, 마이리얼트립은 1년 이상 근무한 직원을 대상으로 2주간 해외 워케이션을 지원하는 제도를 운영했다. 제주도는 코로나19 일상 회복에 맞춰 2023년 말부터 서귀포시에 디지털 원격 사무 공간 ‘아일랜드 워크 랩스’를 시범 운영하는 등 워케이션 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 서울경제진흥원(SBA)은 각 지역과 연계해 서울 중소기업 근로자의 제주·여수·양양 지역 워케이션을 지원하고 있다.

업무 능력은 물론, 애사심도 키우는 경험

직장인 10명 중 9명이 워케이션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023년 10월부터 두 달간 직장인 1,112명을 대상으로 워케이션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90%가 워케이션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워케이션을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업무 능률 향상’(47.35%), ‘휴식’(47.25%), ‘관광’(3.40%) 순으로 답했다. 근무 공간과 시간, 일·가정·휴식 병행 등 유연하게 조정해 업무 능률과 삶의 질이 동시에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제주에서 워케이션을 한 직장인 김정은 씨는 “해보기 전에는 업무 집중도에 대한 걱정이 있었지만, 바닷가에 머무르면서 아름다운 풍경에 둘러싸여 지친 심신의 기운을 북돋고, 필요할 땐 집중적으로 일해 업무 효율이 오히려 높아지는 걸 느꼈다. 워케이션으로 일과 재충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확실히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내 대표 휴양지 제주 워케이션 참여자는 1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도는 제주 워케이션이 기업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어 공공 공유 오피스를 추가로 조성 중이라고 밝혔다.

@ 헤이, 서귀포

@ 웨이브웍스 양양

전 세계 디지털 노매드족이 주목하는 서울

디지털 노매드 비자는 외국인 원격 근무자들이 국내에서 관광을 즐기며 장기 체류할 수 있는 비자로, ‘워케이션 비자’라고도 한다. 디지털 노매드란 노트북, 스마트폰 등으로 원격 근무를 하며 유목민(Nomad)처럼 자유롭게 주거지를 옮기는 사람을 말한다. 디지털 기기만 있으면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워케이션 비자를 도입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2023년 10월 기준 38개 나라가 이 제도를 시행 중이다. 디지털 노매드 비자 도입 전까지 우리나라에 온 외국인 원격 근무자들은 관광비자를 발급받거나, 무비자로 최장 90일까지만 체류할 수 있었다. 올해 1월부터 도입된 디지털 노매드 비자를 발급받으려면 외국 기업에 근무해야 하며 연 소득 8,500만 원 이상, 개인 건강보험 가입액이 최소 1억 원이어야 한다. 영국 BBC 방송은 디지털 노매드 비자를 소개하며 원격으로 업무를 하면서 여행도 하는, 이른바 워케이션 장소로 한국을 추천했다. 이 매체는 한국 내 워케이션 장소로 대도시를 선호한다면 서울을, 해변을 좋아한다면 부산을, 여유로운 일상을 원한다면 제주를 추천했다. 여행 블로거 헤더 마켈은 BBC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네트워킹 기회와 기술, 도시 생활을 찾는 디지털 유목민이나 여행자라면 서울에서 큰 만족감을 얻을 것이다. 세계적인 것과 오랜 역사가 흥미롭게 조화를 이룬 곳이고, 한국 최고의 화장품과 식품, 재래시장을 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근로자를 위한 서울기업 워케이션

서울경제진흥원은 근로 여건이 열악하고 복리 후생 지원이 부담스러운 서울 중소기업과 근로자를 위해 지역 유관 기관 및 지자체와 협력해 새 공간에서 원격 근무를 하며 일과 여가를 보낼 수 있는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퇴근만큼 즐거운 출근, 서울기업 워케이션’이라는 슬로건 아래 2022년부터 서울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운영 중이며, 워케이션 지원 사업에 참여할 경우 숙소, 업무 공간, 지역 특화 체험·관광 프로그램을 10만 원 내외의 참가비로 3박 4일 정도 즐길 수 있다. 서울경제진흥원은 2023년도 서울기업 워케이션 참여 근로자 중 523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종합 만족도 90%, 재참여 희망률 96%로 SBA 서울기업 워케이션 지원 사업에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 2023년 서울기업 워케이션 참여 기업 대표와 인사 담당자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는 ‘워케이션 참여 전과 대비해 직원 이탈률이 저하되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75.4%가 ‘그렇다’고 응답해 MZ세대 이탈률 감소에 워케이션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서울경제진흥원은 2024년에도 서울기업 워케이션을 활성화하기 위해 더욱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서울 중소기업의 업무와 휴식을 함께 지원할 계획이다.

2023년 SBA 서울기업 워케이션 쇼케이스.

글 류창희 사진 정선우, 서울경제진흥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