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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사랑하기 좋은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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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청년과 다음 세대의 더 나은 삶을 위해 투자할 때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해야 하는 청년들을 의미하는 삼포
세대(三抛世代)라는 용어의 등장은 우리를 우울하게 하였
다. 연이어 오포세대(五抛世代), 칠포세대(七抛世代)라는
말이 이를 대체하더니 끝도 없는 포기라는 의미의 N포세대
라는 비관적 단어가 사회를 떠돈다. 집, 취업, 인간관계, 건
강, 행복 등 청년들이 끊임없이 포기하게 하는 사회는 그
자체로 절망사회이다. 이제는 N포세대라는 말도 낡은 용
어가 된 듯하다. 1포세대라는 자조 섞인 푸념마저 들린다.
인생을 포기하였다는….
지금의 50대는 그들이 청년이었던 시절에 정치사회적으
로 격동의 한국사회를 살아왔지만, 지금의 청년세대와 비
교하면 그래도 컨베이어식 행복보장시대에 살았다. 학교
를 졸업하면 취업을 했고, 연애를 했고, 결혼을 했고, 출산
을 했고 가정을 꾸렸다. 집을 장만하는 게 어려웠지만 그래
도 고생하면 작지만 내 집을 가질 수 있었고, 이웃 간에, 친
지들 간에, 동료들 간에 인간적인 교류도 있었다. 청년세대
와 그들의 부모세대는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두 세대
가 청년기에 직면한 또는 직면했던 환경은 너무도 다르다.
누가 지금의 청년들에게 ‘포기’라는 유산을 주었는가? 컨베
이어식 행복보장시대는 부모세대에서 끝났다.
잠시 저출산의 이야기를 해보자. 2005년에 우리나라 합
계출산율은 1.08로 역대 최저를 기록하였다. 저출산 문제
를 국정아젠다로 설정하고 국가적 대응을 시작하였다. 출
산율이 잠시 반등하는가 싶더니 최근 들어 다시 하락하여
2017년 작년에는 합계출산율 1.05로 최저 기록을 갱신하
였다. 한국 사회에서 초저출산이 18년째 지속되고 있는 이
유는 무엇인가? 부모세대와 달리 청년들은 결혼과 출산을
선택의 문제로 인식하고, 현재의 행복을 중시하면서 인생
을 즐기는 욜로족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 많은 청
년들이 연애, 결혼, 출산을 선택하지 않는 이유는 자유로
운 선택이라기보다는 강요된 선택에 가깝지 않을까. 청년
들의 학자금 대출이라는 빚, 청년 실업과 불안정 고용, 비
싼 주거비 등은 청년들이 사랑할 기회마저 박탈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부모세대와 달리 돈보다 저녁이 있는 삶, ‘워
라밸(Work and Life Balance)’을 중요시 여기는 이들에게
출산과 육아는 비용과 시간 모든 면에서 부담일 것이다. 지
금의 청년세대의 의식과 사회구조는 부모세대와 다르다.
이들에게 부모도, 사회도 결혼과 출산을 강요할 수 없다.
다만 기성세대가 만든 사회구조 때문에 청년들이 사랑을
포기하게 해서는 안 된다.
인구 천만 명의 거대도시 서울은 청년들이 교육받고, 일
하고, 살고 싶은 공간이다. 동시에 취준생이 밀집한 지역
이고, 청년 실업자가 많은 지역이며, 주거비가 비싼 지역이
고, 자녀가 있는 30대의 인구유출이 심한 지역이다. 서울시
는 청년들의 문제를 공공의 문제로 접근하여야 한다. 청년
들의 사랑을 위해 투자하여야 한다. 이미 서울시는 청년수
당으로 청년에 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청년들이 일하고,
결혼하고, 육아하면서 삶을 즐길 수 있는 지역이 될 수 있
도록 보다 과감히 투자하기를 바란다. 저비용으로 머물 수
있는 공공주택을 공급하고, 국공립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더 많이 확대하고,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보육이 되도록
더 많이 투자하며, 육아비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더 노력
하기 바란다. 독박육아에서 벗어나 아이를 함께 키울 수 있
도록 육아공동체를 지원하고, 지역사회에서 부모가 행복
한 육아를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육아 인프라와 환경을 조
성하기 바란다.
지금은 청년들을 위해 투자할 때이다. 한 연구기관의 조
사에서 “서울 2030 N포세대의 10명중 8명은 그래도 꿈이
있다”고 하였다. 이들에게 포기하게 만드는 사회적 유산을
주지 말아야 한다. 특히 청년들의 결혼, 출산, 육아에 대한
지원은 그들의 다음세대에 대한 투자, 즉 서울의 미래에 대
한 투자이기도 하다. 미래 지속가능한 서울을 위해 청년들
에게 과감한 투자를 하는 서울을 기대해본다.
글 백선희 (육아정책연구소 소장) 일러스트 grimeda
백선희 소장은 국무총리 산하 기관 육아정책연구소장.
서울시 성평등위원회 위원, 서울시 보육정책위원회 위원장,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위원, 서울신학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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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시스템 | 서울사랑 | 제공부서 | 시민소통담당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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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책임자) | 한해아 | 생산일 | 2018-03-13 |
관리번호 | D0000049743814 | 분류 | 기타 |
이용조건 | 타시스템에서 연계되어 제공되는 자료로 해당기관 이용조건 및 담당자와 협의 후 이용하셔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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