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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트렌드] 내 마음을 부탁해, 마음 테마의 TV 예능부터 온라인 카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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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에 대해 알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마음 진단, 심리 상담
열풍이 뜨겁다. 일명 ‘마음 챙김’이다. MZ세대가 겉이 아닌 ‘속(마음)’을 돌보게 된 배경과 함께
마음 챙김 열풍이 지향하는 최종 도착지가 어딘지 짚어봤다.

TV 심리 상담 예능 방송 보며 ‘대리 정화’하는 시청자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한다. 그런데 요즘 우리 사회 곳곳에서 마음을 알기 위한 공부가 한창이다. 편견으로 문턱이 높던 정신과에는 상담을 받으려는 MZ세대의 문의가 줄을 잇고, 온라인 커뮤니티나 모바일 앱의 마음 카페에는 하루에도 수십 건의 회원 가입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강의나 서점가의 베스트셀러는 마음, 치유, 심리 상담 같은 키워드가 점령한 지 오래다. 연애는 힘들고, 취업은 어렵고, 이제 버티기도 버거운 직장 생활과 가정생활은 스트레스의 연속이니 말이다.

비대면 사회가 되고 대화의 기회가 현저히 줄어들면서 단절로 인한 고립과 외로움을 감내해야 하는 MZ세대는 그 간극을 메우기 위해 내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갈 곳 잃은 마음이 향한 유일한 동굴은 바로 자기 자신의 ‘내면’인 것이다.

채널A의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는 셀러브리티의 고민을 해결하고 마음을 치유하는 프로그램이다. 마음 상담멘토로 나선 이는 정신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 그는 화가 나도 화를 내지 못한다는 작곡가 유재환에게 “인간이라면 느끼는 게 너무나 당연한 부정적 감정을 과도한 친절로 표현하지는 말아야 한다”고 조언하는가 하면, 학창 시절 엄격한 부모님 때문에 자신만의 삶을 위한 연습을 할 수 없었다는 아나운서 김경란에게는 “지나치게 자녀의 안전을 걱정하는 부모는 그 걱정이 누구의 것인지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리가 보기에는 너무나 완벽하게 사회적 삶을 영위하고 있는 것 같은 셀러브리티조차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할 고민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그들이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마주하며 상처를 어루만질 수 있게 도와주는 상담 프로그램은 시청자에게도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알고보면 새삼스러울 게 없는 문제지만, 상처받은 모든 ‘어른이’에게 보내는 위로와 박수는 진심으로 위안이 되고 새로운 에너지로 치환된다.

서울시에서 진행한 화상회의를 활용한 비대면 상담 현장.

나와 너 그리고 우리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한
다양한 심리 상담 장치

지난 3월 17일 오전 11시, 강남구 수서동에 위치한 서울시 아동복지센터 2층에서는 아주 특별한 온라인 상담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줌 화상회의를 통한 비대면 상담이었다. 주제는 ‘MBTI를 활용한 자녀와의 소통’. 노트북 화면에는 초등학교 3학년생부터 중학생 자녀를 둔 20명의 학부모가 저마다의 고민을 올리며 전문가의 의견을 구했다.

부모의 양육 방식은 그렇지 않은데 아이가 집중하지 못하고 산만하다는 초등학생 부모부터 중학교에 진학한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었는지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속상하다는 부모까지 고민의 유형은 천차만별이었다.

이날 비대면 온라인 상담을 진행한 최윤희 마음이자라는 센터 상담사는 자녀와 부모의 MBTI에 기반한 대화 방법, 문제 해결 방식 등을 조언하며 부모와 자녀 사이의 멀어진 심리적 거리를 좁히기 위한 다양한 처방전을 제시했다. 그는 아이를 이해하기 전 나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며, “자화상이라는 건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아 및 청소년 정신 건강 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김병욱 마음건축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은 팬데믹 이후 특히 청년층의 고립감이 커졌다고 말한다.
“영국에서는 외로움을 아예 사회적 감염병으로 정의하고, 외로움을 줄이기 위한 여러 국가정책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20대 10명 중 절반 이상인 6명은 외로움을 느낀다는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그만큼 청년이 느끼는 정신적 고립감이 크다는 얘기지요.” 청년기는 타인이라는 거울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단단히 하고 성장하며 독립을 이뤄가는 시기다. 김병욱 원장은 상담을 받으러 오는 많은 청년이 부모나 친구, 연인, 직장 동료 등 여러 인간관계에 따른 스트레스, 불안, 걱정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말한다. 각자의 둥지에 틀어박혀 더욱 고립되지 않으려면 이제부터라도 마음을 돌보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소견이다.

서울시와 함께하는 마음 챙김 With U, SEOUL!

서울시 상담 지원 플랫폼 ‘모두다’

우울, 불안, 스트레스부터 가족 문제까지 다양한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다. 코로나 블루 치유에 도움이 되는 음악 콘텐츠는 물론, 마음 영양제와 비타민 처방도 받을 수 있다.

modooda.or.kr

정신 건강 통합 플랫폼 ‘블루터치’

서울시 정신건강복지센터 및 25개 구의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가 추진하는 사업이 누구나 보기 쉽게 소개되어 있다. 다양한 정신 건강 정보와 서비스도 포함되어 있으니 꼼꼼히 확인해볼 것.

blutouch.net

서울 청년 마음 건강 지원

우울·고립감을 예방하고, 마음 건강을 증진하기 위한 맞춤형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만 19~39세 서울 거주 청년 대상, 연간 총 7000명 내외로 서울청년포털에서 모집 공고 확인 후 신청할 수 있다.

youth.seoul.go.kr

행복 찾기 전 잃어버린 마음부터 찾는 사람들

상사와의 계속되는 트러블로 직장을 그만두고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해 방황하다 헛헛한 마음을 견디기 어려워 얼마 전 마인드 카페에 가입했다는 최성희 씨. 그는 카페에서 소소한 일상과 감정을 털어놓고 전문가의 상담을 받은 이후 자신을 더 정확히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덕분에 그냥 방치했더라면 자칫 우울증으로 커질 수 있던 마음을 잘 제어할 수 있었어요.”

서점에는 정신과 전문의나 심리학자 혹은 부정적 심리를 극복해낸 경험자가 쓴 마음·심리 관련 책과 다양한 잡지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3월 22일 기준, 교보문고 베스트 셀러 상위 10위에는 <불편한 편의점>,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나에게 고맙다> 등 힘든 시대를 지나는 사람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보듬기 위한 위로와 치유 관련 서적이 세 권이나 포함되어 있다. 얼마 전부터 명상 힐링을 위한 잡지 <브리드>를 구독하기 시작했다는 직장 초년생 박광진 씨는 “개인적으로 마음이 복잡하고 생각이 많아 일상이 왠지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고 느낄 때 잡지의 글을 읽는다. 내 마음을 돌보는 명상록을 찾은 것 같아 조금은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말했다.

서울시 아동복지센터의 온라인 전문가 상담을 받은 전진옥 씨는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내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다. 내 마음부터 안 후 아이와 진솔하게 소통하고 싶다”고 상담 후기를 밝혔다.

같은 상담을 받은 박소희 씨도 “나를 더 잘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종종 이런 기회를 가지며 마음을 돌볼 필요가 있음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 많을수록 더 튼튼한 마음이 자랄 수 있습니다. 자신을 사랑할수록 우리 일상에는 반짝이는 순간이 더 많아질 것입니다.” 최인철 서울대학교 교수이자 행복연구센터장은 “좋아하는 것이 많은 사람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나를 잃은 지금, 더 늦기 전에 진짜 ‘나’를 발견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그 정도면 잘하고 있고, 앞으로도 잘해나갈 수 있을 거라는 위로를 보내보면 어떨까.

김병욱 정신과 전문의가 말하는 마음을 다스리는 5계명

1. 모두 내려놓고 잠을 청한다

마음이 힘들 땐 마음 상자에 갇혀 자신이 아주 작게 느껴진다. 그럴 땐 나를 좀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푹 쉬어보자. 잠만 잘 자고 일어나도 문제의 절반 이상이 해결될 때가 있다.

2. 햇빛(자연) 속에서 걷거나 달린다

햇빛 비타민과 자연에는 우리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엄청난 에너지가 있다. 햇빛 비타민이 부족하면 우울증, 수면 부족, 면역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자연 속에서의 산책은 마음을 건강하게 해주고, 활력을 불어넣는다.

3. 때론 혼술도 괜찮다

혼술이 무조건 안 좋은 건 아니다. 괴로운 일을 잊기 위해 억지로 마시는 술은 숙취와 피로를 가져다줄 뿐이지만, 따뜻한 물로 샤워한 후 맛있게 마시는 술 한잔은 수고한 내게 주는 작은 선물이 되기도 한다.

4.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가장 믿을 수 있는 상대에게 지금 내 상태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해보자. ‘나만 힘들다’는 생각은 나를 더 힘들게 한다. 마음과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공감받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된다.

5. 마음을 돌보는 시간을 갖는다

일주일에 하루, 하루 중에 1시간, 그도 어려우면 1시간에 1분이라도 몸과 마음을 돌보는 시간을 만들어보자. 호흡에 집중하다 보면 의식하지 못한 날숨과 들숨을 느끼며 자신을 돌볼 수 있다.

책으로 위로받고 싶을 때, 서울의 마음 책방

마음책방 서가는

‘서울형책방’으로 혜화동에 자리 잡은 심리 서적 전문 서점 ‘마음책방 서가는’. 이곳은 책을 통해 마음을 이야기하는 심리 독서 모임과 심리 워크숍을 진행하며, 상담을 통해 맞춤형 책을 추천해준다. 4월에는 ‘나를 지키는 힘’에 관한 심리 살롱을 진행한다.

위치 종로구 창경궁로35길 21
문의 070-8818-0137

건강책방 일일호일

서촌에 자리 잡은 ‘건강책방 일일호일’은 신체와 정신, 사회, 환경 등을 주제로 건강과 관련한 책을 구비한 북 카페다. 매달 북 테라피 프로젝트도 진행하는데, ‘봄의 우울증’을 경험하는 이들을 위한 치유의 책과 마음을 위로하는 차와 비건 디저트가 준비되어 있다.

위치 종로구 자하문로 52
문의 02-737-1101

사적인서점

책으로 마음의 안부를 묻는 ‘사적인서점’은 마음주치의를 표방하며, 개개인의 독서 차트를 관리하고 독서의 즐거움을 찾아주는 책방이다. 책 처방 프로그램을 통해 일대일 대화 후 맞춤 책을 처방 받을 수 있으며,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책 모임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위치 마포구 성미산로1길 92
문의 070-4151-1001

임지영 사진 이해리 일러스트 조성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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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트렌드] 내 마음을 부탁해, 마음 테마의 TV 예능부터 온라인 카페까지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서울사랑 제공부서 시민소통담당관
작성자(책임자) 한해아 생산일 2022-04-04
관리번호 D0000045091433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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