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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인터뷰] 작고 뜻깊은 결혼식, 시민청 작은 결혼식 100번째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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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 조기도·신부 김도연 씨

결혼식은 삶을 함께하고픈 ‘두 사람’에게 집중하기보다 ‘예식’에 초점을 맞추면 그 의미가 빠져버려 시시해지기 마련이다.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한 행사가 아닌, 결혼식의 참 의미를 되새기고자 하는 예비부부들이 2년 전부터 꾸준히 서울 시민청을 찾고 있다. 그리고 이곳에서 ‘작은 결혼식’을 올리고 부부가된 이들이 지난 11월 15일을 기점으로 드디어 100쌍을 돌파했다. 2년여 동안 100번의 작은 결혼식을 통해 합리적이고 뜻깊은 결혼식 문화를 퍼뜨리고 있는 시민청. 이곳 태평홀에서 100번째로 부부의 연을 맺은 조기도·김도연 씨의 작지만 특별한 결혼식 현장을 전한다.

결혼식장이야 공연장이야?

예식장은 화려하지도 엄숙하지도 않다. 하지만 여느 식장과 다르게 예비부부의 취향과 손길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신부대기실도 이렇다할 칸막이 없이 식장 입구에 마련돼 신부가 하객들과 인사하고 곧바로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했다. 식장안은 마치 공연장에 온듯 알록달록한 조명들이 끊임없이 돌아가고, 선글라스를 낀 사회자도 범상치 않은 무대의상을 입고 하객을 맞이한다. 곧이어 식장은 공연장으로 바뀌고 객석에 앉은 이들은 잠시 어리둥절해 하더니 이내 경쾌한 음악에 맞춰 어깨를 들썩인다. 100번째 시민청 결혼식 주제는 ‘공연장’이다. 조기도씨가 록밴드의 일원이기도 하거니와 부부로 하나 되는 날을 ‘신나는 날’로 기억하고 싶은 조기도·김도연 씨의 뜻에 따라 청년기획단 최게바라가 함께 기획한 주제다. 작은 결혼식을 진행하는 이들은 조씨 부부처럼 7곳의 협력 업체 가운데 뜻이 맞는 곳을 골라 함께 꾸미거나, 자신들이 하나부터 열까지 손수 기획해 결혼식에 반영해도 된다. 대신 일회용품 사용은 자제해야 하고, 총 하객 인원도 100명을 넘지 말아야 한다.
예식은 신랑 신부가 등장하는 순서에서부터 주례를 대신한 양가 어르신의 덕담과 성혼선언문 낭독 순서 사이사이마다 신랑이 평소 알고 지내던 음악 팀들의 공연으로 채워졌다. 이는 시민청이 결혼식을 올리는 예비부부에게 온종일 예식장을 통째로 대여해주기에 가능한 일이다. 예식20분과 기념 촬영 15분이라는 일반 웨딩홀의 판에 박힌 일정과는 대조적이며, 하객들이 오롯이 두 주인공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가치가 더해진다.

태평홀 한쪽 벽에 꾸민 조씨 부부의 검소한 웨딩촬영 사진들

행복한 출발의 순간을 우리 손으로!

조기도씨는 6개월 동안 매일 결혼식을 치른 것 같아 설레었다고 준비 과정에 대한 소회를 털어놓았다. 예식장 대관료 6만6천원에 부대 공간까지 사용해도 10만원이 채 안돼 절약할 수 있는 비용만큼 특별한 결혼식으로 꾸며보고 싶은 욕심이 났다고.
“직접 준비하는 부분이 많은 만큼 다툴 일도 생겼지만 그 과정이 저희 둘을 더 단단하게 해주었습니다. 시민청에서 진행하는 부부교육을 받아야 결혼식 신청 자격이 주어지는데 그 교육시간 또한 저희에게 많은 도움이 됐어요. 작은 결혼식의 취지나 부부대화법을 비롯해 앞선 결혼식 사례들도 접하면서 처음에는 막연했던 결혼식 준비를 더 재미있고, 멋지게 꾸며보고 싶다는 의욕이 생겼죠. 매주 일요일이면 시민청에서 결혼식이 열리는데 준비하는동안 다른 부부들은 어떻게 결혼식을 준비했는지 참고할 수 있으니 이 점도 좋았어요.”
김도연씨 또한 시민청 작은 결혼식을 선택한 것이 뿌듯 하다고 말한다.
“결혼식이 사적인 문화가 됐으면 좋겠어요. 얼굴만 아는 사람들까지 모두 초대해 정신없이 진행되는 행사가 아닌, 축하받고 싶은 지인들을 초대해 행복한 순간을 함께하는 것이야말로 결혼식의 가치가 아닐까 싶어요. 허례허식을 걷어낸 작은 결혼식이 결혼 문화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생각 해요. 앞으로 이러한 혼례 문화가 활성화되길 기대합니다.” 시민청 결혼식은 시민청 홈페이지를 통해 반기별로 참여자를 모집하고, 운영자문위원회가 신청자의 결혼식 계획 서 등을 심사해 대상자를 선정한다.

시민청 결혼식장 이용 방법

  • 운영일매주 일요일 (1회)
  • 하객규모70~100명 이내
  • 신청방법신청 기간 안에 시민청 홈페이지에서 신청 (상·하반기 홈페이지 공지 확인 후 신청가능)
  • 홈페이지www.seoulcitizenshall.kr
  • 장소이용료66,000원
  • 부부교육 프로그램시민청 결혼식의 취재에 공감하는 예비부부를 대상으로 총 2회 실시.
    모두 참석하면 수료증 발급, 시민청 결혼식 신청 시 가점 제공,
    시민청 홈페이지 → 시민청결혼식 → 부부교육 신청

글 김승희 사진 이서연(AZA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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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인터뷰] 작고 뜻깊은 결혼식, 시민청 작은 결혼식 100번째 부부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서울사랑 제공부서 시민소통담당관
작성자(책임자) 한해아 생산일 2015-12-10
관리번호 D0000028037182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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