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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산책] 서울역 고가로 떠난 근사한 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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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7071 프로젝트


서울역 고가 두 번째 만남 - 고가에서 봄


17m 서울역 고가도로에서 내려다본 도심은 어떤 느낌일까? 차량들만 다니던 아스팔트 길 대신 잔디밭이 펼쳐지고, 그 위에 한가롭게 앉아 도시락을 먹는 기분은 또 어떨까? 지난 5월 10일(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서울역 고가도로에서 ‘고가에서 봄’을 주제로 두 번째 시민 개방행사가 열렸다. 친구들, 이웃들과 편안하게 산책하고, 공연도 보고, 책도 읽고…. 근사한 봄 소풍 명소로 변신한 서울역 고가도로를 찾아가봤다.


5월 10일 열린 서울역 고가도로 두 번째 시민 개방행사에는 많은 시민들이 모여 봄을 즐겼다.


서울길로 변신한 서울역고가에서 도시락을 즐겨봐...


지하철 4호선 회현역을 나와 서울역을 향해 걷는다. 평상시라면 차들이 쌩쌩 달렸을 서울역 고가도로 진입로에는 벌써부터 사람들의 물결이 가득하다. ‘서울역 고가 두 번째 만남 ? 고가에서 봄’ 행사로 인해 서울역 고가도로가 ‘사람길’로 활짝 열린 것. 햇살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의 두 번째 일요일, 오전 11시부터 4시간 동안 서울역 고가도로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주어졌다. 지난해 10월 첫 개방행사에서 처음 고가를 걸어보는 체험을 했다면, 이번에는 고가 위에서 도시락도 먹고, 공연도 보고, 봄도 만끽하면서 머물러보자는 것이다.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서울역 고가의 봄을 만나본다. 챙 넓은 모자와 선글라스까지 챙겼다. 정말 봄 소풍을 나선 기분이다. 고가 위에 올라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서울역 고가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아트맵이었다. ‘고가, 돌아 봄’이라는 제목으로, 1900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서울역과 서울역 고가도로의 발자취를 전시해 놓았다. 종이로 된 전시물 끝에는 시민들이 자유롭게 한마디씩 기록할 수 있도록 했다. ‘내가 꿈꾸는 서울역 고가도로의 미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상상해보면서 한마디 적어본다..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서울역 고가의 봄을 만나본다. 챙 넓은 모자와 선글라스까지 챙겼다. 정말 봄 소풍을 나선 기분이다.


서울역 고가의 역사를 한눈에 살표볼 수 있는 아트맵인근 지역 가게에서도 봄 소풍에 어울리는 간식거리를 판매하기 위해 고가를 찾아왔다.서울역 고가 인조 잔디밭 위에서 펼쳐진 야외 공연

고가도로 위 400m 구간에 등장한 초록빛 인조 잔디밭


조금 더 걸으니 잔디밭이 나타난다. 인조 잔디지만 푸른빛이 반갑다. 이번 서울역 고가도로 개방행사의 백미는 바로 고가도로 상부 400m구간에 걸쳐 폭 6m, 총 2,400㎡ 넓이로 깔린 인조 잔디밭이다. 삼삼오오 가족끼리, 친구끼리 둘러앉은 시민들의 모습이 정겹다. 새콤달콤 과일이 담긴 도시락, 집에서 직접 싸온 김밥 도시락을 펼쳐놓고 봄 소풍을 즐긴다. 한 가지 특별한 점이라면 고가 너머로 서울역 옛 역사의 지붕과 현재 서울역의 모습이 내려다보인다는 것. 17m 고가에서 즐기는 봄 소풍은 꽤 이색적인 체험이다. 미처 도시락을 마련해 오지 못했어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인근 남대문시장과 만리시장의 식재료로 만든 일명 ‘남대문 도시락’, ‘만리시장 도시락’을 판매 중이니 간단히 점심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 고가 위를 오가다가 입이 궁금해지면 어디든 들러서 잠시 군것질을 하며 쉬어도 좋다. 인근 지역 가게 10여 곳에서 커피, 다양한 음료, 케이크 등 봄 소풍에 울리는 여러 가지 디저트를 저렴한 가격에 선보였다. 이들이 사용한 이동판매대는 젊은 디자이너 그룹 팀이 직접 제작했다. 남대문과 만리동 노점 상인들의 오래된 판매대를 보고 영 감을 받아 출발한 ‘움직이는 매대’ 프로젝트는 ‘이동’과 ‘편리’, ‘지속 가능성’에 대한 상상력을 고가주변 지역 상인들과 공유하고자 시작한 것으로, 향후 지역 좌판 상인들에게 판매대를 제안하고 지원하는 프로젝트로 연결될 것이라 한다. 노란 파라솔 아래 잔디밭에 앉아 도시락을 먹는다. 한쪽에서 흥겨운 음악 소리가 들려오는걸 보니, 곧 공연이 시작될 듯하다. 예행연습을 하는 모습에 금세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흥겨운 리듬에 맞춰 고개를 흔들며 공연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니, 마치 홍대 인디클럽을 야외로 옮겨온 듯한 느낌이다. 신나는 악기 연주 소리가 서울역 고가 위에 울려 퍼졌다. 이날 서울역 고가 인조 잔디밭에 마련된 두 개의 무대에서 번갈아 가며 공연이 계속됐다.



"자동차전용도로에 인조 잔디밭과 노란 파라솔이 등장하고, 사람들은 17m 고가 위에서 봄 소풍을 즐긴다."서울역 '7017' 이란?1970년에 만들어져 2017년 다시 태어나는 역사적 고가1970년에 만들어진 17m 높이의 고가서울역 고가 뿐 아니라 서울역 일대를 고부가 가치로 만드는 도시재생의 선도사업이날 서울역 고가에는 서울의 헌책방에서 수집한 책을 판매하는 일일 서점도 등장했다.

서울역 7017에 대한 시민들의 뜨거운 시선과 관심


서울역 7017 프로젝트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시민들이 자유롭게 하고 싶은 말을 할 수있는 ‘할 말 부스’가 서울역 고가 곳곳에 마련됐다. 발언 내용은 동영상으로 기록해 향후 서울역고가 프로젝트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한다. 시민들의 의견을 묻는 다양한 게시판과 참여 부스에서 시민들은 서울역 7017 프로젝트에 바라는 점과 서울역 고가도로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의견을 메모지에 빼곡하게 적었다. ‘도심 속 친환경 명소가 되게 해달라.’, ‘교통 문제 등 주변 상인과 지역 주민들이 걱정하는 부분들을 잘 해결하며 추진하길 바란다.’, ‘17m 고가도로이므로 안전 문제에 대해 신경 써야 한다.’ 등 서울역 고가도로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과 관심이 뜨겁다는 것을 느낀다. 고가 위 잔디밭 이곳저곳을 구경하다 보니, ‘산책버스 정류장’이라는 노란색 팻말이 보인다. 산책버스는 ‘서울역 고가 활용방안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수상한 기획안을 바탕으로 만든 서울시 도보여행 프로그램이다. 산책 드라이버의 안내와 함께 여럿이 함께 휴식하며 천천히 걷는다는 의미에서 ‘산책버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날 서울역을 중심으로 남산 코스와 청파 코스를 운영했다. 400m에 이르는 잔디밭 끝에는 이동서점도 등장했다. 서울의 헌책방에서 수집한 책 1만여 권으로 만든 일일 서점이다. 17m 고가도로 위에서 파라솔 밑에 앉아 책을 읽는 기분, 무언가 근사하다. 독서 삼매경에 빠진 시민들의 모습은 어디 휴가지에서 본 듯한 풍경이다.


서울역 고가 벽에 그림을 그리는 대학생 봉사대원 아이들도 바닥에 그림을 그리거나 화분에 꽃을 심는 등 바쁜 하루를 보냈다.


서울역 고가 봄 소풍, 4만8천여 명 시민들 모여 ‘성황’


잔디밭이 끝난 곳에는 아이들 세상이 펼쳐졌다. 크레파스로 고가 바닥에 그림을 그리고 노는 아이들, 엄마와 함께 사방치기를 하는 초등학생 꼬마들로 인해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도로 바닥에 나비와 꽃을 그리는 아이들 뒤로 대학생들의 벽화 그리기 봉사가 한창이다. 회색 공간에 알록달록 등장한 그림, 차 없는 곳에서 마음껏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보니 ‘사람길’로 변신할 서울역 고가도로의 미래 모습이 그려진다. 이제 서울역 고가도로가 공덕역 방향과 서부역 방향으로 갈라지는 지점이다. 역시 평상시 같았으면 차들이 쌩쌩 달리며 오르고 내렸을 길이다. 공덕역 쪽 만리동 램프 구간은 꽃이 가득한 정원으로 변신했다. 가족, 친구들이 함께 나와 화분에 흙을 담고 꽃을 심느라 여념이 없다. 각자의 개성과 아이디어로 다양한 꽃을 고르고 배합해서 직접 심어 보는 ‘가족 화분 만들기 경진대회’가 열린 것이다.


곳곳에는 재활용 타이어로 만든 화분을 놓아 회색빛 아스팔트 도로 위에 푸릇푸릇한 생명의 기운이 느껴졌다. 도심 속에서 맡는 흙냄새에 코끝이 상쾌해진다. 자동차전용도로에 인조 잔디밭과 노란 파라솔이 등장하고, 사람들은 17m 고가 위에서 봄 소풍을 즐긴다. ‘서울역 고가 두 번째 만남 ? 고가에서 봄’ 행사는 삭막한 도심 속 한낮의 자유를 선사하며 네 시간 동안의 행사를 마무리했다. 고가 위는 4만8천여 명의 시민들이 나들이를 나와 북적였다. 1만3천여 명의 시민들이 모였던 지난해 10월 행사에 비해 더 많은 시민들이 ‘사람길’로 변신한 서울역 고가도로를 만났다.





글 한해아 사진 이서연(AZ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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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산책] 서울역 고가로 떠난 근사한 소풍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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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책임자) 한해아 생산일 2016-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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