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

올해 10월 서울시 혁신형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된 한신플러스케어는 심리 검사와 교육 활동을 통해 현대인이 겪는 심리적 고충의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공공성을 띠면서도 이익을 창출해야 하기에 기업을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많지만, 이인재 대표는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의 마음가짐이 변하지 않길 바라며 사업에 임하고 있다.

대학교수, 사업에 뛰어들다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 대학의 재활학과 교수로 재임한 나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만 알았지 사업과는 큰 인연이 없는 사람이었다. 다만 지역자활센터연구소 소장을 맡으며 사회적 경제경영에 관심을 두었을 뿐이었다. 그러다 보건복지부에서 주최하는 사회서비스 선도 사업 공모를 알게 됐고, 장애아동의 심리치료를 전문적으로 하는 기업의 가능성과 비전을 정리해 사업 계획서를 제출했다. 운이 좋았는지 사업 공모에 선정돼 지원을 받게 됐고, 일사천리로 한신플러스케어를 설립하게 됐다. 기업이 뭔지도 잘 몰랐던 내가 심리 치료 서비스를 공급하는 것이 필요한 사업인 것 같아 도전했고, 그렇게 겁도 없이 사업에 뛰어들게 됐다.

냉혹한 사업 시장, 순탄치 않은 사업자의 길
2008년 인천에 한신플러스케어 1호점을 열었다. 아동, 심리치료, 임상 심리학을 전공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있어 든든했고 좋은 일이기에 도와주는 지인들도 많아 사업의 시작은 순조로웠다. 더구나 사업을 시작한 2년간은 국가의 지원이 뒷받침되었기에 큰 고비 없이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순차적으로 도봉구, 시흥시, 구로구에 분점도 냈다.
하지만 2년 후, 국가의 지원이 끊기자 눈앞이 캄캄했다. 손님은 늘지 않아 당장 다음 달 직원들의 월급을 걱정해야 했다. 다행히 2011년 서울시 우수제공기관으로 선정되며 큰 위안을 얻었지만, 그 행복도 잠시였다. 센터 구로점 맞은편에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업체가 들어오면서, 구로점이 문을 닫는 사달이 벌어진 것이다. 황망했지만 경쟁체제에서는 당연한 이치. 시장의 냉혹함을 맛본 쓰디쓴 시간이었다.

점점 확장되는 사업 영역
구로점 폐점이라는 쓰디쓴 아픔이 있었지만 분명 우리들의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이들이 있고, 성실히 맡은 바 업무를 해내는 직원들이 있었기에 사업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진정성’이라는 양식이 있었다. 사람을 대하는 데에 그보다 큰 양식은 없었다.
한신플러스케어를 운영한 지 4년, 5년이 되면서 우리의 사업 영역은 점점 더 확장됐다. 애초 우리 기업은 정서적 발달 장애를 겪고 있는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상담을 목표로 만들었으나, 업무 긴장도와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군과 사회적 약자, 정서적으로 고립되기 쉬운 장년층과 노년층 등 우리 주위의 많은 이들이 정서적으로 불안정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사업 대상을 그들에게까지 확대한 것이다. 한 예로 우리 기업은 3년간 서울시 의무경찰을 대상으로 개별 상담 등을 진행하기도 했다.

현대인의 마음을 치유하는 한신플러스케어
경영난으로 매달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르기도 했지만 7년간 여섯 개의 센터를 운영하고 심리적 치유가 필요한 이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보람찬 일도 많았다. 특히 상담사 선생님들은 아이와 학부모가 서비스를 받으면서 점점 표정이 밝아지는 등 고객에게 생기는 긍정적인 변화를 실감할 때 ‘여기까지 오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올해 서울시 혁신형 사회적 기업에 선정되었다는 자부심 또한 나와 상담사 선생님들의 향후 활동에 큰 원동력이 될 것이다.

사실 사업을 하면서 이루고자 하는 큰 계획은 없다. 다만 ‘신체와 정신 모두 건강하게 세상을 살게 하자.’는 회사의 목표를 잊지 않고,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 우리의 계획이자 사명감이다. 세상을 살면서 누구나 가지고 있는 크고 작은 마음의 병. 나는 한신플러스케어를 통해 삶에 여유를 더하고 마음의 짐을 덜 수 있는 건강한 세상이 되길 바란다.

글 진정은 사진 이서연(AZA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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