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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서울] 연극으로 우리 함께 FEEL, 통해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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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최약자로 꼽히는 노숙인들이 연극을 통해 삶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며 감동을 전하고 있다. ‘연극으로 필이 통하다’라는 뜻의 연필통을 창단한 후 1년 만에 세 번의 공연을 통해 작지만 뚜렷한 자신들의 목소리를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는 현장을 다녀왔다.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와 교육연극연구소 프락시스(Praxis)는 서울역 주변 노숙인을 대상으로 3년간 연극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다. 서울 지역 내 소외 계층을 포함한 일반 시민들에게 문화·예술을 좀 더 쉽게 접하며 지역사회 안에서 공동체 형성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서울시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고 서울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서울문화재단)에서 주관하는 ‘사회문화예술교육’ 사업의 일환이다. 현재 연필통 외에도 서울 지역 내 27개 단체에서 50개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해 연필통이 탄생했다. ‘연극으로 필(feel)이 통하다’라는 뜻을 담은 연필통은 노숙인들이 만든 극단이다.
“지금 활동하는 분들은 노숙을 경험했지만 자활을 위해 노력하고 계신 분들이에요. 여기에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 분들과 저희 프락시스 회원, 상담사 등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보상이 있는 것도 아닌데 자신의 시간을 투자해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저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3년째 연극을 지도하고 있는 프락시스의 연출가 전기송 씨는 10월에 열리는 정기 공연을 위해 일주일에 한 번씩 연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이문동네 사람들>이라는 창단 공연을 통해 1980년대 재개발을 겪은 세입자들의 이야기를 전했고, 올해는 노숙인들의 현실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연극을 계획 중이다. 이처럼 이들의 공연은 사회적으로 함께 고민해야 할 구조적 문제를 화두로 내세운다.

사회적 약자에서 당당한 예술가로 발돋움하다
연필통에 참여한 노숙인들의 사연은 다양하다. 탈북 후 2002년 한국으로 온 전원조 씨는 한국에서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해 한때 노숙을 할 수밖에 없었다. 20대 때부터 북한에서 연기, 연출 등을 한 조씨는 노숙인을 대상으로 하는 연극 단체가 생긴다는 이야기를 듣고 ‘남한의 연극은 어떤지 궁금해서’ 참여했다.
“연극하던 사람이니까 항상 연극에 대한 향수가 있었죠. 하지만 삶이 고단해서 다시 연극을 할 수 있으리라곤 생각하지 못했어요. 연필통에 참여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웁니다. 특히 동료들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무대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모습을 볼 때 울컥할 정도로 벅찬 감동을 느끼죠.”
연필통 단장을 맡고 있는 주의식 씨 역시 고단한 삶을 이겨내고 무대에서 목소리를 높이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일흔넷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화통한 모습을 보이며 연필통의 맏형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금도 여전히 어렵지만 동료들과 그 어려움을 함께 나눌 수 있어서 예전처럼 막막하지만은 않아요.
연필통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는 곳이죠.”
주 씨는 “일반 사람들이 ‘없는’ 사람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안다”고 말하며 “우리 연극을 보고 나보다 없는 사람을 멸시하는 눈초리가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노숙인 상담사로 일하는 지연화 씨 역시 “노숙인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연필통을 통해 느끼기 바란다”며 “함께하는 서울이 되기 위해선 더욱 적극적인 사회적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작지만 분명한 자신들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연필통, 그들의 목소리가 더욱 멀리 퍼져나가길 기대해본다.





글 이선민 사진 홍하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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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서울] 연극으로 우리 함께 FEEL, 통해보실래요?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서울사랑 제공부서 시민소통담당관
작성자(책임자) 한해아 생산일 2016-07-19
관리번호 D0000028036716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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