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사랑

[따뜻한 서울] 황량한 벽에 사랑을 그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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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사랑의 마음이 모여 따뜻하고 살기 좋은 서울을 만든다. <서울사랑>은 이달부터 우리 사회를 아름답게 만드는 소중한 이웃을 만난다. 알록달록 벽화 그리기 재능 기부로 이웃 사랑을 펼치는 유지수, 김윤주, 오윤지, 최남지 씨를 만났다.


일찍 찾아온 한여름 더위에 가만있어도 땀이 흐르던 6월 8일.
오전 9시부터 길동 신명초등학교 앞은 100명이 넘는 사람으로 북적였다. 131m에 이르는 초등학교 앞 벽면에 벽화를 그리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다.

 “벽화를 그리기 전에는 높은 담벼락이 황량해서 우범 지역 같은 느낌이 났어요. 이 동네 주민은 누구나 이곳에 변화를 주고 싶어 했어요. 마침 강동구에서 ‘새로 마을 만들기’ 사업을 실시한다고 해서 벽화 그리기로 마을에 변화를 주고 싶어 지원했는데, 뽑혀서 일을 하게 됐죠.”

벽화 그리기 프로젝트를 총괄한 유지수 씨는 평소 벽화 그리기 재능 기부를 해온 데다 마을 리더가 되기 위한 수업을 들어온 지역 인재다. 자신이 가진 재능을 마을에 어떻게 풀어낼까 고민하다가 벽화 그리기 프로젝트를 기획한 것이다.

“저희가 고생한다고 주민이 부침개랑 아이스크림, 음료수 등 간식도 주고 점심도 챙겨주면서 큰 관심을 보였어요. 벽화 그리기에 참여한 중학교 3학년 여학생이 평생 추억을 만들어 기쁘다는 말을 했을 때는 힘들어도 도전하길 잘했구나 생각했죠.”

유지수 씨와 함께 마을 벽화 작업에 참여한 김윤주·오윤지· 최남지 씨는 평소 고도아트라는 단체에서 예술 재능을 함께 기부해온 사람들로, 유 씨의 ‘새로 마을 만들기’ 취지에 공감해 참여했다. 고도아트는 2004년 예술계 강사들이 아이들에게 소질과 재능에 맞는 예술 교육을 해주자는 취지에서 결성했다. 지금은 벽화를 그리거나 지역 아동 센터 등에서 미술, 연극 등을 가르친다. 고도아트 대표 김윤주 씨는 이번 벽화 작업이 지난 10년 동안 한 작업 중 최고난도였다고 털어놓았다.

“가로 136m, 세로는 4m에 이르는 벽화 작업이라 규모도 컸지만 자금이 부족해서 돈이 많이 드는 장비를 갖출 수 없었어요. 몸으로 때우다 보니 과로로 고생했죠.”
작업이 끝난 후 모두 몸살을 앓았지만 힘든 만큼 보람이 컸다고 네 사람은 입을 모았다.


“몸은 힘들어도 재능을 나누는 기쁨은 항상 크죠”

벽화 그리기를 단순히 벽에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작업 과정은 이렇다. 먼저 벽화를 그릴 벽과 그 주변을 청소한다. 그리고 페인트가 잘 스며들고 잘 건조되라고 벽화 그릴 벽면 전체에 흡착제를 바른다. 페이트칠도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두 번, 세 번 덧칠해야 벽화가 선명해진다. 유 씨를 비롯해 고도아트의 재능 기부자 4명이 사전 작업을 했는데 워낙 대규모라서 고생을 많이 했다. 이들은 재능 기부는 보람된 일이지만 아쉬운 점도 크다고 말한다.

 “벽화 작업을 하다 보면 재능을 기부한다기보다 강도 높은 노동을 끝낸 느낌이 더 커요. 재능을 기부하고 싶은데 노동에 지쳐서 재능 기부는 뒷전이 되는 느낌이 들 정도죠. 질 높은 예술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재능 기부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졌으면 좋겠어요.”

 이들은 재능 기부자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해 서로가 필요로 하는 재능을 교환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대안도 내놓았다. 앞으로도 자신의 재능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어디든 달려가겠다는 이들의 각오가 한여름 햇살보다 더 뜨겁게 빛났다.





글 이선민 사진 강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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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서울] 황량한 벽에 사랑을 그려요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서울사랑 제공부서 시민소통담당관
작성자(책임자) 한해아 생산일 2016-07-19
관리번호 D0000028036695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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