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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서울] 서울의 밤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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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도 별이 보이나요?”
“왜 안 보일 거라고 생각하세요?”
“서울은 대도시라 공기도 탁하고….”
“서울에서 별이 잘 안 보이는 건 불빛 때문이에요.
별이 안 보일 정도로 공기가 탁하면 우리도 못 살아요.
그런데 사실 서울에서도 밝은 별은 얼마든지 볼 수 있어요.
서울에서 별이 안 보이는 이유는 보지 않기 때문이에요.”




도심 한가운데가 아니라면, 구름이 낀 날이 아니라면, 미세먼지가 너무 많은 날이 아니라면 서울에서도 별을 볼 수 있다. 서울에서 별이 보이지 않는 이유는 조명이 너무 밝기 때문이다. 만약 서울의 조명을 모두 끌 수만 있다면 서울의 밤하늘에서도 은하수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조명을 모두 끄지는 않더라도 하늘로 향하는 빛을 줄이기만 해도 훨씬 더 많은 별을 볼 수 있다. 우리가 조명을 밝히는 이유가 하늘을 밝히기 위한 것은 아닐 테니, 하늘로 향하는 빛은 사실상 쓸모가 없는 빛이다. 가로등에 갓을 씌운다든지 필요 없는 간판 조명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훨씬 더 많은 별을 볼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현재로는 서울의 밤하늘이 너무 밝기 때문에 어두운 별은 볼 수가 없고 밝은 별만 볼 수 있다.

계절에 따라 다르지만 서울 밤하늘에서도 맨눈으로 볼 수 있는 밝은 별은 언제나 있다. 특히 요즘은 목성이 지구에서 볼 때 태양의 반대편에 있기 때문에 7월에는 밝은 목성을 거의 밤새 볼 수있다. 혹시 최근 밤하늘에서 유달리 밝게 빛나는 별을 봤다면 목성일 가능성이 높다.

만일 목성을 발견했다면 새로운 시도를 한번 해보자. 목성에는 수많은 위성이 있는데 그중 가장 밝은 4개의 위성을 갈릴레오 위성이라고 한다.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이 위성들을 처음 발견한 것은 1610년으로, 지금으로부터 400년도 더 전의 일이다. 갈릴레오는 직접 만든 망원경으로 목성의 위성을 발견한 사람이자 처음으로 망원경을 이용해 밤 하늘을 관측한 사람이기도 하다.




낮에 푸른 하늘을 볼 수 있었던 날이라면 밤에 별도 잘 볼 수 있다. 사람들이 서울의 밤하늘에 별이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별을 보겠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주변의 조명을 줄이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 서울의 밤하늘에서도 별은 얼마든지 볼 수 있다.




사실 지금 우리가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쌍안경만 해도 당시 갈릴레오가 사용했던 망원경보다 성능이 훨씬 좋다. 집에 있는 흔한 쌍안경으로도 목성의 위성을 충분히 볼 수 있다는 말이다. 쌍안경으로 목성을 봤을 때 목성과 가까이 있는 작은 점은 아마도 목성의 위성일 것이다. 갈릴레오 위성은 4개지만 목성과 겹쳐 있거나 목성 뒤에 있을 수도 있으므로 4개가 다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내가 본 것이 목성의 위성이 맞는지 확인해보고 싶다면 오늘 본 점들의 위치를 잘 기록해두고 다음 날 다시 보면 된다. 갈릴레오 위성은 목성의 주위를 도는 데 짧은 것은 2일, 긴 것도 17일 정도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하루 정도면 충분히 위치가 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위성들은 인류가 처음으로 지구 주위를 돌지 않는 천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준 의미 있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목성만큼 밝지는 않지만 다른 밝은 별들도 서울 밤하늘에서 볼 수 있다. 특히 여름에는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떨어져있는 직녀성과 견우성을 볼 수 있다. 은하수는 보지 못하겠지만 직녀성인 거문고자리 ‘베가’와 견우성인 독수리자리 ‘알타이르’는 서울 밤하늘에서 맨눈으로도 충분히 볼 수 있을 정도로 밝다. 그리고 이 두 별은 백조자리 ‘데네브’와 함께 하늘에서 커다란 삼각형을 그리고 있다.

밤하늘을 처음 보고 별자리와 별의 이름을 알아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다행히 우리는 지금 스마트폰 시대에 살고 있다. GPS와 연동되어 별자리와 별의 이름을 알려주는 앱만 설치하면 밤하늘을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얼마든지 별자리와 별의 이름을 알 수 있다. 앱 다운로드 창에 ‘별지도’라는 단어를 검색해 마음에 드는 앱을 설치하면 된다.

낮에 푸른 하늘을 볼 수 있었던 날이라면 밤에 별도 잘 볼수 있다. 사람들이 서울의 밤하늘에 별이 보이지 않을 것 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별을 보겠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주변의 조명을 줄이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 서울의 밤하늘에서도 별은 얼마든지 볼 수있다.

이강환

이강환 현(現) 서대문자연사박물관 관장. 과학이라는 분야가 현대인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교양의 하나가 되기를 바라며 사람들에게 과학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우주의 끝을 찾아서> <빅뱅의 메아리> <응답하라 외계생명체> 등을 저술했으며,<신기한 스쿨버스> <우리는 모두 외계인이다> 등을 번역했다.

이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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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시스템 서울사랑 제공부서 시민소통담당관
작성자(책임자) 한해아 생산일 2019-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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