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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오래된 것들] 서울의 첫눈은 이곳에 내려야 첫눈 '서울기상관측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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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첫눈은 이곳에 내려야 첫눈 '서울기상관측소' 종로구 송월동- 누구나 첫눈 내리는 날 어디서, 어떻게 만나자는 약속을 한번쯤 해본 기억이 있을 것 같다. 낭만적인 계획이긴 한데 과연 이 넓은 서울 땅에 첫눈이란 것이 골고루 내려주어 그 약속이 잘 이루어질까 싶어진다. 하지만 종로구 송월동 근처에 있다면 첫눈 내리는 날의 약속도 실현 가능성이 높아진다. 바로 그곳에 서울의 기상 상황의 기준이 되는 서울기상관측소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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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랫단에는 각종 모니터링 장비들이 있고, 윗단에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옛 관측 기굳르이 진열 되어 있다. 그나마 알아볼 수 있는 풍속, 풍향계의 모습이 반갑다.- 30년 된 수은기압계, 수은으로 기압을 재는 수은기압계는 취급과 측정이 까다롭지만 정밀도가 높았다고 한다. 하지만 수은의 위험성 때문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 골동품이 되었다. 이제 수은주라고 온도나 기압을 불렀던 옛말들도 추억이 되었다.- 각종 기상 실황이 이 모니터에 실시간으로 표시된다.- 시정표에는 여러 주요 지표지물의 거리가 표시되어 있다. 예를들어 남산 N서울타워는 3km, 관악산은 14km 등이다. 이 지점들이 보이고, 보이지 않는 것에 따라 시정거리가 측정되는 것이다.- 밖에서 보았던 길고 윗부분이 동그란 창틀과 높은 천장을 내심 기대했는데 들어와 보니 지붕을 낮춰 고풍스러운 맛은 사라져버려 왠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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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층부마다 돌림띠의 요철 장식이 맛깔스럽다. - 뒤편은 황사감시센터다. 황사가 예보되면 대기 중의 성분을 분석하여 황사를 분석한다. - 옥탑 위에는 풍향, 풍속, 일조, 일사계와 더불어 황사 관측 장비 등이 자리하고 있다.- 기상관측 업무는 이쪽 건ㅁ눌- 중심의 원통형 매스를 따라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 옥상에서 다시 옥탑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야외로 돌출되어 이어진다.- 기상청은 1998년 대방동에 새 보금자리를 만들어 이사를 갔고, 지금은 기상관측소만 남았다. 서울에는 약 30여 곳의 자동관측지점이 있는데 이 기상관측소에서 측정한 값이 서울의 대푯값이 되는 셈이다. 콘크리트 건물 같지만 사실 벽돌로 쌓은 조적식 건축물에 하얀 칠을 한 것이다. 내부는 출입이 제한되어 있지만, 앞마당까지는 자유롭게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기상관측소는 경희궁 뒤편 낮지 않은 언덕 위에 자리하고 있다. 관측소를 향해 올라가는 가파른 길을 씩씩하게 걸어 숨이 턱에 찰 무렵 계단 위의 소박한 2층 건물을 만난다. 과하지 않은장식의 외형, 단순하지만 균형 잡힌 근대 모더니즘을 표방한 건축물은 회색 하늘 아래 새하얀 외관으로 명확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표출하고 있었다.

이 서울기상관측소에서는 80년이 넘게 공식적으로 서울의 날씨를 기록해 오고 있다. 대한제국 시기였던 1907년 낙원동에 경성측후소가 처음 생겨 서울의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1933년 일제강점기 때 현 위치로 이전해 온 뒤 지금까지 관측의 역사가 이어져 온 것이다. 한국전쟁 이후 자리하던 기상청이 새로운 청사 건물로 이사를 갔을 때에도 관측소는 자리를 지켰다. 공식적인 분석 자료 때문이다. 흔히 날씨 보도에서 얘기하는 ‘평년’이란 최근 30년의 기록을 종합해서 10년마다 작성하게 되는데 이 통계를 정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같은 위치에서의 관측이 중요했던 것이다.

관측소에서 하는 일은 크게 지상 관측과 계절 관측으로 나누어진다. 지상 관측에는 기온, 풍향, 풍속, 강수량, 적설량 등 21가지를 하루 18회 관측하여 기록한다. 계절 관측에는 관측소 주변에서 자라고 있는 벚꽃, 개나리, 진달래 등 7종의 수목을 관찰하여 봄꽃의 개화나 가을 단풍 등으로 계절의 변화를 알린다. 그 외에도 여의도 윤중로 벚꽃의 개화와 북한산의 단풍, 한강의 결빙도 기록의 내용에 포함된다. 또한 나비나 잠자리, 제비처럼 계절을 알리는 곤충과 동물들의 출현도 중요한 관측 대상이 된다. 아마도 서울의 기후와 계절의 변화에 가장 민감한 사람들이 바로 담당 관측관이 아닐까 싶어진다.

그들이 얘기하는 관측의 기본은 목측이다. 즉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가시거리 측정을 위해 밖으로 나와 지형지물을 바라보기도 하고, 비나 눈이 내리는지도 본다. 감지 센서가 자동으로 눈과 비를 확인하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전송해주기도 하지만, 돌발적인 형태의 기상 요인들은 전적으로 사람이 직접 관찰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고 한다. 가령 함박눈이 내리다가 싸라기눈으로 변하고, 우박이 내리던 것이 진눈깨비가 되는 것을 기계는 일일이 구분해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하늘의 구름 모양을 보고 오늘의 구름을 기록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무슨 구름인지 혼동이 올 때에는 도감도 찾아보지만 결국 마지막 도움은 경륜 있는 선배의 도움만 한 게 없다고 하니 관측이란 요소에 어느 정도 인간적인 감성이 남아 있는 듯하여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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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욱 주무관(38세) : 10년 차 기상관측 업무를 담당한 주무관이다. 순환근무로 바닷가 관측소에서 일했을 때 날씨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뱃사람들로부터 기상 오류에 관한 항의 전화를 받던 기억을 가장 난감했던 때로 회상한다. 첫째 아기가 태어나던 날도 오지에 위치한 관측소의 자리를 지켜야 했기 때문에 병원에 가보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아 있긴 하지만 많은 이들에게 날씨나 기후에 관련된 상담을 해줄 때면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지상에서 연결된 파이프를 통해 내려온 물을 받아 측정한다.- 바깥 마당에는 각종 기상관측 장비들이 있다.- 야외 관측 시설 중에는 '노장'이라 불리는 우량계측실이 있다. 1933년 처음 만들어졌던 때부터 디지털 방식으로 강수량을 측정하기 시작한 1999년까지 이곳에서 강수량을 측정했던 역사적인 곳이다.- 이 낮지 않은 언덕은 해발 86m 높이다. 짧게나마 복원된 한양도성과 함께 어우러진 기상관측소의 모습이 꽤 운치가 있다. 관측소 주변에서 자라는 나무들은 모두 관측목들로 게절의 변화를 위해 중요한 관측 대상이 된다.- 서대문역에서 서울기상관측소까지 가는 길을 간단하게 나타낸 지도그림




나는 주변을 둘러보고 옥상으로 나 있는 계단을 올랐다. 급격한 경사에 오래된 난간을 붙잡고 한 계단 한 계단 올라 무거운 철문을 지나고 나니 확 트인 서울의 경관이 펼쳐진다. 반드시 관측소가 산꼭대기에 있어야 한다는 법칙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도심 한복판에 위치해야 했던 관측소는 다른 고층 건물들로부터 관측에 지장을 받지 않는 곳을 찾아 이렇게 높은 곳까지 올라오게 된 것이다. 덕분에 관측소 전망대에서 만난 서울의 또 다른 풍경에 기분도 새로워졌다.

하늘은 무거운 회색 구름. 금방이라도 눈이 쏟아진다고 해도 이상할 것 없는 날씨였다. 문득 이곳에서 나비와 제비를 쫓으며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비와 눈을 바라보며 바쁜 하루에 수도 없이 관측소 안팎을 들락날락했을 담당 관측관들의 노고가 조금은 느껴지는 것도 같았다. 이내 진눈깨비가 날리기 시작한다. 주무관도 덩달아 분주해진다. 나는 눈발이 조금씩 굵어지며 인왕산이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을 바라본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말 그대로 눈 내리는 날 맞는 서울의 오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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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오래된 것들 연재 순서1. 성우이용원2. 동헌필방3. 수도약국4. 종로양복점5. 중앙탕6. 낙원떡집7. 무교동 북어국집8. 공씨책방9. 불광대장간

이장희

다양한 매체에 글과 그림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은 책으로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 >사연이 있는 나무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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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오래된 것들] 서울의 첫눈은 이곳에 내려야 첫눈 '서울기상관측소'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서울사랑 제공부서 시민소통담당관
작성자(책임자) 한해아 생산일 2016-07-19
관리번호 D0000028036953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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