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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년 만에 개방된 '북악산 북측 탐방로' 찾아가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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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첫 날, 촉촉이 가을비가 내렸다. 가뭄에 목말라하던 가을 단풍은 이슬 같은 물기를 머금고 선명한 빛을 발한다. 우산을 쓴 사람, 그냥 비를 맞는 사람, 모두가 조금은 상기된 표정이다.

새로 개방된 북악산 북쪽 탐방로를 찾은 시민들과 웅장한 성곽 모습

새로 개방된 북악산 북쪽 탐방로를 찾은 시민들과 웅장한 성곽 모습 ⓒ최용수

“선생님, 새로 개방한 지역은 어떻게 가요?”
“엊그제 대통령이 문을 연 곳이 여긴가요?”
김신조 사건 이후 52년 만에 북악산 북쪽 지역이 새로 개방되었다는 뉴스를 보고 찾아온 탐방객의 모습이다. 한양도성을 수차례 탐방한 필자 역시 헷갈리기는 마찬가지였다. 이것이 필자가 기사를 쓰게 된 동인(動因)이다.

북악 곡장에서 바라본 한양도성 북악산 및 인왕산 구간

북악 곡장에서 바라본 한양도성 북악산 및 인왕산 구간 ⓒ최용수

한양도성의 북악산 구간은 2006년 4월 1일 홍련사에서 숙정문, 촛대바위로 이어지는 1.1km를 개방하였고, 이후 2007년 4월 5일 와룡공원에서 숙정문~청운대~백악마루~창의문 구간 4.3km를 개방한 바 있다. 그러나 한양도성 북쪽 지역은 1.21사태(속칭 김신조 사건) 이후 지금까지 일반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 최전방 DMZ 같은 금단의 지역이었다.

청운대안내소에서 1번 출입문으로 이어진 탐방로 단풍이 환상적이다.

청운대안내소에서 1번 출입문으로 이어진 탐방로 단풍이 환상적이다. ⓒ최용수

52년 간 속살을 숨기고 있던 북측 지역이 마침내 시민 품으로 돌아왔다. 경계용 철조망과 콘크리트 순찰로가 철거되고 군견훈련장 등 일부 군 시설물들은 기억의 공간으로 보존되거나 탐방객을 위한 쉼터가 되었다.

또한 청운대~곡장 구간의 성곽 아래 있던 경계용 철책은 이동되었고, 새로운 탐방로가 개설되었다. 마침내 북악산 북쪽 성곽에서부터 북악산길(스카이웨이) 사이의 1만 여㎡가 시민들이 걸을 수 있는 새로운 녹지공간이 되었다.

새로 개방한 한양도성 북측 지역의 안내도(1~4번 출입문이 표시되어 있다)

새로 개방한 한양도성 북측 지역의 안내도(1~4번 출입문이 표시되어 있다) ⓒ최용수

새로 개방한 북악산 북측 녹지구역에는 4개의 출입문이 있다. 아직 개방 초기라 탐방객들은 어디로 가야할 지 혼돈스러워 한다. 이에 창의문을 출발해 ①번 출입문~②번 출입문~③번 출입문(청운대안내소)~청운대 아래 성곽 출입문~곡장안내소를 거쳐 ④번 출입문에 이르는 탐방코스를 추천한다. 전체 길이 약 3km 구간으로 이번에 개방한 지역을 대부분 둘러볼 수 있기 때문이다.

윤동주문학과(좌), 창의문 가는 길(우)

윤동주문학과(좌), 창의문 가는 길(우) ⓒ최용수

광화문KT 앞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 1020, 7022, 7212를 타고 윤동주문학관 정류장에서 내린다. 1.21사태 당시 무장공비들과 교전하다 순직한 경찰관 동상의 추모공간이 있다. 이곳에서 계단을 오르면 창의문과 창의문안내소가 있다. 생각 없이 창의문안내소에서 출입증을 받아 개찰구를 나서면 기존의 북악산 한양도성 안쪽의 깔딱 고갯길로 이어진다. 새로 개방한 지역 탐방이 목적이라면 창의문안내소로 가지말고 곧장 창의문을 통과하여 부암동으로 나가야 한다.

창의문을 나와 북악산길로 따라가면 새로 개방한 1번 출입문을 만난다.

창의문을 나와 북악산길로 따라가면 새로 개방한 1번 출입문을 만난다. ⓒ최용수

곧장 창의문을 통과한 후 우측 길을 따르면 북악산길(북악스카이웨이)이 나타난다. 흡사 알프스 마을 같은 부암동 풍경을 구경하며 500여 m를 올라가면 갤러리 아델라베일리 직전 오른쪽에 굴다리가 보인다. 이곳이 이번에 새로 개방한 지역으로 가는 ①번 출입문이다. 본격적인 개방지역 탐방의 시작점이다. 청운대안내소와 ③번 출입문까지 울긋불긋 짙게 물든 단풍은 서울에서 보기 드문 절경을 연출한다.

북악산길을 따라 500여m 오르면 1번 출입문 입구가 보인다.

북악산길을 따라 500여m 오르면 1번 출입문 입구가 보인다. ⓒ최용수

화장실을 지나면 청운대안내소와 주차장이 나온다. 이른 아침임에도 주차장에는 자동차가 가득하다. 성곽길을 따라 ④번 출입문까지 탐방하려면 이곳 청운대안내소에서 출입증을 받아야 한다. 전에는 신분증 확인을 거쳐 출입증을 지급 받았으나 2019년 4월 5일부터는 신분확인절차 없이 출입증을 지급해 준다.

탐방로 개설작업으로 생긴 나무를 모아 생물 서식공간(자연학습장)을 마련해 놓았다.

탐방로 개설작업으로 생긴 나무를 모아 생물 서식공간(자연학습장)을 마련해 놓았다. ⓒ최용수

청운대안내소 밖 ③번 출입문을 나서면 성곽을 향한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된다. 우거진 숲길에서 만나는 군사시설보호구역과 군견훈련장 등의 팻말은 DMZ의 비무장지대를 연상시킨다.

청운대안내소와 주차장, 3번 출입문 주변의 가을 풍경

청운대안내소와 주차장, 3번 출입문 주변의 가을 풍경 ⓒ최용수

10여 분 정도 오르면 개방하던 날 대통령이 직접 개방한 높다란 철문이 있다. 앞쪽으로 북악산에서 서울도심 조망이 제일이라는 청운대의 웅장한 성벽과 만난다. 이곳부터 곡장전망대까지 한양도성을 따라 300여m의 탐방로가 이어진다.

북측지역 개방 행사를 한 청운대 아래의 철문(좌)과 성벽

북측지역 개방 행사를 한 청운대 아래의 철문(좌)과 성벽 ⓒ최용수

한양도성은 1396년 태조가 석성과 토성으로 축성하였다. 이후 세종 때 기존의 토성을 석성으로 정비하였고, 숙종 때는 40~45cm 내외의 방형으로 규격화했다. 마지막 순조 때는 60cm 가량의 정방형 돌로 정교하게 다듬어 보강하였다.

한양도성의 시기별 성석(城石)의 차이를 한 눈에 비교해 볼 수 있으니 이 구간이야말로 축성 공부를 할 수 있는 한 권의 현장 역사책 아닐까 싶다.

청운대 인근 성곽길에서는 시기별 한양도성의 성석 차이를 비교해 볼 수 있다.

청운대 인근 성곽길에서는 시기별 한양도성의 성석 차이를 비교해 볼 수 있다. ⓒ최용수

웅장한 성벽 아래 탐방로는 가는 곳마다 사진 촬영 명소이다. 일반 시민들은 인증샷으로, 사진작가들과 방송사 관계자들은 곳곳에서 촬영에 바쁘다. 쭉 뻗은 계단 길, 굽이진 성곽을 따라 가을 단풍이 어울린 멋진 풍경에 탐방객들은 감탄사를 쏟는다. 이렇게 도성을 따라 걷다보면 곡장안내소에 이른다.

출입증을 지급받고 반납할 수 있는 곡장안내소 모습

출입증을 지급받고 반납할 수 있는 곡장안내소 모습 ⓒ최용수

‘곡장(曲墻)’이란 주요 지점이나 시설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성벽의 일부분을 둥글게 돌출시켜 쌓은 성을 말한다. 한양도성에는 백악산과 인왕산에 곡장이 하나씩 있다. 도성을 둘러싼 산세 중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설치된 곡장이어서 인증샷과 작품 사진 촬영 장소로서 인기 만점이다.

백악곡장에서 쵤영한 한양도성 모습, 멀리 인왕산 성곽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백악곡장에서 쵤영한 한양도성 모습, 멀리 인왕산 성곽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최용수

곡장에 올랐다. 한양도성 북악산 구간이 구불구불 펼쳐있고, 고개를 드니 멀리 인왕산 성곽은 물론 부암동, 평창동, 북한산이 파노라마 풍경이다.

한양도성 북악구간 중 최고의 촬영 장소 곡장 모습

한양도성 북악구간 중 최고의 촬영 장소 곡장 모습 ⓒ최용수

많은 시민들이 곡장에 올라 조망을 즐기고 있다

많은 시민들이 곡장에 올라 조망을 즐기고 있다. ⓒ최용수

청운대안내소에서 지급 받은 출입증은 곡장안내소에서 반납한다. 이어 하산길을 따라 내려가면 마지막 출입문인 ④번 출입문에 다다른다. 경사가 급하지 않고 흙길이 많아 산책하기에 편안하다. 10여 분 남짓이면 ④번 출입문에 다다른다.

잘 정비된 탐방로 덕에 노약자들도 무리없이 탐방이 가능하다

잘 정비된 탐방로 덕에 노약자들도 무리없이 탐방이 가능하다. ⓒ최용수

출입문 밖은 북악스카이웨이로 이어진 차도이다. 구불구불한 차도여서 인증샷을 하려면 오가는 차량을 주의가 필요하다. 창의문에서 시작한 새로 개방한 북측 지역의 3km 탐방은 이곳에서 마무리 된다.

새로 개방한 북악산 북측 지역의 4번 출입문 모습

새로 개방한 북악산 북측 지역의 4번 출입문 모습 ⓒ최용수

하산길은 ④번 출입문에서 왔던 길을 되돌아가도 좋으나 색다른 분위기를 원한다면 북악스카이웨이 도로를 건너 산책길을 따라 부암동버스정류장으로 내려와도 좋다. 한양도성 안쪽을 걷고 싶다면 곡장안내소에서 출입증 다시 받아 청운대로 올라서면~1.21사태 소나무~백악마루~돌고래쉼터를 거쳐 창의문으로 하산할 수 있다.

새로 개방된 지역에는 각종 군사시설물이 있어 전방의 비무장 지대를 걷는 듯한 느낌이 든다.

새로 개방된 지역에는 각종 군사시설물이 있어 전방의 비무장 지대를 걷는 듯한 느낌이 든다. ⓒ최용수

1968년 ‘김신조 사건’ 이후 52년 동안 일반인 출입이 통제되었던 북악산 북쪽 지역이 시민들의 새로운 녹지공간으로 되돌아와 반갑다. 2022년 북악산 남쪽 지역까지 개방이 완료되면 여의도공원 4~5배에 이른다니 흥분된다. 또한 이번 개방으로 산악인들의 오랜 바람인 백두대간의 맥이 살아났다. 추가령에서 남쪽으로 한강과 임진강에 이르는 산줄기 한북정맥의 북악산과 북한산이 오롯이 이어지게 된 것이다.

4번 출입문에서 부암동으로 내려오는 북악스카이웨이 옆 탐방로, 특히 봄 가을이 아름답다.

4번 출입문에서 부암동으로 내려오는 북악스카이웨이 옆 탐방로, 특히 봄 가을이 아름답다. ⓒ최용수

개방 직후여서 당분간은 많은 시민들이 만추를 즐기려 찾을 것 같다. 비록 코로나19 상황이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로 완화는 되었으나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될 것 같다.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른 탐방객과의 2m 이상 거리두기, 뒤풀이 자제 등 방역수칙은 철저히 준수하자. 행동의 자유가 넓어진 만큼 책임도 무거워졌다. 코로나19의 으뜸 백신은 국민 개개인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필자의 글이 새로 개방된 지역을 찾는 시민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싶다.

탐방로 주변에 설치된 위치 안내판과 코코매트 깔린 산책로

탐방로 주변에 설치된 위치 안내판과 코코매트 깔린 산책로 ⓒ최용수

■ 북악산 한양도성 탐방로 안내
○ 개방 시간 :
- 겨울(11월~2월) 09:00~17:00(15시까지 입산)
- 봄가을(3~4월/9~10월) : 09:00~18:00((16시까지 입산)
- 여름(5~8월) : 09:00~19:00(17시까지 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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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최용수 생산일 2020-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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