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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區)마다 다른 풍경이 펼쳐지는 도림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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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 고가도로가 도림천 위에 지붕처럼 이어져 강한 햇살이나 비를 막아준다ⓒ김종성

전철 고가도로가 도림천 위에 지붕처럼 이어져 강한 햇살이나 비를 막아준다

도림천(道林川)은 서울시 관악구 관악산에서 발원해 관악구·동작구·구로구·영등포구를 거쳐 신정교 근처에서 안양천에 합쳐져 한강으로 흘러가는 약 14km의 하천이다.

도림천변 산책로는?2호선 도림천역에서 대림역, 구로디지털단지역, 신림역 등 전철역이 하천을 따라 나있어 어디서나 접근하기 쉬운 도심 속 걷기 좋은?길이다. 또 자전거를 타고 도림천역에서 출발해 하천 양쪽 길을 오가며 왕복 주행할 수 있는 자전거 여행 코스이기도 하다.

가을 분위기 물씬한 도림천변길ⓒ김종성

가을 분위기 물씬한 도림천변길

도림천 산책의 매력은 하천이 4개의 구(區)를 지나다보니 구마다 하천의 느낌이 달라 여행하는 기분을 들게 해준다는 것이다. 특히 오래된 하천변에 자연스레 자리한 전통재래시장에 들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먼저 2호선 대림역으로 향했다. 12번 출구 바로 앞에 이어진 ‘대림중앙시장(영등포구 대림2동)’에 들어서면 진짜 차이나타운을 볼 수 있다. 유명 관광지가 된 인천의 차이나타운과 달리 중국 동포들의 일상과 먹거리가 고스란히 묻어있는 곳이다. 거리를 빽빽하게 메운 울긋불긋 간판들, 노점이나 식당의 이질적인 음식들, 속사포 같은 중국말에 조선족 동포들이 쓰는 북한말까지 생생하게 들려온다.

대륙의 별별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대림중앙시장ⓒ김종성

대륙의 별별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대림중앙시장

이 시장은 대륙의 별별 음식을 맛볼 수 있어서 종종 들르게 된다. 빠오즈(중국식 만두 혹은 찐빵)부터 시작해 양꼬치, 훠궈(중국식 샤브샤브), 돼지 간 무침, 중국 송나라 때 시인 소동파가 사랑했다는 돼지고기 요리 동파육, 윈난성에서 온 윈난 쌀국수까지 없는 게 없다. 내가 지금 중국 어느 동네에 여행 와 있는 게 아닌가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도림천변 위에 있는 벚나무 제방길ⓒ김종성

도림천변 위에 있는 벚나무 제방길

신대방역을 지날 땐 천변 산책로 위로 난 둑방길을 걸었다. 둑방길 양옆으로 벚나무가 울창하게 들어서있어 지나가는 기분이 참 상쾌하다. 봄엔 화사한 벚꽃길로 동네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길이란다. 빨리 지나가면 갈수록 손해 보는 길이지 싶었다.

도림천의 상류지역인 신림역엔 두 개의 천변 시장이 자리하고 있다. 중고등학교 시절 다녔던 교회에서 주일마다 친구들과 찾아갔던 추억의 순대시장이 아직도 번성하고 있어 반가웠다. ‘원조민속순대타운(관악구 신림동)’이란 시장 입구 간판이 무색하지 않았다. 순대시장 맞은편엔 50년 전통의 신원시장이 있는데 도림천 상류 끝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중 이곳에서 저녁밥을 먹었다.

동네 골목길 따라 터널처럼 횡으로 길게 이어진 신원시장 끄트머리에 칼국수와 보리밥을 파는 식당이 있다. 꽁보리밥을 시키면 작은 그릇에 칼국수를 담아 주는데 가격이 4,500원으로 무척 저렴했다. 국수를 한 젓가락 입에 넣자 혀를 휘감는 면발의 쫄깃함에 두 번째로 놀랐다. ‘생칼국수’라며 식당 주인장 아주머니가 자랑 할 만한 식감이 느껴지는 국수였다. 가성비 좋은 맛집으로 추천한다. 신원시장에선 10월 22일 달빛축제를 한다니 가봐야겠다.

도림천에서 용 나는 도서관, 재미있는 이름이 더욱 기억에 남는다ⓒ김종성

도림천에서 용 나는 도서관, 재미있는 이름이 더욱 기억에 남는다

도림천 승리교 아래를 지나다보면 하천변 위로 웬 용 한 마리가 물길을 지긋이 쳐다보고 있다. 이름도 재미난 ‘도림천에서 용 나는 도서관(관악구 신림로 297)’이다. 컨테이너 크기의 아기자기한 미니 도서관으로 ‘개천에서 용 난다’는 속담처럼 동네 아이들이 이곳에서 책을 읽으며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바란다는 의미에서 이런 도서관 이름을 짓게 되었단다. 노천카페 같은 도서관 옥상에 앉으면 도림천 풍경이 눈앞에 펼쳐져 책을 더 잘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관악산이 보이는 도림천 상류ⓒ김종성

관악산이 보이는 도림천 상류

관악산이 우뚝 서있는 도림천 상류는 백로가 길쭉한 다리로 산책을 하고, 작은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유영하는 맑은 물길이 이어졌다. 상류 끝에 서있는 안내판을 보니, 건천인 도림천에 흐르는 물은 관악산 계곡수와 한강물을 끌어 올린 물이라고 한다. 인공적인 조경하천보다 생명이 호흡하는 생태하천으로 시민들 곁에서 오래도록 흘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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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區)마다 다른 풍경이 펼쳐지는 도림천 여행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김종성 생산일 2016-10-11
관리번호 D0000027677236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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