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서울
'서울 속 일본' 동부이촌동을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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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이촌동은 지하철 중앙선과 4호선이 다니는 ‘이촌’역 4번 출구에 위치한다. 아침이면 오가는 회사원과 학생들로 바쁘지만 시간이 지나면 고즈넉한 이촌역은 어딘지 모르게 일본의 작은 역과 닮아있다.
이곳은 1960년대 중반부터 일본인들이 거주하면서 일본인마을을 이뤘다. 일본대사관 및 기업들이 서울 도심에 있는 데다 당시 일본인 학교가 강남에 있었기 때문에 출퇴근이 용이했다. 또 동부이촌동에는 일본어가 가능한 병원이나 미용실, 은행, 부동산들이 있어 언어로 인한 어려운 점은 적은 편이다.
?2010년 상암동으로 일본인학교가 이전하면서 꽤 많이 이사를 갔지만, 아직도 많은 이들이?동부이촌동에 살고 있다. 굳이 다른 동네와 다른 점을 찾자면 조그만 동네 슈퍼에서 일본 상품들을 많이 팔고 간판에 간혹 일본어가 적혀 있다는 것이라고 할까.
동부이촌동에 살고 있는 일본인 주부 타카코 씨는 아이들의 도시락을 싸기 위해 아침 5시에 일어난다. 남편과 아이들 도시락과 아침을 준비하려면 그 시간도 빠듯하다. 7시 10분경, 동부이촌동에 일본인 학교의 노란색 스쿨버스가 오면 기다리던 아이들이 차례차례 탄다. 8시 10분까지 학교에 도착해야 한다. 그렇게 큰 아이가 가고 나면 이번에는 10시까지 작은 아이를 유치원으로 보낼 준비를 한다.
주재원인 남편들의 직업은 은행, 유통, 상사, 제약회사, 매스컴 등으로 다양하다. 한국에 부임하면 남편의 직장에서 가족모임을 열어 친분을 다지고 한국정착에 필요한 정보를 얻는다. 남편이 한국인인 경우는 일할 수 있는 비자를 받을 수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못하다.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는 다양하다. 일본인 주부들은 대부분 이촌 글로벌 센터, 대학 어학당, 한국인 개인 교사, 교회 등을 통해 한국어를 배운다. 어느 정도 한국어를 익히면 영어를 배우거나 인사동이나 이촌동에서 보자기와 매듭을 배우며 취미활동을 한다. 특히 한국요리 및 다도수업은 인기가 많다. 남는 시간을 이용해서 봉사를 하고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맛집을 찾아가고 대화를 나누다 보면 외국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많이 사라진다.
오후 3시가 조금 넘자 일본인 주부들이 모여 들기 시작한다. 3시 반 경에 스쿨버스가 도착하기 때문이다. 이촌동 스쿨버스 정류장은 항상 이 시간 줄이 길게 늘어서 있어서 처음 보는 사람들은 신기해한다. 버스를 기다리며 나누는 대화는 대부분 자녀들에 관한 이야기거나 일상생활에 관한 것이다. 일본인 학교는 매일 도시락을 싸야하기 때문에 주부들은 늘 반찬걱정이다.
“내일 도시락반찬은 뭐 만들 거야?”
방과 후 몇몇 일본 아이들은 신촌 등지에 있는 교과 학원에 다니지만 대다수 아이들은 동네에서 축구나 태권도, 수영 등을 배운다. 학교에서나 가정에서 일본어를 쓰기 때문에 아이들은 한국어를 잘 모른다. 그래서 동부이촌동 태권도도장은 별도의 일본인 반이 있거나 사범님들이 간단한 일본어를 하여 일본인 엄마들의 걱정을 덜어준다.
타카코 씨의 큰 아들 카즈(11)군도 태권도를 좋아한다. 소질이 있어 용산구에서 하는 대회에서 몇 번 수상도 했다. 태권도를 계속 하고 싶어 한국에 살고 싶다고 말했다. 카즈군이 다니는 일본인 학교는 일본으로 귀국이 확실한 일본국적자 혹은 일본 영주권자에게 입학허락을 한다.
우리나라와 달리 4월부터 새 학년이 시작된다. 여름방학이 한 달인 것은 차이가 없지만 겨울방학이 짧고 봄방학이 길다. 방학과 연휴에는 대부분 일본에 다녀온다. 일본에서 돌아올 때는 작은 선물을 사서 이웃이나 친구에게 돌리며 인사를 한다. 자가용이 없으므로 자전거와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장을 보고 저녁을 준비한다. 일본어로 쓰인 가정통신문을 보며 체크를 한 뒤 아이들 목욕을 시키고 재우면 하루가 금방 지나간다.
“한국에 와서 놀란 것은 정이 많다는 것이었어요, 일본에서는 전철에서 아기를 보고 관심을 주지 않거든요. 한국에서는 늘 귀엽다고 말을 걸어주고 유모차 옮기는 것을 도와주거나 사탕을 주기도 해요.”
TV서 운동경기를 보는데 아이가 한국을 응원하고 있더라는 토모코 씨의 말이다. 실제로 귀국자녀들 중에는 한국의 음식과 문화를 잊지 못해 도쿄의 한국인 타운인 신오쿠보로 매주 장을 보러 가기도 한다고 했다.
오랜 시간을 지내도 가끔씩 서로 다른 문화에 놀라기도 하고 한일간 민감한 문제 등 불편한 점도 있다. 하지만 상대방의 가치관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본다면 누구나 서로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서울이 깨끗하고 사람들의 마음이 따뜻해서 좋다는 일본인들. 타카코 씨도 토모코 씨도 서울에서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이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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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시스템 | 내손안에서울 | 제공부서 | 콘텐츠담당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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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책임자) | 시민기자 김윤경 | 생산일 | 2016-07-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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