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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사면 더 좋은 ‘공정무역’ 상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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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서울 착한 경제 (48) 지구를 위한 착한 소비, 공정무역
‘커피, 초콜릿, 설탕, 홍차, 면화(목화)’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공정무역 5대 상품이다. 이들의 원료는 과거 제국주의 시대 식민지 플랜테이션의 대표 작물로, 저개발국가 가난한 농민들이 주로 재배하고 있다. 낮은 임금과 열악한 환경 탓에 현재까지도 여전히 아동 강제 노동이 자행되고 있다. 소수의 다국적 기업이 이익의 대부분을 가져가는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무역품이다. 이처럼 불공정한 무역품이 공정무역 대표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배경과 함께, 국내 공정무역 상품과 그 구입하는 방법 등을 알아보았다.
숫자로 보는 불공정 무역 vs 공정무역
70% 이상의 커피 원두 생산자는 여성이다. 커피를 재배하고 수확하고, 분류하는 일 대부분을 여성이 하고 있다는 얘기다. 반면 여성 소유의 커피회사는 10%뿐이다. 이렇듯 이들 불공정 무역품은 소유 구조는 물론, 운영과 근로 조건 전반에 있어 성차별이 심하다. 이에 공정무역은 성 평등은 물론, 어떠한 차별도 금지하고 있다. 특히 여성 생산자의 역할을 존중하며 정당한 지위와 임금을 보장한다.
6개의 거대 다국적 기업이 세계 초콜릿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며, 5개 기업이 전체 커피 산업의 70% 가까이 지배한다. 차는 7개 기업이 생산량의 85%를 관리한다. 이렇듯 이들 상품들은 거대 다국적 기업들이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이윤 또한 이들 기업들에게 돌아가는데, 커피 이윤의 90%는 무역업자와 소매업자가 가져간다.
하지만 공정무역은 생산자들과 직접 구매해 중간 상인들 수를 줄임으로써 농민들이 더 많은 몫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생산자 무역업자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상호 합의한 공정한 가격을 지불하는 등, 상호 존중과 신뢰를 기반으로 투명하고 장기적인 거래 파트너십 관계를 맺는다.
5%도 채 되지 않는 생산 농가의 몫
천 원짜리 초콜릿을 사 먹으면, 카카오 농부는 50원, 초콜릿 제조 판매 회사는 700원을 가져간다. 다른 상품들도 비슷한데, 면화 농민들은 소비자 가격의 3%도 받지 못하며, 종종 1%보다 적게 받는다. 때문에 대부분의 농민들은 평균 하루 2달러 미만, 세계은행이 정한 빈곤선에도 못 미치는 임금을 받고 있다.
이에 공정무역은 생산자들에게 지속 가능한 생산과 생계를 보장할 만큼 합의된 최저가격을 보장한다. 시장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합의된 최저가격만큼은 보존해줘, 생산자들의 생활도 안정시키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공정무역 생산자들은 일반적으로 일반 시장에 비해 2배가 넘는 이익을 보장받는다.
아이러니하게도 대부분의 카카오 농장에서 일하는 아이들과 농부들은 초콜릿을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다. 세계 카카오 생산의 3분의 2가 코트디부아르, 가나와 같은 서아프리카 국가에서 생산되고, 이 두 나라 농민의 90%가 카카오를 주 수입원으로 하고 있음에도 이들은 초콜릿을 맛볼 여유가 없다.
4번째로 세계에서 가장 큰 담수호였던 아랄해는 현재 전체 면적의 15%만 남았다. 그 원인으로 면화 재배를 꼽는데, 우즈베키스탄(세계 2위 면화 수출국)에서 면화 재배를 위해 이곳의 물을 끌어와서 사용했기 때문이다. 면화 생산에는 많은 물이 소비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티셔츠 하나와 청바지 한 벌을 만들 수 있는 양인 1kg의 면을 생산하는데 2만 리터의 물을 필요로 할 정도. 하지만 공정무역 면화는 유기농으로 재배해 깨끗한 물 소비를 91%가량 줄인다.
더구나 3대 농약 사용량이 많은 작물로 담배와 함께 커피, 면화를 꼽는다. 면화는 전 세계 경작지 중 단 2.4%에서 재배되는데, 세계에서 생산되는 전체 살충제의 25%, 농약의 11%가 살포될 정도다. 연간 약 2만 명이 면화 농장에서 살충제 중독으로 사망한다. 이와 같은 과도한 화학물질 사용은 환경도 파괴하고, 가난한 농민들을 병들게 할뿐더러 더욱 가난하게 만든다. 인도에서는 유전자조작 면화 생산을 위한 종자, 비료, 살충제 구입 등으로 진 빚을 감당하지 못해 자살하는 농민들이 무척 많다. 이에 공정무역은 유기농법 또는 유해 화학물질을 덜 쓰는 생산방식을 추구한다. 생산지 환경과 생산자의 건강을 해치지 않는 생산방식을 원칙으로 한다.
또, 10명 중 1~2명의 아이들은 노동을 강요받고 있다. 국제노동기구의 2012년 아동노동통계 자료를 보면 전 세계 11~16%의 아이들이 노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 커피, 면화, 사탕수수, 차 생산지는 아동노동으로 악명 높은 곳이다. 세계 카카오의 70% 이상이 생산되는 서아프리카 카카오 농장에서 일하는 아이들의 수는 180만 명, 이들 중엔 인신매매로 팔려온 아이들도 있다. 작업 현장 또한 비위생적이고 위험하다. 공정무역은 아동노동과 강제노동을 금지하고 있다. 부모의 안정된 소득을 보장하며, 생산환경은 물론, 생산지 마을 교육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다. 더불어 투명성과 책임성을 원칙으로 고용인, 회원, 생산자들이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모든 무역 파트너가 관련 자료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믿을 수 있는 공정무역, 이렇게 이용하자
공정무역은 이처럼 경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불공정한 무역으로 발생하는 구조적인 빈곤문제를 해결해 나가려는 세계적인 시민운동이자 사업이다. 믿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든 생산자들에게 정당한 몫을 지불하고 기회를 제공하여 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한다. 공정무역에선 5~10%의 공동체 발전 기금 (공정무역 프리미엄, 소셜 프리미엄)을 지불하도록 되어 있는데, 훈련 및 장비 지원, 보건위생시설, 교육 시설, 도로 등 다양한 사회적 서비스에 투자되면서 지역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한다.
국제적으로 공정무역은 1950~60년대 시작, 70~80년대 인증 제도가 만들어지며 대규모 판매가 가능해졌고 소비자들이 찾기 쉬워졌다. 반면 우리나라는 2000년대 아름다운 가게 등 몇몇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뒤늦게 시작되었지만, 그 성장 속도는 매우 빠른 편이다. 해를 거듭하며 상품 종류도 다양해졌는데, 커피와 커피 제품, 각종 차, 초콜릿과 코코아, 설탕, 캐슈넛과 같은 견과, 건망고·건체리·건살구 등 건과일, 올리브유, 후추, 계피, 화장품과 비누 등 여러 상품을 만날 수 있다. 또한, 각종 수공예품도 선보이고 있는데, 에코백에서 스카프, 모자는 물론, 각종 의류도 구입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액세서리, 쿠션·러그·티팟 등 리빙 제품, 축구공, 아이들 장난감 등 다양한 상품을 만날 수 있다.
그렇다면 다양해진 공정무역 제품, 어디서 어떻게 구입하면 될까?
공정무역 제품도 무턱대고 구입하기보다는 생산 환경을 꼼꼼하게 따져보는 것이 좋다. 합의된 공정한 최저가격과 공정무역 공동체 발전 기금을 보장하고, 아동 노동 강제 노동 금지, 차별 금지 및 결사의 자유 보장, 투명하고 장기적인 거래 파트너십, 생산지 환경과 생산자 건강을 해치지 않는 생산 방식 등 공정거래 원칙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다.
일일이 확인하기 귀찮다면, 한국공정무역단체 협의회 소속 공정무역 단체 제품을 이용하자. 지난 2012년 발족한 한국공정무역단체 협의회에는 현재 아름다운커피, 기아대책 행복한나눔(비마이프렌드), 두레생협 APnet, 아시아공정무역 네트워크, 아이쿱생협, 페어트레이드코리아 그루, 한국 YMCA 피스커피, 더페어스토리, 어스맨, 얼굴 없는 거래등 10개 단체가 함께 하고 있다.
이들은 단체 홈페이지나 각종 홍보물 등을 통해 생산지 이야기를 전하며, 공정무역 원칙을 어떻게 지켜나가는지 소비자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다. 해당 단체 홈페이지의 쇼핑몰을 통해 편하게 구입할 수도 있지만, 서울 곳곳에 있는 매장을 이용해도 된다. 협의회 소속 다양한 제품 정보와 상품들을 한자리에서 보고 싶다면 서울시청 지하 시민청에 있는 공정무역 가게에 들르면 된다.
또한 두레생협 등 공정무역 제품을 취급하는 생협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리 땅에서 자란 가까운 지역 농산물이나 생산물도 이용하고, 지역에서 조달할 수 없는 일부 제품은 공정무역으로 구입하는 보다 현명한 소비를 할 수 있다.
그동안 물건을 구입할 때 단지 가격과 품질만 고려했다면, 이젠 생산자들이 처한 환경, 생산 방식 등도 따져보는 것이 좋겠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을 나눌 때, 우리 사회도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야 할 미래도 조금은 더 살맛나지 않을까? 공정무역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소비자의 힘을 함께 느껴보자.
이현정 시민기자는 '협동조합에서 협동조합을 배우다'라는 기사를 묶어 <지금 여기 협동조합>이라는 책을 출판했다. 협동조합이 서민들의 작은 경제를 지속가능하게 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그녀는 끊임없이 협동조합을 찾아다니며 기사를 써왔다. 올해부터는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자리 잡은 협동조합부터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자활기업에 이르기까지 공익성을 가진 단체들의 사회적 경제 활동을 소개하고 이들에게서 배운 유용한 생활정보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그녀가 정리한 알짜 정보를 통해 '이익'보다는 '사람'이 우선이 되는 대안 경제의 모습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
본 콘텐츠는 서울시'내 손안에 서울'에서 게재중인 콘텐츠 입니다. 내 손안의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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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시스템 | 내손안에서울 | 제공부서 | 콘텐츠담당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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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책임자) | 시민기자 이현정 | 생산일 | 2016-05-24 |
관리번호 | D0000026230674 | 분류 | 기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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