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서울
4월에 한번쯤 걸어볼 만한 산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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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20대 국회의원을 뽑았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민주주의는 우연히 찾아와준 행운일까? 서울시에서 봄·가을에 걷기를 추천하는 ‘민주묘역순례길’을 탐방했다. 일제로부터의 독립과 민주주의의 의미를 간직한 테마 산책길이다. 국립4·19민주묘지(이하 4·19묘지), 17위의 광복군 합동 묘소를 비롯한 12기의 독립유공자 묘역, 헤이그에 특파되었던 이준 열사, 초대 부통령 이시영 선생 등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전시한 야외 박물관 같았다.
민주묘역순례길은 강북구 수유동의 북한산 자락에 있다. 출발점은 솔밭근린공원이다. 이준 열사 묘지에 이르는 2.3km의 부담 없는 산책길이다. 이곳에서 조선시대부터 있던 섶다리를 만날 수 있다. 도심 주택가에 있으면서도 100년이 넘은 소나무가 빼곡한 솔밭근린공원, 소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솔 향은 탐방객을 금방 취하게 만든다.
얼마를 걸었을까? 4·19묘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에 다다른다. 눈 맛(?)이 시원할 정도로 시야가 탁 트였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은 도심 생활에 지친 사람들을 치유하는 듯하다. 민주묘역순례길 최고의 쉼터로 이미 입소문이 난 곳이다.
4·19묘지는 1960년 독재와 불의에 항거한 4·19혁명 때 희생된 186위(位)의 영령을 모신 합동분묘이다. 약 4만 평 규모로 중앙에 민주혁명의 기상을 상징하는 7개의 탑주(塔柱) 4.19기념탑이 솟아있으며, 유영봉안소, 상징문, 각종 조형물이 자리하고 있다.
“해마다 四월이 오면 접동새 울음 속에 그들의 피 묻은 혼의 하소연이 들릴 것이요. 해마다 四월이 오면 봄을 선구하는 진달래처럼 민족의 꽃들은 사람들의 가슴마다에 되살아 피어나리라” 4·19기념탑에 있는 추모의 글 중의 일부이다. 1993년에 국립묘지로 승격되었다.
4·19묘지를 둘러본 후 보광사 입구를 지나면 신숙 선생 묘역을 시작으로 김도연, 서상일, 양일동, 김창숙, 유림, 이시영, 김병로 선생 묘역이 차례로 이어진다. 각 묘역 앞에는 선생들의 약력과 살아생전 애국활동이 적힌 팻말이 세워져있다. 길을 걸으며 독립유공자를 한 사람씩 만나다보면 절로 숙연해 진다. 호젓한 산길이 제격이다.
유림 선생 묘역 앞에는 옛 정취를 더하는 섶다리가 재현되어 있다. 섶다리란 나룻배를 띄울 수 없는 낮은 강에 통나무와 솔가지, 흙을 이용해 만든 임시 다리이다. 매년 추수를 마친 10월 하순경 마을 사람들이 힘을 합쳐 만들었다가 이듬해 여름 장마로 떠내려갈 때까지 사용했다고 한다.
옛날을 상상하며 섶다리를 건너면 어느새 순례길이 끝나는 이준(李儁 1859~1907) 열사 묘역에 다다른다. 1907년 체결된 을사늑약의 무효를 알리기 위해 이상설, 이위종과 함께 고종의 밀사로서 네덜란드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파견되었으나 일제의 방해로 회의장에 입장하지 못하고 순국하였다. 헤이그 시립공동묘역에 묻혀 있다가 1963년 고국의 품으로 돌아와 현 위치에 안장되었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나라의 소중함과 민주주의의 참 의미를 일깨워주는 것보다 더 소중한 교육은 없을 것 같다. 아들과 손자에게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4·19묘지를 둘러보던 할아버지의 진지한 모습, ‘저런 열정이 민주주의의 초석이 되었구나’ 싶었다. 뜻 깊은 4월을 의미 있게 마무리하고 싶다면 아이들과 함께 민주묘역순례길을 걸으며 민주주의 참 의미를 새겨보라.
■ 민주묘역순례길 탐방 정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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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책임자) | 시민기자 최용수 | 생산일 | 2016-04-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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