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서울
고맙고 대견한 '종로 꽃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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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계절, 온 세상이 봄꽃들로 들썩인다. 하지만 꽃을 찾아 나서기란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다. 교통체증과 붐비는 인파에 시달리다 보면 꽃구경도 전에 지치기 마련이다. 멀리 가지 않고 가까이서 꽃구경할 순 없을까?
지난 주말 서울 도심 한복판에 있는 꽃시장을 찾아가 보았다. 종로 5가에 있는 '종로 꽃시장'이다. 양재동 꽃단지처럼 큰 규모는 아니지만 형형색색의 꽃들과, 묘목, 채소모종, 화분 등이 가득해 봄꽃들을 구경하기엔 충분했다. 꽃망울이 봉긋 차오른 키 작은 꽃들이 올망졸망 모여앉아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는 듯 보였다. 괭이밥, 용담, 노루귀, 할미꽃 등 친숙한 토종 풀꽃부터 처음 보는 서양 풀꽃 까지 모두들 명찰을 달고 있어 절로 이름이 읽혀진다. 이름조차도 예쁜 그 이름들을 하나씩 불러주다 보면 가슴 한켠에 밀어둔 채 잊고 지내왔던 감성들이 돌연 살아나 풍성한 마음 속 여유를 찾게 된다.
상추랑 토마토, 가지 등 채소 모종을 파는 가게에도 행인들의 발길이 북적인다. 노점이 텃밭인양 싱싱 푸르게 자라고 있는 채소 모종은 이곳 꽃시장에서 가장 가격이 저렴한 만큼 인기도 많다. 상추, 치커리 등 잎채소는 1천원에 3포기로 사기가 오히려 미안할 정도다. 꽃은 포기 당 2천~5천 원이며 싸리나무, 라일락 철쭉 등 매끈한 자태의 묘목은 이보다 조금 더 높은 값에 거래가 되고 있다.
'종로 꽃시장'은 종로구가 추진한 '걷기 편한 종로거리 만들기' 프로젝트에 따른 것으로 지난 2010년에 조성됐다. 광장시장에서 종로6가 일대 길가에 늘어선 화초 노점상을 옮겨 새롭게 개장한 이곳에서는 꽃과 묘목, 씨앗 등을 시중보다 30∼40%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물은 한 번 줄 때 충분히 주세요." 영산홍을 비닐봉지에 담아 건네며 가게 주인이 당부를 하자 손님은 가슴 벅찬 듯 영산홍을 팔 벌려 안아든다. 화분가게도 있어, 거름이 섞인 흙을 구입하고 그 자리서 직접 꽃을 심어갈 수도 있다.
천천히 걸어 1시간 정도면 꽃시장을 모두 돌아볼 수 있다. 굳이 꽃을 사지 않더라도 한번쯤 찾아가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는 꽃시장이 번화한 종로 거리에 있음이 고맙고 대견하다. 길을 지나다 보면 꽃구경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화훼·묘목 특화거리'로 조성된 곳인 만큼 꽃과 나무 잘 기르는 법, 나무나 꽃에 대한 특징도 덤으로 알게 되고 꽃시장을 찾는 소박한 이웃들도 만날 수 있는 기쁨도 있다.
'종로 꽃시장'에서 돌아오는 길목에 있는 신진시장 둘러보기는 필수 코스다. 나들이 길을 즐겁게 마무리 해줄 맛있고도 영양가 있는 먹거리가 있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특히 종로5가역 6번 출구에 있는 신진시장 생선구이 골목은 연탄불에 달궈진 석쇠에 소금 뿌려가며 생선을 굽는 곳으로 유명세를 탄지 오래다. 신진시장 안 부침개집들의 고소한 기름 냄새도 구미를 당긴다. 제철 채소인 감자와 부추를 넣은 두툼한 채소전과 조갯살과 오징어를 듬뿍 넣은 해물전이 각각 2천원과 4천원으로 저렴한 편. 신진시장과 맞닿아 있는 광장시장에 가면 더 다양한 먹거리를 찾을 수도 있다.
햇살 좋은 날엔, 가족·친구들과 함께 종로 꽃시장에서 무르익은 봄날을 만끽해보자.
본 콘텐츠는 서울시'내 손안에 서울'에서 게재중인 콘텐츠 입니다. 내 손안의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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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시스템 | 내손안에서울 | 제공부서 | 콘텐츠담당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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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책임자) | 시민기자 박분 | 생산일 | 2015-05-04 |
관리번호 | D0000022219237 | 분류 | 기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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