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서울

동네 빵집들이 뭉쳐 부르는 희망 노래

문서 본문

서울시에서는 경제적 여건으로 광고를 하기 어려운 비영리단체나 사회적기업 분들을 위해 시가 보유한 홍보매체를 무료로 개방하여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내 손안에 서울'에서도 이들의 희망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세 분의 시민기자님들이 공동으로 취재 기사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그 희망의 메시지, 함께 들어보시죠!

2015-1. 희망광고기업 (5) 힘을 합쳐 골목 상권에서 살아남은 빵집들 '동네빵네협동조합'

`깜빠뉴 베이커리`를 운영하고 있는 동네빵네 협동조합 신흥중 이사장

`깜빠뉴 베이커리`를 운영하고 있는 동네빵네 협동조합 신흥중 이사장


골목골목 들어선 프랜차이즈 매장들 사이, 굳건히 자리를 지켜온 동네 가게를 보면 늘 반갑다. 옛 골목의 추억이 떠올라 반갑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고군분투 이어온 것이 고맙기도 하다. 그리고 내심 그 비결이 궁금해진다. 40~50년 장인 정신으로 지켜온 동네빵집 주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하여 찾아가 알아보았다. 그들의 고군분투 경험담과 더불어, 동네빵집 지키기를 위해 뜻 모아 협동조합을 설립한 이야기도 들어보았다.

장인 정신으로 고수해온 동네빵집

"59년도에 시작했는데, 그땐 주로 일본 기술자한테 배웠지. 하루 4시간 자고, 휴일도 없었어. 배운다기보다는, 그냥 눈치껏 알아서 하는 거지. 못하면 맞고 그랬어."

'동네빵네협동조합'은 서대문구·은평구 동네빵집 9곳의 주인들이 모여 설립한 협동조합이다. 짧게는 25년, 대부분 40~50년 이상 빵을 만들어온 제빵 기술자들이다. 반세기를 거슬러, 고생인 줄도 모르고 기술을 배우던 이들의 지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노동 인권이나 위생, 건강에 대한 개념이 부족했던 그 시절 이야기 속에는 빵에 얽힌 근현대사가 오롯이 담겨있었다.


깜빠뉴 베이커리를 찾은 주민들

깜빠뉴 베이커리를 찾은 주민들


그렇게 배운 빵 기술 덕에 내 가게의 꿈은 이룰 수 있었지만, 다들 적지 않게 고생을 했다고 한다. 석유파동이나 나라 경제가 어려워지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이래저래 버틸 수 있었는데, 프랜차이즈 빵집들이 생기며 정말 힘들어졌다고 한다.

프랜차이즈 비용이 부담스러워 동네빵집으로 남아있는 조합원도 있지만, 동네빵네협동조합 조합원들 대부분은 어렵게 배운 기술이 묻히는 것이 아쉬워 동네빵집을 고수하고 있다고 한다.

은평구 신사동에서 '깜빠뉴 베이커리'를 운영하고 동네빵네 협동조합 신흥중 이사장은 매일 아침 6시부터 자정까지 빵집 문을 연다. 휴무일 없이 늘 한결같이 골목의 아침을 열고 마지막까지 남아 골목의 하루를 마무리해왔다. 빵 만들기 인생 50여 년이 다 되어 가지만, 여전히 소문 난 빵집을 찾아 전국을 돌며 연구하고 있다. 신흥중 이사장은 동네 빵집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성실함과 남다른 열정이 필요하다는 조언을 들려준다.

신흥중 이사장은 새로운 기술을 찾아 습득하며, 변화하는 소비자의 취향에 맞추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한다. 이들 9곳의 동네빵집들이 뜻 모아 협동조합을 설립한 것 또한 이러한 이유였다.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는 현실을 타개하고자 힘을 모으기 시작한 것이다.


공동생산시설로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장비들을 확보했다

공동생산시설로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장비들을 확보했다


동네빵집들의 희망 찾기 '동네빵네 협동조합'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장비가 좋아야 하죠. 위생시설도 잘되어 있어야 하고... 그런데 우리 조그만 가게의 장비들은 다 낡고 노후화됐죠. 괜찮은 제빵제과 기계는 하나에 3~5,000만 원 가량 해요. 그런 고가의 장비를 동네빵집하며 살 수 있나요? 장사는 갈수록 안 되고, 언제쯤 문 닫을지 모를 상황인데, 투자를 안 하려고 하죠. 그래서 협동조합을 설립해 그런 장비를 갖춰서 프랜차이즈와 대항을 해보자 해서 시작한 겁니다."

마침 동네빵집들의 어려운 사정을 인식한 국제비영리단체(NPO) '인액터스'의 연세대학교 지부 학생들이 함께하며 새로운 모색을 할 수 있었다. 2011년부터 함께해온 학생들은 팜플랫·피오피 등을 제작하고 캠페인을 벌이는 등 홍보 마케팅 면에서 도움이 되어주었다.

이러한 협업을 바탕으로, 협동조합기본법 시행 이후 발 빠르게 준비해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었다. 덕분에 품질 향상을 위해 (발효종) 배양기 등 고가의 장비도 갖추고, 위생시스템도 제대로 갖춘 공동 생산시설과 사무소도 마련할 수 있었다. ?이로써 공동 R&D, 대량 생산으로 제품의 품질을 높이고 생산 비용은 절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개성 넘치는 깜빠뉴베이커리의 `오디빵`(좌)과 노블베이커리의 `모싯잎흥국쌀식빵`(우)

개성 넘치는 깜빠뉴베이커리의 `오디빵`(좌)과 노블베이커리의 `모싯잎흥국쌀식빵`(우)


하지만 동네빵네협동조합의 모든 빵은 수작업으로 생산된다. 공동생산시설 또한 자동화된 제빵공장이 아닌, 반죽 정도만 기계로 한다. 빚고 모양을 만드는 작업까지 기계화할 경우, 인건비는 절약할지 모르나 빵의 맛과 질은 떨어질 수 있기에 수작업을 고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동네빵네협동조합 소속 빵집에서는 각각 특유의 개성이 담긴 빵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공동생산시설에서 만든 생지로 제품을 다양화하고, 개별 빵집들만의 개성 있는 빵도 즐길 수 있는 일거양득의 만족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듯 협동조합은 방부제나 화학첨가물을 사용하지 않은 정직하고 건강한 빵, 동네빵집만의 매력을 담은 개성 있고 신선한 빵을 생산하고 있다.


동네빵네협동조합에서는 매주 목요일 회의를 한다

동네빵네협동조합에서는 매주 목요일 회의를 한다


"청국장 가루를 넣어 보면 어떨까요?"

"성인병 당뇨 환자 많으니 괜찮겠는데, 단가가 너무 올라가네요."

"최하 6,000원 정도로 맞춰야 하고, 설탕도 최소한도로 줄여야하지 않을까요?"

동네빵네협동조합 조합원들은 매주 목요일 저녁 사무실에 모여 회의를 한다. 신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도 하고, 배합률이나 제빵 방식, 단가, 포장까지 세세한 것 모두 함께 결정한다. 새로 개발한 제품은 때때로 시연을 통해 소속 조합 매장에서 최고의 빵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9명의 조합원은 모두 관리, 생산, 품질, 영업, 대외업무, 구매, 이사장 등 각자 업무를 맡아 함께 하고 있다. 1인 1표 민주적 운영이라는 협동조합 정신을 제대로 실천하고자 함이다. 하지만 이처럼 안정적인 틀을 갖추고 마음을 맞추기까지 내부적으로 어려움도 많았다.


동네빵네협동조합의 약속

동네빵네협동조합의 약속


조합원 모두 수십 년 동안 빵집을 운영했지만, 법인체 운영은 쉽지 않았다. 개인사업자로 빵집을 운영할 때와 달리, 재무도 어렵고, 노무 관리도 안 되고 무척 힘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운영컨설팅 등을 받으며 함께 노력한 결과 이젠 제법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1년 해보니 이젠 동네빵네라는 브랜드를 알아주시는 분들이 제법 많아졌어요. 그래서 책임감도 무겁게 느끼고 조심스럽죠. 고객들한테 실수하는 일 없도록 늘 경계하고 조심하고 있습니다."


동네빵네 노블베이커리의 내·외관

동네빵네 노블베이커리의 내·외관


동네빵네협동조합으로 함께 하며 9곳 조합원 빵집 모두 대략 30~40% 정도 매출이 향상되었다고 한다.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들도 제법 많아졌다. 실제 동네빵네협동조합은 주목받고 있는 몇 안 되는 협동조합 중 한 곳이다. 다큐멘터리 '3일' 등 언론에도 종종 등장하며 동네가게 위기 극복의 대안으로 소개되고 있다.

서대문, 은평구 지역에서 고군분투 중인 동네빵집이 있다면, 동네빵네협동조합에 문을 두드려보면 어떨까? 동네빵네협동조합 취지에 공감하는 동네빵집이라면 언제든 환영이라 한다. (문의 : 070-4951-5800)

혹여 다른 지역, 다른 업종이라면, 동네빵네협동조합 사례를 거울삼아 뜻 맞는 동네 가게들을 모아 봐도 좋을 것이다. 협동조합은 정직과 신뢰로 함께 해야 하는 기업인만큼 마음을 모으는데 품은 많이 들지만, 함께 헤쳐 가는 기쁨은 더 크다는 점을 잊지 않는다면 어렵지 않게 꾸려갈 수 있을 것이다.

■ 동네빵네협동조합

2013년 6월 은평구 서대문구 동네빵집이 모여 설립한 협동조합이다. 동네빵집 위기를 극복하고자 설립한 협동조합으로 공동 R&D, 공동 생산시설을 갖추고, 공동 마케팅으로 품질 높은 빵을 적정한 가격으로 생산하고 있다. 정직과 신뢰로 건강하고 개성 있는 빵을 만들어가고 있다. http://blog.naver.com/freshdnbn

○ 동네빵네 깜빠뉴베이커리 : 은평구 신사동 12-22 ☎ 386-3833

○ 동네빵네 노블베이커리 : 서대문구 수색동 106-1 ☎ 303-9435

○ 동네빵네 마실ing: 서대문구 홍은2동 277-17 ☎ 394-6770

○ 동네빵네 박복만베이커리 : 서대문구 연희동 150-5 ☎ 324-1148

○ 동네빵네 박성원베이커리 : 은평구 갈현동 527-3 ☎ 386-6146

○ 동네빵네 빵빚는명가 : 은평구 응암동 104-42 ☎ 02-307-5773

○ 동네빵네 하얀풍차 : 은평구 갈현동 425-1 ☎ 386-7807

○ 동네빵네 황성욱 빠띠시에 : 서대문구 홍은동 401- 40 ☎ 302-7175

문서 정보

동네 빵집들이 뭉쳐 부르는 희망 노래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콘텐츠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이현정 생산일 2015-02-27
관리번호 D0000021548586 분류 기타
이용조건타시스템에서 연계되어 제공되는 자료로 해당기관 이용조건 및 담당자와 협의 후 이용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