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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버리면 쓰레기, 분리배출하면 자원" 자원되살림의 지혜 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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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 홍제폭포를 바라보면서 야외테라스에 앉아 있는 시민들 ⓒ윤혜숙
서대문 홍제폭포를 바라보면서 야외테라스에 앉아 있는 시민들 ⓒ윤혜숙

서대문 홍제폭포를 방문하면 지루할 틈이 없다. 폭포에서 쏟아지는 물줄기를 구경하면서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어도 좋다. 이른바 '물멍'이다. 그러다 카페 폭포에서 음료를 마시거나 폭포책방 아름인도서관에서 책을 읽어도 좋다. 사실 이곳에선 연중 시민들이 함께하는 다양한 크고 작은 행사가 열린다.

오늘은 ‘제1회 서대문구 자원되살림 박람회’가 열리는 날이다. 자원되살림 박람회는 행사의 이름 그대로 자원을 되살려서 자원을 다시 사용하는 박람회다. 이름이 왠지 정겹다.

다가오는 9월 6일은 ‘자원순환의 날’이다. ‘자원순환의 날’은 환경부와 한국폐기물협회가 공동으로 매년 9월 6일을 지구환경 보호와 자원 재활용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한 날이다. 서대문구에선 9월 6일에 앞서 '자원순환의 날'을 기념하고, 서대문구 관내 재활용 나눔 문화의 거점 공간으로 지난 5월에 개관한 ‘리앤업사이클플라자’(자원되살림센터)를 홍보하기 위한 취지로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
'자원순환의 날'과 ‘리앤업사이클플라자’ 개관 기념으로 행사가 개최되었다. ⓒ윤혜숙
'자원순환의 날'과 ‘리앤업사이클플라자’ 개관 기념으로 행사가 개최되었다. ⓒ윤혜숙
그냥 배출하면 쓰레기이지만,
쓰레기를 분리배출하면 자원이 된다!

지구상에 매장된 자원의 양은 한정되어 있다. 그래서 한정된 자원을 순환해서 재활용하거나 새활용한다면 후손에 이르기까지 고갈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 자원순환을 위해선 우리의 꾸준한 실천과 친환경에 필요한 기술력이 있으면 된다. '자원순환의 날'이 있어서 한동안 잊고 지내왔던 친환경을 위한 실천을 다짐해보는 시간이었다.
자원순환의 사례를 알려주고, 재활용품을 만들어보는 체험 부스 ⓒ윤혜숙
자원순환의 사례를 알려주고, 재활용품을 만들어보는 체험 부스 ⓒ윤혜숙

야외테라스에서 기념식이 열리는 동안 폭포 마당에선 다양한 체험 부스에서 체험을 진행하고 있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13개 부스를 운영하면서 부스를 방문하는 시민들에게 자원순환의 사례를 알려주고 직접 재활용품을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13개의 부스를 차례대로 살펴보다가 두 곳의 부스에 눈길이 머물렀다. 여느 부스에 비해 유난히 많은 시민이 모여드는 곳이었다. ‘1회용컵 재활용 제습제 만들기’, ‘커피 찌꺼기 새활용(세척 비누 만들기)’이다.
'1회용컵 재활용 제습제 만들기' 부스 ⓒ윤혜숙
'1회용컵 재활용 제습제 만들기' 부스 ⓒ윤혜숙

‘1회용컵 재활용 제습제 만들기’ 부스는 서대문50플러스센터 지역자원순환실천단(이하 실천단)이 운영하고 있었다. 서대문50플러스센터는 서울시 50플러스 보람일자리 지역특화사업으로 실천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22년부터 운영했으니 벌써 3년 차에 접어든다. 실천단은 사회공헌형 일자리 사업이다. 오래 전부터 지구 환경 문제가 대두됨에 따라, 실천단은 서대문구 내에서 친환경 실천을 위한 여러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일회용 컵과 굵은 소금, 종이로 간단하게 재활용 제습제를 만들 수 있다. ⓒ윤혜숙
일회용 컵과 굵은 소금, 종이로 간단하게 재활용 제습제를 만들 수 있다. ⓒ윤혜숙

올여름은 후텁지근한 날씨에 체감온도는 훨씬 높았다. 그러다 보니 실내에서 냉방기에 더해 제습기까지 가동해야 할 정도였다. 일회용 컵으로 재활용 제습제를 만들 수 있다니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재활용 제습제를 만드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일회용 컵, 굵은 소금이 있다면 누구든 집에서 쉽게 만들 수 있다. 먼저 일회용 컵을 준비한다. 음료를 마실 때 일회용 컵을 사용했다면 버리지 말고 깨끗이 씻은 뒤에 물기를 제거해서 말린다. 일회용 컵 뚜껑을 뒤집어서 컵 위에 올려두고 종이로 아래를 막는다. 그 다음 뚜껑에 굵은 소금을 가득 넣는다. 마지막으로 덮개를 종이로 덮은 뒤 고무줄로 꽁꽁 묶어둔다. 여기까지 하면 재활용 제습제가 완성된다.

실내 곳곳 제습이 필요한 곳에 두면 소금이 습기를 빨아들인다. 소금이 줄어들면 소금물을 건조해서 재사용하거나 다시 소금을 추가한다. 굵은 소금을 천연 제습제로 쓸 수 있다고 하니 이번에 새로이 친환경 상식을 하나 배운 셈이다.
설명을 들으면서 직접 일회용 컵 재활용 제습제를 만들어봤다. ⓒ윤혜숙
설명을 들으면서 직접 일회용 컵 재활용 제습제를 만들어봤다. ⓒ윤혜숙

부스에서 체험 활동을 안내하는 실천단원이 많았다. 오늘의 행사를 위해서 총출동한 듯했다. 실천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신갑이 씨(68세)와 성원식 씨(68세)는 부스를 찾은 시민들에게 친환경에 대해 OX퀴즈를 내면서 자세히 알려주고 있었다. 두 분과 잠시 일문일답을 나눴다.

Q 실천단으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 평소 유한한 자원을 소비하는 것보다 아끼는 쪽으로 생활하려고 해요. 그래서 물건을 살 때도 나한테 꼭 필요한 지를 한 번 더 생각해보니 쓸데없는 물건을 사지 않게 되었어요. 제가 실천단에서 배운 것들을 주위 친구들에게도 알려주고 있어요.
: 젊은 날엔 보이지 않았던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자연과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그런 관심이 저를 실천단으로 이끌었어요.

Q 자원순환을 위해 반드시 실천해야 할 한 가지가 있다면 뭘까요?
: 담배꽁초만큼은 제발 버리지 말아주세요. 그게 빗물에 쓸려서 강이나 바다로 흘러 들어갈 수 있어요. 그러면 강이나 바다가 니코틴 같은 유해 물질로 오염이 됩니다.
: 당장 종이컵, 일회용컵을 사용하지 않는 겁니다. 대신 다회용 컵으로 교체한다면 좋겠어요. 어렵지 않아요. 제가 어릴 적만 해도 유리병에 든 우유를 판매했어요. 우유를 마신 뒤 남은 우유병을 되돌려줬어요. 조금 불편해도 그렇게 하면 되죠.

Q 실천단은 서울시 50플러스 보람일자리 지역특화사업입니다. 일해 보니 어떠신가요?
: 60대 후반이니 연금을 받아서 생활하는 나이에요. 그런데 제가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을 하면서 그 대가를 받으니 보람도 있고, 집안 살림에도 보탬이 되니 여러모로 감사한 일이죠. 서울시 보람일자리 지역특화사업이 있어서 이 나이에도 일할 수 있어서 좋아요.
: 은퇴한 지 한참 지난 제 나이에 금전적인 이득도 상당하지만,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를 느끼고 있어요. 제가 사는 서대문구의 자원순환을 위한 일에 동참하고 있고,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실천하는 분들을 만나 소통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체험 부스를 방문한 시민들은 자원순환에 대해서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윤혜숙
체험 부스를 방문한 시민들은 자원순환에 대해서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윤혜숙

신갑이 씨와 성원식 씨 모두 그동안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환경에 대해 자세히 공부하고, 그 지식을 주위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있단다. 실천단이어서 경험할 수 있었던 일로 쓰레기소각장 견학을 꼽았다. 그곳에서 서울 시내 곳곳에서 모여든 엄청나게 많은 쓰레기양에 놀랐고, 우리나라의 쓰레기소각장 시스템이 체계적이어서 또 놀랐다고 한다.

두 분은 이구동성으로 “실천단원으로서 환경에 대해 학습한 내용을 저희만 알기엔 너무 안타까워요. 전 국민이 학습해서 생활에서 실천해야 할 산지식입니다”라고 말했다. 실천단원 두 분을 만나 뵙고 일문일답을 나누는 동안 60대 후반에도 불구하고 웬만한 청춘 못지않은 열정이 느껴졌다. 친환경을 위해 앞장서는 두 분의 선한 영향력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 같았다.
'커피 찌꺼기 새활용(세척 비누 만들기)' 부스는 서대문시니어클럽에서 운영했다. ⓒ윤혜숙
'커피 찌꺼기 새활용(세척 비누 만들기)' 부스는 서대문시니어클럽에서 운영했다. ⓒ윤혜숙

‘커피 찌꺼기 새활용(세척 비누 만들기)’는 서대문시니어클럽에서 운영하고 있었다. 부스에는 커피 찌꺼기로 만든 세척 비누와 방향제 두 가지 제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정말 커피 찌꺼기로 만들었을까? 호기심에 제품을 살펴보니 색깔에서 커피가 연상된다. 커피 소비량이 많은 우리나라에선 그에 비례해서 커피 찌꺼기 배출량도 많다.

그런데 우리가 잘 모르는 게 있다. 커피 찌꺼기에 대한 처리다. 커피 찌꺼기는 음식물쓰레기가 아니어서 종량제봉투에 버려야 한다. 생각해 보라. 하루에도 그 많은 커피 찌꺼기가 쓰레기로 버려지고 있다. 그런 커피 찌꺼기를 새활용해서 세척 비누를 만든다고 하니 관심이 생겼다.
커피 찌꺼기에 베이킹소다를 넣어서 약한 불에 저어주면 세척 비누가 만들어진다. ⓒ윤혜숙
커피 찌꺼기에 베이킹소다를 넣어서 약한 불에 저어주면 세척 비누가 만들어진다. ⓒ윤혜숙

체험은 간단했다. 세척 비누를 만들려면 커피 찌꺼기와 베이킹소다만 있으면 충분하다. 커피 찌꺼기와 베이킹소다를 섞어서 약한 불에 올려서 저어주면 액상으로 바뀐다. 이것을 식혀서 굳어지면 고형 세척 비누가 된다. 커피 찌꺼기에 남아 있는 카페인 성분이 기름때를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란다.

방향제는 세척 비누를 만드는 것보다 더 간단했다. 커피 찌꺼기에 밀가루를 섞은 뒤 소금물에 반죽해서 굳히면 방향제가 된다. 커피 자체에 커피 특유의 향이 있다. 그런 커피에 탈취 효과가 있다. 그래서 커피 원두를 냉장실에 보관하면 안 된다. 커피 원두가 냉장실에 둔 음식 냄새를 탈취해서 커피 원두에 그 냄새가 스며들 수 있기 때문이다.
커피 찌꺼기를 버리지 않고 새활용해서 비누와 방향제를 만들 수 있다. ⓒ윤혜숙
커피 찌꺼기를 버리지 않고 새활용해서 비누와 방향제를 만들 수 있다. ⓒ윤혜숙

세척 비누를 만드는 체험을 한 김재옥 씨(60세)를 만나서 소감을 들어봤다. “어머니 또래의 나이 드신 분들이 부스를 지키고 있어서 관심이 갔어요. 커피 찌꺼기를 활용해서 간단히 만들 수 있는 친환경 제품이라서 체험해 봤어요. 이런 박람회가 있어서 친환경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어요”라고 말한다. 그는 평소 친환경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지만, 막상 실천하는 게 쉽지 않다고 했다. 이런 박람회가 열려서 오늘부터 당장 하나라도 친환경을 실천하려고 한단다.
지역자원순환실천단은 분리배출, 새활용 등으로 자원순환을 실천하고 있다. ⓒ서대문50플러스센터
지역자원순환실천단은 분리배출, 새활용 등으로 자원순환을 실천하고 있다. ⓒ서대문50플러스센터

오후 5시 종료 시각이 가까워져도 서대문 홍제폭포를 찾아오는 시민들로 인해 부스를 철거할 수 없었다. 서대문 홍제폭포는 카페 폭포와 야외테라스가 갖춰진 서울시 수변공간으로 내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관광명소로 인기가 많다. 시민들이 자주 찾는 관광명소에서 이런 행사가 열려서 더 많은 시민의 관심과 참여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의 ‘제1회 서대문구 자원되살림박람회’가 회수를 거듭할수록 더욱 풍성한 전시와 체험으로 가득해질 것을 확신한다. 그만큼 더욱 더 많은 시민이 자원순환을 인지하고 실천하게 될 것이다. 이것만은 꼭 알아두고 실천하자. “그냥 배출하면 쓰레기, 분리배출하면 자원이다”를 말이다.

서대문 홍제폭포

○ 위치 :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로 262-24
○ 홍제천 카페 '폭포'
 - 운영시간 : 10:00~21:00
 - 문의 : 02-330-4998
○ 폭포책방 아름인도서관
 - 운영시간 : 10:00~19:00(점심시간 13:00~14:00, 법정공휴일 휴관)
 - 문의 : 02-3217-0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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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책임자) 윤혜숙 생산일 2024-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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