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

올여름 광화문광장에 온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커다란 탐구생활 한 권이 펼쳐졌다. 지난 8월 5일부터 시작된 ‘광화문광장 탐구생활’은 여름방학을 맞아 서울의 대표공간인 광화문광장에서 가족과 함께 역사 체험과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마련된 프로그램을 말한다. 이색 물놀이와 유익한 도보해설 프로그램, 깊이 있는 역사 강연까지 알찬 구성이 돋보인다.

서울을 벗어나 먼 곳으로 떠나지 않고, 도심 속 광장을 피서지 삼아 즐길 수 있어 고물가 시대 알찬 피서로 호캉스가 부럽지 않았다. ☞ [관련 기사] 올여름 광화문광장에 가야 할 이유! 챗봇미션부터 워터파크까지

직접 즐겨본 광화문광장 탐구생활에서 방학을 맞이한 아이들이 가장 열광하는 곳은 뭐니뭐니 해도 물놀이장이다. 연일 지속되는 무더운 날씨 속에 광장 곳곳에 자리한 명량분수, 터널분수, 한글분수, 바닥우물은 아이들의 최애 물놀이장이 되었다.

특히나 올해 대형 물 미끄럼틀이 마련된 광화문표 워터파크는 규모도 환상적이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찾아온 광장 워터파크는 2배 커진 모습으로 7.5m 높이의 워터 슬라이드(미끄럼트) 2개와 40m 길이의 대형 수영장 시설과 전용 탈의시설을 두루두루 갖췄다. 물놀이 시설은 매일 오후 1시부터 8시까지 총 5회에 나눠 진행된다. 물놀이장 앞 초대형 포토존 인기도 뜨겁다.

더위가 잦아드는 해질 무렵이 되자 노을빛을 배경 삼아 도보 해설 프로그램이 운영되었다. 그래서인지 프로그램 이름도 '노을빛 도보 해설 관광'으로 낭만적이다.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 사이트를 통해 예매한 프로그램은 회당 약 40분 가량 운영되었다.

“반갑습니다. 여러분~ 오늘 진행하는 '노을빛 도보 해설 관광'은 광장숲을 시작으로 이순신장군 동상, 한글분수, 해치마당, 세종대왕 동상, 바닥우물, 사계정원, 사헌부문터, 소나무정원, 역사물길, 월대 앞까지 돌아보는 코스입니다. 광화문광장에 담긴 역사와 오늘의 광장 모습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알차게 풀어 보겠습니다.”

오후 5, 6, 7시 세 차례 진행되는 '노을빛 도보 해설 관광' 프로그램은 문화관광해설사의 이야기 보따리를 따라 광장 곳곳을 새롭게 느껴볼 수 있다. 광화문광장을 처음 가보는 것도 아니어서 한 편으로 해설프로그램이 새삼스러울까 싶었는데, 이순신장군과 세종대왕과 관련된 역사이야기부터 그동안 시설물로만 여겨왔던 광장 곳곳의 조형물의 깊은 의미가 새롭게 다가오는 계기가 되었다.

“불과 2년 전만해도 차만 오갔던 광화문광장에 느티나무, 팽나무, 은행나무까지 광장숲이 조성되었습니다. 느티나무는 수형이 커서 마을 정자목으로도 유용한 나무인데, 이런 여름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죠. 광장에 이렇게 나무가 숲을 이루게 되니 한결 시원한 곳이 된 것 같아요. 여기서 퀴즈 하나 낼게요. 그럼 서울시의 시목이 뭘까요?” 문화관광해설사의 질문에 해설을 듣던 시민들은 덕분에 서울시의 시목도 알게 되었고, 광장숲의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를 더욱 관심 있게 돌아보기도 했다.

광화문광장 분수 중 이순신동상 앞 명량분수의 물줄기가 왜 33개인지, 한글분수 물줄기가 왜 28개인지 이유도 역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최근 복원된 월대의 의미, 육조거리와 조선시대 관청들의 설명, 세종대왕과 해례본, 사역원 터, 시비와 선악을 판단하여 안다는 해치까지 알찬 해설 내용으로 광화문광장 톺아보기가 충분했다. 해설 내용은 매 시간 달라지는 문화해설사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다.

노원구에서 딸과 함께 '노을빛 도보 해설 관광' 프로그램에 참여한 안미영 시민은 “평소 '친구추가' 해둔 서울시 카톡 소식을 통해 광화문광장 탐구생활을 알고 오게 되었어요. 광화문광장이 많이 변했다는 소식을 듣고 한번 와봐야지 마음만 먹었었는데, 오늘 이렇게 프로그램에 참여하니 광장 한 곳 한 곳의 역사가 다시 보여요. 그냥 스치고 지났을 텐데, 생각보다 알찬 내용을 알게 되었어요. 프로그램 진행 시간도 지루하지 않을 만큼이라 딱 알맞았구요”라는 소감을 전했다. 모녀는 광화문과 광장 곳곳 포토존에서 즐겁게 기념사진도 남겼다.

8월 8일에는 <역사야 놀자>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에 유물 발굴 관련 자문 위원으로 참여한 광화문 역사전문가인 신희권 서울시립대 국사학과 교수의 역사강의와 역사퀴즈로 진행되며, 특히 지난해 월대 복원에 관한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이다.

카카오 챗봇과 미션 수첩을 통해 제시된 문제를 하나씩 풀어가는 <광화문광장 미션 게임>도 흥미진진한 게임 미션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다.

지난해 광화문광장에 워터파크가 처음 개장했을 때만 해도 이제까지 광장 모습과 사뭇 달라진 모습이 생경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저마다의 모습으로 여름 광화문광장을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을 보니 많은 시민들이 모일 수 있도록 마련된 넓은 공간이라는 광장 고유의 진정한 의미가 떠올랐다. 8월 11일까지 펼쳐지는 ‘광화문광장 탐구생활’로 올 여름 한 페이지를 채워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