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서울

우리소리, 이렇게 재밌을 수가! 민요감상부터 장구게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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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우리소리박물관 ⓒ김아름
서울우리소리박물관 ⓒ김아름

안국역 부근의 창덕궁 돈화문 앞을 지나는데 예쁜 한옥 한 채가 눈에 띄었다. 국내 최초 민요 전문 박물관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이었다. 우리 고유의 것을 알리고 보존하는 곳답게 고즈넉한 한옥으로 지어져 길을 지나는 시민과 여행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우리 민족의 모든 날, 모든 순간이 담긴 ‘우리소리’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이 계승하고자 하는 우리소리는 우리 조상들이 생활 속에서 불러왔던 노래로, 우리 고유의 향토성과 민족성을 엿볼 수 있다. 민요는 ‘소리’라고 칭할 만큼 우리 조상들에게 목소리와 같은 생활의 일부와 같은 것이었다. 기쁠 때나 슬플 때, 누군가가 그리울 때 모든 순간을 함께 한 민요인 만큼 그 속에서 우리 민족의 삶과 정서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음악을 직업으로 하지 않는 민중이 생활에서 부르고 전승해온 노래를 ‘향토민요’라고 한다. 일을 하면서 부르는 ‘노동요’, 의식을 치를 때 부르는 ‘의식요’, 놀이를 하면서 부르는 ‘유희요’가 향토민요에 속한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에서는 다양한 범주의 민요를 소개하고 있는데, 나는 이곳에서 향토민요에 푹 빠졌다. 유익하면서도 재미있는 퀴즈, 게임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볼거리로 그동안 어렵게 느껴졌던 우리소리의 매력을 알게 됐다.
원하는 민요를 골라 마루에 앉아 들을 수 있는 음원감상실 ⓒ김아름
원하는 민요를 골라 마루에 앉아 들을 수 있는 음원감상실 ⓒ김아름
1층 테마전시공간에서는 원하는 민요 테이프를 골라 들을 수 있다. ⓒ김아름
1층 테마전시공간에서는 원하는 민요 테이프를 골라 들을 수 있다. ⓒ김아름

아름다운 한옥에서 듣는 우리 민요

2019년 11월 개관한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은 지상 1층, 지하 1·2층과 기획전시실로 구성돼 있다. 1층에는 테마전시공간, 음원감상실이 마련돼 있다. 테마전시공간에서는 다양한 테마의 우리소리 음원을 들을 수 있는데, 서랍에서 원하는 카세트테이프를 꺼내 테이블에 올려두면 자동으로 재생돼 영상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음원감상실에서는 원하는 민요를 보다 집중해서 들을 수 있도록 정갈한 마루와 테이블이 준비돼 있다. 한옥 마루에 앉아 듣는 우리 민요는 생각보다 더 귀를 맑게 해주는 느낌이었다. 음악감상실에서는 국악 공연이 진행되기도 한다.

지하 1층에는 3개의 키오스크를 통해 우리소리를 들어볼 수 있는 공간과 증강현실(AR)로 우리소리를 즐길 수 있는 공간, 상설전시실이 있다. 상설전시실에서는 ‘우리소리로 살다’라는 주제로 일, 놀이, 의례요 등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전시실 초입에 있는 '민요' 소개글 ⓒ김아름
전시실 초입에 있는 '민요' 소개글 ⓒ김아름
각 농사 과정에서 불렀던 민요를 들을 수 있다. ⓒ김아름
각 농사 과정에서 불렀던 민요를 들을 수 있다. ⓒ김아름

전시실 초입에 있는 민요를 소개하는 글 중에 ‘말하는 것으로는 부족한 감정을 표현하고 싶을 때 노래를 부르게 된다’는 문구가 있었는데, 그만큼 민요가 감정을 담는 그릇으로서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전시에서는 각양각색의 민요를 알아보고 직접 헤드폰을 쓰고 들을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일과 우리소리’ 테마에서 농민들이 불렀던 노래가 기억에 남는다. 볍씨를 뿌리고 방아를 찧을 때까지 각 과정에서 부르는 노래가 각각 달랐다는 것이 신기했다. 특히 방아 찧는 소리를 들어보니 ‘덜커덩’이라는 의성어가 반복되고 리듬도 흥겨워서 고단함을 덜기 위해 노래를 부르며 방아를 찧는 모습이 연상됐다.
조이트로프를 통해 구현된 민속놀이와 풍물굿 ⓒ김아름
조이트로프를 통해 구현된 민속놀이와 풍물굿 ⓒ김아름
민요 장단에 맞춰 장구를 두들기는 게임 ⓒ김아름
민요 장단에 맞춰 장구를 두들기는 게임 ⓒ김아름
전시를 보며 완성하는 활동북 ⓒ김아름
전시를 보며 완성하는 활동북 ⓒ김아름

볼거리뿐만 아니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마련된 것도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의 매력이다. 그래서인지 아이들과 방문한 관람객도 많이 볼 수 있었다.

우리소리와 관련된 5개의 퀴즈를 풀고 전부 맞히면 착시 원리를 활용한 조이트로프를 통해 민속놀이와 풍물굿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또, 민요의 장단을 선택해 장단에 맞춰 장구를 두들기는 게임도 있다. 전시를 둘러보며 스티커를 붙이면서 퀴즈를 맞히는 활동북을 통해 전시 내용을 되새길 수도 있다.
과거의 민요 음반과 카세트테이프 ⓒ김아름
과거의 민요 음반과 카세트테이프 ⓒ김아름
소리와 영상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대형스크린과 빈백이 구비된 영상감상실 ⓒ김아름
소리와 영상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대형스크린과 빈백이 구비된 영상감상실 ⓒ김아름

지하 2층에는 지금은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민요 음반과 카세트테이프가 전시돼 있고, 우리소리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는 대형스크린과 편하게 누워 감상할 수 있는 빈백이 구비된 영상감상실이 자리하고 있다.
'오늘 만난 토리' 전시가 열리는 기획전시실 ⓒ김아름
'오늘 만난 토리' 전시가 열리는 기획전시실 ⓒ김아름
 나와 어울리는 토리를 찾을 수 있는 키오스크 ⓒ김아름
나와 어울리는 토리를 찾을 수 있는 키오스크 ⓒ김아름
전시 관람 후 만족도 조사 이벤트에 참여하면 받을 수 있는 '아리랑 토리랑 키링' ⓒ김아름
전시 관람 후 만족도 조사 이벤트에 참여하면 받을 수 있는 '아리랑 토리랑 키링' ⓒ김아름

지하 2층까지 전시를 다 보고 박물관 밖으로 나온 후에는, 바로 옆 별채의 기획전시실 관람도 필수다. 기획전시실에서는 민요의 지역별 음악적 특징인 ‘토리’를 주제로 한 ‘오늘 만난 토리’ 전시가 진행된다. 서울·경기지역에서는 다른 지역에 비해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경토리’를 사용하는 등 지역마다 사투리처럼 각기 다른 토리가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MBTI처럼 나와 어울리는 토리를 찾을 수 있는 키오스크도 있다. 몇 가지 질문에 따라 나에게 해당하는 답변을 고르면 나와 가장 잘 맞는 토리가 나타난다. 특별전 전시를 다 관람한 후 만족도를 조사하는 이벤트에 참여하면 귀여운 ‘아리랑 토리랑 키링’을 받을 수 있으니 이벤트 참여도 잊지 말자.
‘서울 문화의 밤’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12월까지 매주 금요일에는 저녁 9시까지 1층 전시실을 운영한다. ⓒ김아름
‘서울 문화의 밤’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12월까지 매주 금요일 저녁 9시까지 1층 전시실을 운영한다. ⓒ김아름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의 운영시간은 저녁 6시까지지만, ‘서울 문화의 밤’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12월까지 매주 금요일에는 저녁 9시까지 1층 전시실의 문이 열린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에서 시원하고 짜릿한 우리소리와 함께 무더운 여름밤 열기를 식혀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우리소리박물관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 96
○ 교통 : 지하철 3호선 안국역 4번 출구에서 도보 7분
○ 운영일시 : 화~일요일 09:00~18:00, 매주 금요일 18;00~21:00(2024년 12월까지)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 입장료 : 무료
누리집
○ 문의 : 02-742-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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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소리, 이렇게 재밌을 수가! 민요감상부터 장구게임까지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콘텐츠담당관
작성자(책임자) 김아름 생산일 2024-08-08
관리번호 D0000051409207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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