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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필터가 책갈피로 변신! '서울형 책방'에서 직조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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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필터로 만든 실 ⓒ최정윤
커피 필터로 만든 실 ⓒ최정윤

“커피 필터 실로 함께 직조해요”
팔로우 하고 있는 독립서점 ‘호박이넝쿨책’ SNS 피드에 올라온 게시물이 시선을 붙잡았다.

? 활동 내용 - 생태전환 잡지 <바람과 물> 1호 '기후와 마음' 편이 곁들어진 직조워크숍입니다.
? 함께 모은 재료로 직조하는 새로운 직조문화, '함직'의 안내자 루화의 안내에 따라 워크숍이 진행됩니다.
? 커피를 내려 마시고 나온 커피 필터로 만들어진 실을 재료로 삼아 직조합니다.
? 사람들이 함께 모아준 재료로 직조하는 시간을 가지며 '주고받는 마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평소 관심이 많은 기후 환경과 좋아하는 분야의 책, 해보고 싶었던 직조, 그런데 그 재료가 무척이나 흥미로운 커피 필터로 만든 실이라니 꼭 가보고 싶어졌다.

거리를 오가면서 골목 사이로 얼핏 간판만 보았던 독립서점 ‘호박이넝쿨책’을 둘러 보고 싶어서 워크숍 시간보다 일찍 도착했다. 먼저 시선을 빼앗은 건 뮤지컬 <캣츠>에 나오는 나이 많은 고양이 ‘거스’를 닮은 듯한 길냥이 ‘치즈’였다.
  • 통유리창 머너로 내부가 환히 보이는 독립서점 '호박이넝쿨책' ⓒ최정윤
    개성 있는 상호와 아기자기한 간판이 시선을 끄는 정릉 독립서점 '호박이넝쿨책' ⓒ최정윤
  • 커다란 바구니 안에서 쉬고 있은 흰색과 노란색 얼룩 무늬 고양이 '치즈' ⓒ최정윤
    자유로운 영혼의 시크한 길냥이 '치즈' ⓒ최정윤
  • 통유리창 머너로 내부가 환히 보이는 독립서점 '호박이넝쿨책' ⓒ최정윤
  • 커다란 바구니 안에서 쉬고 있은 흰색과 노란색 얼룩 무늬 고양이 '치즈' ⓒ최정윤

그리고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멋진 그림들이었다.

"레이어(Layer)의 구축을 통한 디지털(Digital) 방식으로 구현된 나의 작품은 도시와 건축물과 그 안에 삶의 흔적을 남긴 수많은 사람들의 감정이 겹겹이 쌓인, 시간의 켜와 공간의 층의 집합체(Assemblage of Layers)이다. 사진촬영을 위해 시각의 날을 세우는 시점부터 디지털드로잉(Digital Drawing)으로서 결과물이 나오기까지의 모든 과정은 우연과 계획의 접점이 감정의 정점에 다다를 때 이루어진다. – 작가의 말 중에서"

<Being Layered_ 채정은> 전시가 서점 안에서 열리고 있었는데 작품들이 정말 독창적이고 아름다웠다.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는 독립서점 내부의 벽면 ⓒ최정윤
지역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독립서점 '호박이넝쿨책' 전시공간 ⓒ최정윤

다양한 책들, 친환경 제품, 아기자기한 소품 등에 대해 친절한 사장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이것저것 구경을 하고 있는데, 워크숍 안내자 루화 님께서 양 어깨에 짐을 가득 메고 들고 들어왔다. 프로그램 안내문에 ‘준비물은 Nope! 기후를 생각하는 나의 마음만 들고 오세요!’라고 쓰여 있더니 필요한 준비물을 다 챙겨오느라 안내자님이 꽤나 힘들었을 것 같았다.
직조를 위한 도구들이 세팅되고 있는 테이블 ⓒ최정윤
직조를 위한 도구들이 세팅되고 있는 테이블 ⓒ최정윤

안내자의 가방에서 나온 신기한 물건들이 프로그램이 진행될 테이블 위에 세팅되기 시작했다. 워크숍을 위한 준비가 끝나고 한 명, 한 명 참여자들이 서점으로 모여들었다.
직접 뛰어다니며 주문 제작했다는 직조 도구들과 커피 필터로 만든 실 ⓒ최정윤
직접 뛰어다니며 주문 제작했다는 직조 도구들과 커피 필터로 만든 실 ⓒ최정윤

각자 자기소개를 하는데 아주 먼 곳에서 오신 분들도 많았고,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었다. 몇몇 분은 ‘커피 필터로 만들어진 실을 재료로 삼아 직조’한다는 것을 ‘커피 필터를 직조’하는 프로그램으로 착각을 하고 왔다고 말해서 참여자들이 긴장을 풀고 함께 웃을 수 있게 해주었다. 그렇게 화기애애하게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직조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참여자들 ⓒ최정윤
직조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참여자들 ⓒ최정윤

‘커피 필터 실’ 흥미로운 이 재료는 안내자 루화 님이 고안했다고 한다. 평소 커피를 내려 마시면서 쌓여가는 커피 필터를 가치 있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는데, 일 때문에 안동을 오가다 실을 짓는 할머니들을 보고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한다.
  • 커피 필터 실을 고안하게 된 계기, 만드는 방법들을 설명하고 있는 안내자 루화 님 ⓒ최정윤
    커피 필터 실을 고안하게 된 계기, 만드는 방법들을 설명하고 있는 안내자 루화 님 ⓒ최정윤
  • 설명을 듣고 나니 더욱 조심스럽게 다루게 되는 커피 필터 실 ⓒ최정윤
    설명을 듣고 나니 더욱 조심스럽게 다루게 되는 커피 필터 실 ⓒ최정윤
  • 커피 필터 실을 고안하게 된 계기, 만드는 방법들을 설명하고 있는 안내자 루화 님 ⓒ최정윤
  • 설명을 듣고 나니 더욱 조심스럽게 다루게 되는 커피 필터 실 ⓒ최정윤

한 번 사용한 커피 필터는 커피 기름을 흡수해 질겨 지는데 이 필터를 잘 세척하여 건조 단계를 거친다고 한다. 그리고 적당한 굵기로 일일이 자른 커피 필터를 옛 방식으로 허벅지에 대고 비벼서 실을 잣았다고 한다. 그렇게 힘들고도 긴 과정을 거쳐서 루화 님이 만들어 온 커피 필터 실로 참여자들은 직조를 해서 책갈피를 만들기로 했다. 직조 도구들도 목공소를 몇 번이나 드나들며 직접 제작한 것들이라고 했다. 수고를 아끼지 않고 모든 것을 준비해온 안내자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 직조에 필요한 실과 도구들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 ⓒ최정윤
    목화실을 날실 삼고 커피 필터 실을 씨실 삼아 직조를 한다. ⓒ최정윤
  • 안내자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주문 제작한 나무 직조틀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 ⓒ최정윤
    안내자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주문 제작한 나무 직조틀 ⓒ최정윤
  • 직조에 필요한 실과 도구들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 ⓒ최정윤
  • 안내자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주문 제작한 나무 직조틀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 ⓒ최정윤

먼저 실패에 커피 필터 실을 조심스럽게 감는 것부터 직조 작업은 시작되었다. 그리고 직조틀에 무명실을 날실로 탄탄하게 감아주었다. 간단한 작업이지만 그래도 처음 해보는 사람들에게는 헷갈리는 부분이 있어서 안내자가 테이블을 돌아다니면서 자세하게 설명해주었다. 나는 상냥하고 유쾌한 옆자리 짝이 헷갈리는 부분이나 어려운 부분은 도와주었다.

직조틀에 준비된 날실 사이를 힘 조절을 하면서 양 옆 균형이 맞게 방향을 바꿔가며 씨실을 꿰는 직조 작업을 하는 동안 참여자들끼리 서로 즐겁게 대화도 나누었다. 단순한 작업이었지만 꽤 집중해서 완성된 책갈피를 모아 참여자들의 잠깐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 실패에 커피필터 실을 감고 있는 참여자들 ⓒ최정윤
    종이실이 끊어지지 않게 조심해서 실패에 감고 있는 참여자들 ⓒ최정윤
  • 처음 해보는 참여자들을 위해 테이블을 돌면서 방법을 알려주고 있는 안내자 ⓒ최정윤
    테이블을 돌면서 하나하나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안내자 ⓒ최정윤
  • 씨실이 들어갈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 도구를 이용해 날실  틈 벌려주기 ⓒ최정윤
    도구를 이용해서 씨실이 들어갈 수 있게 날실 사이 공간 만들어주기 ⓒ최정윤
  • 날실과 씨실을 교차해서 직조하기 ⓒ최정윤
    양 옆이 좁아지지 않게 균형을 잘 맞추면서 직조하기 ⓒ최정윤
  • 작은 도구를 이용해서 직조된 부분 정돈하기 ⓒ최정윤
    작은 도구를 이용해 직조 정돈하기 ⓒ최정윤
  • 실패를 날실 사이로 왔다갔다하기 ⓒ최정윤
    실패를 바늘처럼 활용해 직조하기 ⓒ최정윤
  • 한 줄 한 줄 작은 도구를 이용해서 직조된 부분 정돈 반복하기 ⓒ최정윤
    한 줄 한 줄 작은 도구를 이용해서 직조된 부분 정돈 반복하기 ⓒ최정윤
  • 각 자의 솜씨대로 완성된 커필 필터 실로 만든 책갈피 ⓒ최정윤
    각 자의 솜씨대로 완성된 커필 필터 실로 만든 책갈피 ⓒ최정윤
  • 실패에 커피필터 실을 감고 있는 참여자들 ⓒ최정윤
  • 처음 해보는 참여자들을 위해 테이블을 돌면서 방법을 알려주고 있는 안내자 ⓒ최정윤
  • 씨실이 들어갈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 도구를 이용해 날실  틈 벌려주기 ⓒ최정윤
  • 날실과 씨실을 교차해서 직조하기 ⓒ최정윤
  • 작은 도구를 이용해서 직조된 부분 정돈하기 ⓒ최정윤
  • 실패를 날실 사이로 왔다갔다하기 ⓒ최정윤
  • 한 줄 한 줄 작은 도구를 이용해서 직조된 부분 정돈 반복하기 ⓒ최정윤
  • 각 자의 솜씨대로 완성된 커필 필터 실로 만든 책갈피 ⓒ최정윤

서울도서관의 '서울형책방 사업'으로 진행된 독립서점 ‘호박이넝쿨책’ with 안내자 루화 님의 ‘기후와 마음과 함께 직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느끼고 깨달은 것이 많았다. 서울형책방 사업은 동네서점의 고유 기능인 책 판매를 넘어 책을 기반으로 한 지역 문화공간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 운영과 온·오프라인 홍보를 지원하는 서울시 지역 서점 활성화 사업의 일환이다.

‘호박이넝쿨책’은 이미 정릉이라는 거점 지역에서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하고 있지만, 서울형책방 사업을 통해 지역 주민뿐 아니라 서울 시민도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서울형책방 사업은 지역 서점 활성화 사업이라는 목적 외에도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시민들이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열린 마음으로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또한 많은 창작자 또는 작가들이 만들어낸 아이디어를 시민들에게 소개하고 시민들이 경험할 기회를 제공해준다.

‘커피 필터 실’은 무심히 버리는 쓰레기를 새로운 가치로 재창조하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서울형책방 사업을 운영하는 동네책방, 독립서점을 방문해보면 참여자들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하려고 아주 많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서울형책방 사업 참여자로서 이 사업이 더 활성화되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울형책방에 대해 보다 자세한 정보를 알고 싶다면? ☞ 서울형책방 바로가기
생태전환 잡지 <바람과 물> 1호 '기후와 마음' 편이 곁들어진 직조워크숍 ⓒ최정윤
생태전환 잡지 <바람과 물> 1호 '기후와 마음' 편이 곁들어진 직조워크숍 ⓒ최정윤

독립서점 '호박이넝쿨책'

○ 위치 : 서울시 성북구 아리랑로 120-10 1층
○ 교통 : 우이신설 정릉역 1번 출구에서 89m
○ 운영일시 : 화~일요일 10:00~22:00. 매주 월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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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필터가 책갈피로 변신! '서울형 책방'에서 직조 체험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최정윤 생산일 2024-07-24
관리번호 D0000051296555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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