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서울

그 많던 광역버스는 어디로 갔을까? 노선 변경 후 달라진 강남대로 풍경

문서 본문

친구들과의 모임에 참석하고자 강남으로 가는 버스에 올라탔다. 서울 종로에서 강남으로 가는 길. 지하철과 버스 중 어떤 대중교통을 이용할까 고민하다 버스를 탔다. 버스를 선택한 까닭은 ‘버스전용차로’가 있어서다. 평소 차량 정체로 몸살을 앓는 강남이지만, 강남대로에는 버스전용차로가 있어 정체 구간을 피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오히려 버스전용차로에서 극심한 정체를 보였다. 오직 버스만 다니는 길인데, 왜 정체가 심했을까? 이유는 간단했다. 너무 많은 버스가 한데 몰려 버스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정류장에 정차할 순서를 기다리는 ‘버스 열차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많은 승객이 승하차하는 광역버스의 차례를 시내버스들이 기다리다 보니, 오히려 버스전용차로의 속도가 더딘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강남역 인근 버스전용차로는 늘 혼잡하다. ©조수연
강남역 인근 버스전용차로는 늘 혼잡하다. ©조수연

이러한 버스 열차 현상은 수도권의 광역버스가 집중되는 ‘강남’에서 심각한 수준이다. 서울시가 발간한 ‘2023 서울시 차량속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버스전용차로의 평균속도는 18.0㎞로, 버스전용차로가 도입된 2007년의 22.3km보다 4km 낮았다. 문제는 이 속도가 평균이라는 점이다. 평균속도가 18km라는 뜻은 광역버스와 지선버스, 간선버스들이 뒤섞이는 출퇴근 시간에는 속도가 매우 떨어진다는 셈이다.

따라서 버스전용차로의 속도를 높여 버스의 정시성을 보장하고, 시민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버스전용차로의 통행량을 분산할 필요가 있다. 특히 강남대로 버스전용차로는 통행량 분산이 절실하다. 수원, 동탄, 용인, 분당 등 경기도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상행선의 경우 반포IC를 거쳐 신논현역에서 버스전용차로에 진입하는데, 이로 인해 신논현역 이남부터 양재역까지의 버스전용차로 통행량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지난 6월 29일부터, 강남 방향 광역버스 20개 노선이 조정됐다. ©조수연
지난 6월 29일부터, 강남 방향 광역버스 20개 노선이 조정됐다. ©조수연

이에 서울시는 지난 6월 29일부터 강남대로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하는 광역버스를 대대적으로 조정했다. 국토교통부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인천시, 경기도와의 협의에 따른 것으로, 강남 방향 출퇴근길 속도 향상을 위해서다. 이번 조정은 정부와 수도권 3개 지자체 합동으로 발표한 33개 광역버스 노선 조정안의 일환이다.

우선 경기도 용인·화성·성남시 등과 인천시에서 서울 강남과 명동을 오가는 22개 노선 중 명동 방향 2개 노선을 제외한 강남 방향 20개 노선의 승하차 위치가 모두 조정됐다. ☞ [관련 기사] 29일부터 바뀌는 강남·명동 광역버스는? 변경노선 확인

수도권과 강남을 오가는 광역버스 노선 조정 시행 첫 주(7월 1~5일)를 맞아 시민 및 현장의 반응이 궁금했다. 또한 강남대로 버스전용차로의 속도를 낮췄던 주범인 ‘버스 열차 현상'이 완화됐는지도 살펴보고 싶었다. 이에 지난 1일과 4일, 버스 열차 현상이 심각했던 신논현역과 강남역 일대 버스전용차로, 가변차로 버스 정류장 등을 둘러봤다.
출퇴근길 도심 정체 해소를 위해 도심 방향 광역버스 노선이 조정됐다. ©조수연
출퇴근길 도심 정체 해소를 위해 도심 방향 광역버스 노선이 조정됐다. ©조수연

먼저, 이번 조정의 핵심인 용인-서울(1560번, 5001번, 5001-1번, 5002B번, 5003번) 광역버스 노선이다. 총 5개의 노선은 용인에서 출발,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한 다음, 반포IC를 거쳐 강남대로 버스전용차로에 진입한다. 따라서 신논현역에서 양재역 방향 하행 버스전용차로의 통행량이 대폭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지난 6월 29일부터 출근 시간대를 제외한 오후 시간, 퇴근 시간대에는 기존의 ‘역방향’으로 노선을 조정했다. 즉, 신양재IC에서 빠져나와 양재역, 뱅뱅사거리, 강남역, 신논현역 순으로 진입하게 되는 셈이다. 이는 경부고속도로에 빠르게 진입하기 위해서이며, 퇴근 시간대에는 반포IC에서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한다. 오전과 오후 시간대 버스 정류장 승차 위치가 달라 혼란을 빚을 수 있기에, 서울로 출근 시와 퇴근 시 이용하는 노선 번호가 구분(오전A, 오후B)됐다.
강남↔용인 5개 노선은 오후시간대(노선번호+B)에는 역방향으로 전환된다. ©서울시
강남↔용인 5개 노선은 오후시간대(노선번호-오후B)에는 역방향으로 전환된다. ©서울시
용인 방향 신논현역 버스 정류장, 광역버스 노선 조정을 알리고 있다. ©조수연
용인 방향 신논현역 버스 정류장, 광역버스 노선 조정을 알리고 있다. ©조수연

반포IC 진입 전 마지막 정류소인 신논현역 인근 가변차로 버스 정류장. 버스 정류장에서 시민들은 용인으로 가는 광역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은 긴 대기 줄이 있었지만, 버스가 충분히 진입할 수 있도록 넓은 간격으로 버스 정류소를 설치해 큰 혼란은 없었다.

또한 버스 정류장 곳곳에 안내 현수막을 설치해 시민들의 혼잡을 최소화했다. 올해 1월에 있었던 버스 대란은 보이지 않았고, 시민들은 익숙한 듯 집으로 가는 광역버스에 올라탔다. 한 시민은 “버스 조정안 발표 후부터 버스 내에서 포스터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안내했고, 지도 앱에서도 바로 반영돼 큰 불편함은 없었다”며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퇴근 시간이 조금 빨라진 것 같긴 하다”고 전했다.
광역버스에 탑승하고 있는 시민들 ©조수연
광역버스에 탑승하고 있는 시민들 ©조수연
이전보다 한산해진 강남대로 버스전용차로 ©조수연
이전보다 한산해진 강남대로 버스전용차로 ©조수연

실제 신논현역 버스전용차로 정류장을 중심으로 한 정체는 보이지 않았다. 광역버스가 쏟아져 버스 열차 현상을 보였던 이전과 달리, 상당히 한산했다. 그 이유는 하나 더 있다.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하는 광역버스 일부의 정류장을 가변차로로 옮겼기 때문이다.

인천(9500, 9501, 9802)과 고양(M7412, 9700), 김포(M6427, 6427), 파주(G7426), 포천(3100)으로 가는 광역버스가 그 대상이다. 강남대로 버스전용차로 신논현역에서 양재역 방향 구간에 버스가 집중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가로변에 버스 정류장을 설치했다. 다만, 양재동에서 회차 후 신논현역 방향은 그대로 버스전용차로 정류장에 정차했다.
인천, 고양, 김포, 파주, 포천 출발 9개 노선은 ‘2호선 강남역(중)’ 정류장부터 가로변 정류장에 정차한다. ©서울시
인천, 고양, 김포, 파주, 포천 출발 9개 노선은 ‘2호선 강남역(중)’ 정류장부터 가로변 정류장에 정차한다. ©서울시
광역버스 일부의 정류장을 가변차로로 옮겼다. ©조수연
광역버스 일부의 정류장을 가변차로로 옮겼다. ©조수연

역시 현장 상황을 둘러봤다. 개선된 사항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하나의 버스 정류장에 버스를 밀어 넣지 않았다는 것이다. 각각 인천 방향, 고양 김포, 파주, 포천 등 2~3개의 노선을 묶어 정류장을 신설했다. 가변차로 버스 정류장 한 곳에 노선이 몰려 발생하는 버스 열차 현상도 사전에 방지했다.

둘째, 버스 이용자는 물론 보행자와 운전자의 편의도 증진했다는 것이다. 시민들 역시 불편함을 호소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가변차로 버스 정류장으로 인해 신호를 기다리지 않고 이동할 수 있어 편리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3100번을 타고 신논현역 인근에서 하차한 시민은 “중앙차로 버스 정류장에서는 신호를 꽤 기다려야 하는데, 기다릴 필요가 없어서 좋다”고 전했다.

그 외에 화성(동탄)에서 출발하는 6개 노선은 강남대로 중앙차로의 ‘신분당선강남역(중)’ 정류장 대신 강남역 인근 가로변 버스 정류장에 정차한 후 뱅뱅사거리부터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하도록 변경했다.
계도요원의 안내에 따라 큰 혼란은 없었다. ©조수연
계도요원의 안내에 따라 큰 혼란은 없었다. ©조수연

이처럼 강남을 오가는 버스 정류장이 획기적으로 조정됐다. 조정의 목적은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더 빠르게 서울과 수도권 서남부를 잇기 위해서다. 지난 1월과 같이 대란은 일어나지 않았고, 광역버스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면 조정 이전과 크게 달라진 점은 없었다.

시민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했고, 전문가의 조언 등을 따라서 시행된 이번 조정. 시민이 더 편안하고 행복한 대중교통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 광역버스 22개 노선 변경내용 확인(6.29~)
문의 : 다산콜센터 02-120

문서 정보

그 많던 광역버스는 어디로 갔을까? 노선 변경 후 달라진 강남대로 풍경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조수연 생산일 2024-07-17
관리번호 D0000051248940 분류 기타
이용조건타시스템에서 연계되어 제공되는 자료로 해당기관 이용조건 및 담당자와 협의 후 이용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