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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 위한 따뜻한 '효도밥상'…영양 가득 점심에 동네 친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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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도밥상 경로당 ⓒ김윤경
75세 어르신에게 점심 식시 맟 상담 서비스를 해드리고 있는 마포구의 '효도밥상' 경로당 ⓒ김윤경

“이제 집에서 라면 안 먹고 매일 여기 와.”
“같은 동네 살았는데 서로 잘 몰랐어요. 여기서 알게 돼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서울시 마포구에서는 전국 최초로 ‘효도밥상’을 운영하고 있다. ‘효도밥상’은 7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주 6일 무료 점심 식사 및 건강·법률·세무 상담을 연계한 원스톱 노인복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효도밥상’은 마포구민이 뽑은 만족도 1위인 서비스인 만큼 서울시는 물론 다른 자치구, 전국 지자체나 대학 등에서 벤치마킹을 하고자 견학을 올 정도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초고령사회를 앞둔 지금, 어르신 복지시설은 어디까지 왔을까. 이 궁금함을 풀고자 4월에 개관한 공덕실뿌리복지센터 내 자리한 ‘효도밥상’ 경로당을 찾았다.
  • 공덕동 행복주택에 마련된 공덕실뿌리복지센터. ⓒ김윤경
    공덕동 행복주택에 마련된 공덕실뿌리복지센터. ⓒ김윤경
  • 공덕실뿌리복지센터 정문. ⓒ김윤경
    공덕실뿌리복지센터 정문. ⓒ김윤경
  • 들어가면 바로 오른쪽에 '효도밥상 경로당'이 위치한다. ⓒ김윤경
    들어가면 바로 오른쪽에 '효도밥상 경로당'이 위치한다. ⓒ김윤경
  • 공덕동 행복주택에 마련된 공덕실뿌리복지센터. ⓒ김윤경
  • 공덕실뿌리복지센터 정문. ⓒ김윤경
  • 들어가면 바로 오른쪽에 '효도밥상 경로당'이 위치한다. ⓒ김윤경

공덕실뿌리복지센터 정문을 들어서면 효도밥상 경로당을 안내하는 문구가 보인다. 점심시간은 12시부터지만, 미리 준비를 해야 해 이곳은 10시부터 분주하다.

현재 33개소의 효도밥상 기관이 운영 중이고, 지난 4월엔 좀더 많은 어르신들이 이용할 수 있게 조리시설을 갖춘 '효도밥상 반찬공장'까지 문을 열었다. 반찬공장은 망원 빗물펌프장 내 관사를 리모델링해 지상 2층으로 지었으며, 단가와 영양에 좀 더 충실하고자 조리, 포장, 세척실 등을 갖추고 반찬을 공급하고 있다.
  • '효도밥상'을 이용하려는 어르신들이 QR코드로 출석 확인을 하고 있다. ⓒ김윤경
    '효도밥상'을 이용하려는 어르신들이 QR코드로 출석 확인을 하고 있다. ⓒ김윤경
  • 이용 카드를 보여 주는 어르신. ⓒ김윤경
    이용 카드를 보여 주는 어르신 ⓒ김윤경
  • '효도밥상'을 이용하려는 어르신들이 QR코드로 출석 확인을 하고 있다. ⓒ김윤경
  • 이용 카드를 보여 주는 어르신. ⓒ김윤경

공덕실뿌리복지센터 내 ‘효도밥상’은 새로 생겨 무척 깔끔하고 쾌적해 보였다. 분홍 앞치마를 두른 담당자들이 따끈따끈 반찬통을 놓았다. 오후 12시가 되자 하나둘 어르신들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먼저 동주민센터에서 발급 받은 이용 카드로 출석을 체크했다. 카드 뒤 QR코드를 체크해 출결 여부를 알게 되는데, 결석이 생기면 연락해 안부를 묻고 있다. 이용 대상은 75세 이상이지만 1순위는 독거노인, 2순위는 가족이 챙겨 줄 여력이 되지 않는 어르신 등으로 동주민센터에서 신청을 받거나 위원회에서 선정하게 된다고.
맛있게 밥을 푸는 어르신. ⓒ김윤경
맛있게 밥을 푸는 어르신 ⓒ김윤경

가장 먼저 도착한 어르신이 큰 밥통을 열어 식판에 밥을 담았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다른 사람이 절대 퍼 주거나 담아 주지 않는단다. 작은 행동 하나라도 몸을 움직이는 게 어르신 건강에 중요하다는 취지다.

오늘의 반찬은 해물 동그랑땡과 아삭이고추 무침, 열무 나물, 고구마 범벅, 갓김치 절임, 김치와 옥수수 수프다. 벽에는 이번 주 식단표가 부착돼 있는데 매일 반찬이 다르다.
매주 식단표가 나와 볼 수 있다. ⓒ김윤경
매주 식단표가 나와 미리 확인할 수 있다. ⓒ김윤경
'효도밥상'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이 각자의 식판에 음식을 직접 담고 있다. ⓒ김윤경
'효도밥상'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이 각자의 식판에 음식을 직접 담고 있다. ⓒ김윤경

“이건 계란찜인가. 너무 부드러워 아닌 것도 같고.”
“이건 고구마 샐러드예요.”

더위에 곱게 모자를 쓰고 온 어르신이 노란색 반찬을 보며 말하자 안내자가 알려 준다.
맛있게 먹으며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르신들이 활력을 찾게 된다. ⓒ김윤경
맛있게 먹으며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르신들이 활력을 찾게 된다. ⓒ김윤경

탁자에 앉은 어르신들은 웃음꽃을 피우며 대화를 나눴다. 30분 정도 지나자 식사를 마친 어르신들이 인사를 하며 이 더운 날씨에 밥할 엄두가 안 났는데, 덕분에 잘 먹는다고 미소를 짓는다. 잔반이 거의 없는 게 참 흐뭇하다. 식판들은 모두 모아 담당자가 그릇을 씻는다.

이 중 한 어르신이 오지 않자 담당자가 연락을 해본다. 어르신은 “좀 늦을 것 같은데, 끝나서 밥을 못 먹냐”고 묻자 “아니에요. 꼭 오세요. 기다릴게요.”라고 답했다.
깔끔하게 구비된 주방시설. 밥만 이곳에서 하고, 반찬은 반찬공장에서 조리해 가져 온다. ⓒ김윤경
깔끔하게 구비된 주방시설. 밥만 이곳에서 하고, 반찬은 반찬공장에서 조리해 가져 온다. ⓒ김윤경

반찬공장이 완공 전인 지난해는 일반 식당과 복지관에서 자율적으로 급식을 실시했으며, 올해는 종교시설과 공공시설(서울시립 마포노인복지관 포함), 경로당에서 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마포구청에서도 주기적으로 이곳들을 돌아보며 살피고 있다.
식사 시간이 되자 어르신들이 오기 시작했다. ⓒ김윤경
식사 시간이 되자 어르신들이 오기 시작했다. ⓒ김윤경

“저희가 어르신들의 식사를 챙겨 드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같이 얼굴 보고 드셨으면 하는 취지가 크거든요. 그래서 매일 출결을 체크해 건강 상태를 확인해 보고 있어요.”

마포구청에서 나온 어르신동행과 권동희 팀장이 말했다. 실제 이곳에 오기 위해 걷다 보니 운동도 되고 영양 균형이 잡힌 식사를 하게 돼 당뇨 수치가 좋아진 경우도 있다.
반찬을 담는 어르신. ⓒ김윤경
반찬을 담는 어르신 ⓒ김윤경
모든 식기는 설거지 후 살균소독을 거치게 된다. ⓒ김윤경
모든 식기는 설거지 후 살균소독을 거치게 된다. ⓒ김윤경

"보람 있었던 일은 참 많아요. 저희가 효도밥상을 하는 곳을 매번 돌아보고 있잖아요. 한 어르신이 손을 꼭 잡고 우시면서 ‘효도밥상이 날 살렸어’ 하시는 거예요. 여기 오고 활력과 기운이 생기시더래요."

"또 한 어르신은 다리를 많이 다치셨어요. 전 같으면 간호해 줄 사람이 없어 큰일 났다 싶으셨대요. 그런데 같이 식사하는 친구들이 돌아가며 간호를 해 주셨다고 해요. 그래서 ‘효도밥상’에 더 고마워하고 정을 느끼는 거죠. 처음 오실 때 어색해서 다들 떨어져 앉았는데요, 지금은 다 같이 앉고 표정부터 달라지셨더라고요."

‘효도밥상’은 단순한 식사만이 아니다. 얼굴을 보고 정을 나누고 생기를 찾게 한다. 특히 독거노인의 경우 건강, 고독사 등의 문제도 예방할 수 있다.
안내판에 붙은 효도밥상 관련 정보. ⓒ김윤경
안내판에 붙은 효도밥상 관련 정보. ⓒ김윤경

“여기 공간을 그냥 두기 아깝잖아요. 하반기에는 여러 프로그램을 하려고 해요. 얼마 전 서울경제진흥원(SBA)에서 치매 관련 프로그램을 내년 6월까지 해 주시기로 했어요. 웃음 치료를 재능기부해 주신다는 어르신의 프로그램도 해보려고 하고요.”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초고령사회는 만 65세 이상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인 경우를 뜻한다. 현재 서울은 만 65세 이상 인구가 18.96%이며 전국으로는 천만 명을 돌파했다. 이런 시점에서 전국 최초의 마포구 ‘효도밥상’에 거는 기대가 더더욱 크다.

경로당을 보고 나오는 길 흐뭇한 미소가 입에 걸린다. 부모님 생각 때문일까. 아직은 좀 남았지만 나 역시도 좀 안심이 된다. 우리는 모두 어르신으로 가는 길을 걷고 있다. 이 사업이 전국으로 널리 퍼져 많은 어르신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 본다.
쾌적한 공간. 다른 프로그램도 준비 중에 있다. ⓒ김윤경
쾌적한 공간. 다른 프로그램도 준비 중에 있다. ⓒ김윤경

공덕실뿌리복지센터

○ 위치 : 서울시 마포구 백범로31길 19 공덕 크로시티 지하1층
○ 교통 : 지하철 5·6호선·공항선·경의중앙선 공덕역 2번 출구에서 321m
○ 운영시간 : 월~토요일 06:00~22:00 / 일요일·공휴일 08:00~17:00
○ 문의 : 070-4543-7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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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 위한 따뜻한 '효도밥상'…영양 가득 점심에 동네 친구까지!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김윤경 생산일 2024-07-12
관리번호 D0000051219072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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