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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턱 낮춘 ‘모두의 1층’으로 가뿐하게 들어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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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 식당에 설치된 경사로 ©김윤경
성수동 식당에 설치된 경사로 ©김윤경
시민들이 좀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출입구 단차를 없애는 경사로를 설치했다. ©김윤경
시민들이 좀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출입구 단차를 없애는 경사로를 설치했다. ©김윤경

지난봄 성수동 어느 가게 앞에 설치된 경사로를 봤다. 보통 작은 상점에는 경사로가 많지 않아 더 눈에 띈 듯싶다. 경사로 덕에 휠체어나 유아차가 다니기 편리해 보였다. 큰 캐리어를 든 관광객도 마찬가지다.
식당뿐만 아니라 카페에도 설치돼 있는 경사로 ©김윤경
식당뿐만 아니라 카페에도 설치돼 있는 경사로 ©김윤경
‘모두의 1층x성수 프로젝트’로 설치된 경사로 ©김윤경
‘모두의 1층x성수 프로젝트’로 설치된 경사로 ⓒ김윤경

주변을 걷다 보니 경사로는 이 가게만 설치된 게 아니었다. 성수동 곳곳에서 보였다. 이 경사로는 2023년 ‘모두의 1층×성수 프로젝트’로 (사)두루, (사)무의, 브라이트 건축사사무소가 주축으로 진행한 사업이다. 당시 성동구 조례를 개정할 만큼 많은 사람의 환영을 받았다. 이런 곳이 서울 시내에 많아지면 얼마나 좋을까.

서울시는 지난 6월 ‘모두의 1층×서울’이라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모두의 1층×서울’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편의점이나 베이커리, 식당 등의 문턱에 경사로를 설치하는 캠페인이다. 서울시는 이전 성수동에서 경사로를 기획한 이들과 협업해 진행하고 있다.

이 반가운 소식을 좀 더 듣고 싶어 서울시 약자와의 동행추진단 김계리 주무관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관련 기사] '경사로' 하나로 누구나 편하게! 모두의1층x서울 캠페인
서울시 약자와의 동행추진단 김계리 주무관과 만나 ‘모두의 1층×서울’ 사업 이야기를 들었다. ©김윤경
서울시 약자와의 동행추진단 김계리 주무관과 만나 ‘모두의 1층×서울’ 사업 이야기를 들었다. ©김윤경

“모두의 1층이라는 건, 시민 누구나 어디서든 쉽게 다닐 수 있다는 의미예요. 단지 휠체어뿐만 아니라 캐리어, 유아차, 카트 등을 이용하는 모든 시민이 해당되죠.”

김계리 주무관은 모두의 1층은 누구나 이용 가능한 ‘모두’라고 강조했다. 넓게 보면 유아차나 캐리어 등을 이용하는 누구든 이동약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 생활은 놀랍게 발전했다. 환경 면에서 편의 시설은 늘었지만, 아직 이동약자에겐 힘든 곳이 많다. 서울시에 따르면 2023년 '핫플'인 성수동을 조사한 결과, 272개 매장 중 단 36곳만 이동약자의 접근이 가능했다. 함께 살아가는 서울, 누구나 어려움 없이 다닐 수는 없을까? 그런 서울을 만들기 위해 많은 이가 함께 고심했다.

그렇게 민관 협업 프로젝트인 ‘모두의 1층×서울’이 탄생했다. ‘모두의 1층×서울’은 소상공인 가맹점을 중심으로 경사로를 시범 설치하고 이어 매장 종사자와 시민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확산할 예정이다.
이동약자들은 턱이 있는 곳의 출입이 어렵다. ©김윤경
이동약자들은 턱이 있는 곳의 출입이 어렵다. ©김윤경

“불과 2cm 턱도 휠체어를 타고 가려면 힘들어요. 2022년 5월부터 50㎡ 이상 근린생활시설에는 단차를 없애거나 경사로 등을 설치해야 해요. 하지만 이전 건물이나 작은 가게는 해당하지 않는데다가 요즘 핫한 골목 상권에는 작은 상점들이 많거든요.”

성수동처럼 힙한 다른 골목에도 ‘모두의 1층×서울’이 생겨날까? 김 주무관은 용산구 용리단길과 문래동 카페거리 매장의 동의를 받았다고 말했다. 실제 용산구 용리단길 17개, 문래동 카페거리 18곳에 경사로를 설치할 계획이며 몇몇 곳은 이미 공사를 완료했다.
이동약자들에게 계단이나 턱은 조그만 높이라도 출입이 힘들다. ©김윤경
이동약자들에게 계단이나 턱은 조그만 높이라도 출입이 힘들다. ©김윤경

경사로 비용은 어느 정도 소요될까? 또 다 같은 모양일까? 엄밀히 말하면 매장의 상황에 따라 다르다. 매장 측에서 이동식 경사로 등을 원하기도 하고, 매장 분위기에 맞춰 주길 희망하기도 한다. 더욱이 이동식 경사로는 기성품이다 보니 매장 입구와 균형이 맞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한 법령상 규정된 기울기를 지키려면 경사로 길이가 길어져 통행인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다. 그런 경우는 다른 방식으로 공사해야 한다. 성수동에서 매장 분위기에 맞춰 재질을 알루미늄으로 설치한 사례도 있다. 무엇보다 설치하고자 하는 마음이 가장 필요할 때다.

“경사로와 관련해 다양한 생각을 하고 있어요. 서울 시내 매장이 많은 만큼 프랜차이즈 기업 등과 협업을 통해 해야 하고요. 궁극적으로는 많은 기업이나 매장이 동참하고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 경사로가 설치된 이후의 모습 ©서울시
    경사로가 설치된 이후의 모습 ©서울시
  • 경사로가 설치되기 전 모습 ©서울시
    경사로가 설치되기 전 모습 ©서울시
  • 경사로가 설치된 이후의 모습 ©서울시
  • 경사로가 설치되기 전 모습 ©서울시

그동안 여러 기업에 제안을 했다. 모두가 긍정적인 반응이었던 건 아니지만, 참여한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준 건 주목할 만하다. ㈜BGF리테일은 일정 규모 이상 편의점 CU(씨유) 매장에 출입문 도움 벨을 설치하고 ㈜본아이에프는 하반기 서울 내 본죽, 본죽&비빔밥 매장에 점자 메뉴판 도입을 예정하고 있다. 또 ㈜파리크라상은 파리바게뜨 매장을 대상으로 점주와 직원에게 차별 없는 서비스 교육을 시행할 예정이다. KB증권은 이 사업에 큰 기부금을 투척했다.
  • 경사로가 설치된 후 이동약자들의 이용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
    경사로가 설치된 후 이동약자들의 이용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
  • 출입문 앞 경사로가 설치되기 전의 베이커리 ©서울시
    출입문 앞 경사로가 설치되기 전의 베이커리 ©서울시
  • 경사로가 설치된 후 이동약자들의 이용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
  • 출입문 앞 경사로가 설치되기 전의 베이커리 ©서울시

현재 ‘모두의 1층×서울’ 사업은 어느 정도 완료되었을까?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선별된 매장 70여 곳 중 22곳이 설치를 끝냈다. 프랜차이즈 매장 34곳 중 17곳 공사가 끝났고 용산구 용리단길 17곳 중 5곳의 공사가 완료됐다.

이렇게 경사로가 설치된 매장들은 조만간 스마트서울맵이나 길찾기 애플리케이션 등에서도 찾을 수 있을 듯하다.
  • 출입구 단차를 없애는 경사로를 설치해 거동이 불편한 시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서울시
    출입구 단차를 없애는 경사로를 설치해 거동이 불편한 시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서울시
  • 출입구에 문턱이 있으면 이동약자에게는 큰 불편함이 따른다. ©서울시
    출입구에 문턱이 있으면 이동약자에게는 큰 불편함이 따른다. ©서울시
  • 출입구 단차를 없애는 경사로를 설치해 거동이 불편한 시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서울시
  • 출입구에 문턱이 있으면 이동약자에게는 큰 불편함이 따른다. ©서울시

“저희 협력 기관에도 이동약자 분들이 계시는데요. 외부 매장에서 회의를 하는데 턱이 있어 저희가 휠체어를 들어서 안으로 들어가야 했어요. 당사자는 이런 상황들을 자주 겪어왔지만 늘 적응되지 않는다면서 당황해 하시더라고요. 만약 제가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고 해도 그럴 것 같았어요. ”

김 주무관은 이동약자의 어려움을 우연찮게 접하고 보니 그 심정이 더 다가왔단다. 막상 자신이 그런 상황이 된다면 어떤 마음일까 싶은 생각도 들더란다. 당시는 남들의 도움을 받아 들어갔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고 도와준 사람들에게 미안하기도 할 테다. 그는 이동약자가 독립적으로 활동하기 어려운 점이 참 안타깝다고도 했다.
경사로가 설치된 후, 편리한 건 물론 외관도 깔끔해 보인다. ©서울시
경사로가 설치된 후, 편리한 건 물론 외관도 깔끔해 보인다. ©서울시

“시민들의 인식이 좀 더 바뀌면 좋겠죠. 살면서 나 혹은 가족이 유아차나 캐리어, 휠체어 등 경사로가 필요한 순간이 오지 않겠어요? 함께 사는 이웃에 대한 배려가 더 많아지면 좋겠어요.”

서울시 약자와의 동행추진단약자를 지원하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으며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7월 3일 완료된 네이버 해피빈 ‘모두의 1층×서울’ 캠페인 참여자수는 3만 5,658건에 이른다. 또 경사로에 관한 인식과 수월한 설치를 위해 ‘모두의1층×서울 경사로 길라잡이’ 책영상 콘텐츠도 제작, 제공하고 있다. 경사로 길라잡이는 서울도서관 누리집에서 전자책 형태로 볼 수 있다.
‘모두의 1층×서울’ 을 통해 누구나 출입이 편리한 서울을 기대한다. ©서울시
‘모두의 1층×서울’ 을 통해 누구나 출입이 편리한 서울을 기대한다. ©서울시

“휠체어를 타고 남들 가는 핫플에 가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에요. 기껏 갔다가 들어가기 어려워 그냥 돌아오기도 했고요.”
“밥 먹으러 갈 때도 휠체어가 가능한지 미리 문의해야 해요.”
“가는 곳만 가게 돼요. 약국, 편의점 등 필요한 곳에 출입하기 힘들 때가 많아요.”

예전 장애인들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이제 이런 말도 줄어들지 않을까? ‘모두의 1층×서울’을 통해 이동약자가 어디를 가도 수월하게 출입할 수 있는 서울을 기대헤 본다.

‘모두의 1층×서울’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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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턱 낮춘 ‘모두의 1층’으로 가뿐하게 들어 오세요!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김윤경 생산일 2024-07-08
관리번호 D0000051180643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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