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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스며드는 ‘동행가든’, 아이들에겐 더 없이 좋은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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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 정원이 되면 시민의 삶이 달라진다
삼청공원 유아숲체험장에 조성된 동행가든에서 아이들이 유아숲지도사와 숲체험 중이다. ©엄윤주
삼청공원 유아숲체험장에 조성된 동행가든에서 아이들이 유아숲지도사와 숲체험 중이다. ©엄윤주

지난해 ‘정원도시 서울’ 발표에 이어 올해 3월 서울시는 ‘매력가든·동행가든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상반기 150여 개소에 다채로운 정원 조성 계획을 밝힌 바 있다. ☞ [관련 기사] 발길 닿는 곳 어디나 정원! 2026년까지 1,000곳 조성

‘매력가든·동행가든 프로젝트’는 정원이 일상에 스며들고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원도시를 만드는 것으로, 문을 열고 나서면 자연스럽게 발길이 정원에 닿을 수 있도록 ‘정원’이 생활이자 문화, 삶이 되는 도시로 만드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 중 유아, 어르신,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동행가든 조성에 역량을 집중하여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채워 간다는 계획도 밝힌 바 있다.

어느덧 상반기가 지나가고 있는 6월, 동행가든은 어떤 모습으로 조성되어 어떤 형태로 시민들의 일상에 활용되고 있을까? 서울 삼청공원응봉공원 유아숲체험원에 조성된 동행가든을 찾아 일상에 스며들고 있는 생생한 모습을 담아 보았다.
삼청공원 유아숲체험원에 '누구의 집일까'라는 이름으로 조성된 동행가든 ©엄윤주
삼청공원 유아숲체험원에 '누구의 집일까'라는 이름으로 조성된 동행가든 ©엄윤주

삼청공원 유아숲체험원 우리 꽃도 웃고, 아이들도 웃는 동행가든

“여러분, 나비와 벌은 이곳을 어떻게 볼까요? 여러분도 이제 곤충의 눈이 되어서 꽃과 식물들을 관찰해 보는 거예요.”
지난 6월 10일 아침, 종로구 삼청공원 내에 자리한 유아숲체험원 동행가든에 인근 어린이집에서 온 11명의 어린이들이 모여 유아숲지도사와 함께 정원 탐방에 나섰다.

아이들은 유아숲지도사가 나눠준 곤충안경을 들고 한창 꽃을 피운 산수국, 까치수영 같은 여름꽃 사이를 누비며 정원 곳곳을 살폈다. 선생님이 설명해 주는 괭이밥, 노루귀 같은 재미난 이름의 식물들 덕에 호기심은 더욱 커졌다.

삼청공원 숲속도서관 맞은편 공간에 ‘누구의 집일까’라는 이름으로 동행가든이 조성되어 있다. 정원의 콘셉트는 정원에서 살아가는 생물들을 상상하며, 특히 생태적 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 서식처 기반의 정원으로 구상되었다. 그리 넓은 공간이 아님에도 오히려 그런 특성을 살려 덤불을 헤치고 마치 비밀의 정원에 들어가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드는 곳이다.

동행가든에는 입구정원과 관찰정원 곳곳에 한 편의 동화 같은 정원 안내판들이 소개되어 있어 아이들의 상상력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 지렁이가 가꾸는 정원, 나비의 소망, 돌틈 휴게소, 새들의 비밀 통로등 그림책이나 동화책 같은 내용들을 담고 있다.

삼청공원 동행가든에는 특히 백당나무, 노루귀, 솔나리, 좀비비추, 쑥부쟁이 같은 우리나라 자생 식물들 위주로 식재되어 있는 점도 인상적이다. 덕분에 이곳을 찾는 아이들이 우리 자생 식물 매력을 도심에서 쉽게 마주하고 있다.
동행가든에서 곤충의 눈으로 숲탐방 중인 아이들 ©엄윤주
동행가든에서 곤충의 눈으로 숲탐방 중인 아이들 ©엄윤주
동행가든 곳곳에 한 편의 동화 같은 정원 안내판들이 소개되어 있어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다. ©엄윤주
동행가든 곳곳에 한 편의 동화 같은 정원 안내판들이 소개되어 있어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다. ©엄윤주

“아담한 공간이지만 아이들과 정원 동선을 따라 한 바퀴 돌고 나면 질문들이 쏟아져요. 괭이밥을 설명하면서 시큼한 맛과 고양이가 소화가 안 될 때 뜯어 먹는 풀이라고 하니 아이들이 무척 신기해 하네요.” 장현숙 유아숲지도사는 동행가든 조성 후 전보다 아이들의 호기심이 더욱 커졌다고 말한다.

“야외 수업으로 정원에 다녀가면 아이들이 다시 어린이집으로 돌아가서도 자연물을 친근하게 대하고, 소중하게 여겨요. 또 나무에게 고맙다고 말하는 친구들도 있고요.” 아이들을 인솔하여 함께 온 어린이집 서소영 선생님도 동행가든 조성 이후 풍성해진 수업 내용에 만족감을 표했다.
용산구 한남동 응봉공원에 조성되어 있는 동행가든 '소풍정원' ©엄윤주
용산구 한남동 응봉공원에 조성되어 있는 동행가든 '소풍정원' ©엄윤주

응봉공원 유아숲체험원에 아이들의 꿈을 키우는 고래가 산다

용산구 한남동에 자리한 응봉공원 유아숲체험원에 조성된 동행가든에는 고래 한 마리가 살고 있다. 이곳 동행가든의 이름은 ‘소풍정원’이다. 춤추는 고래와 꽃 나들이를 한다는 콘셉트로 아이들이 꽃을 보고 그린 그림이 고래로 만들어져서 밖으로 나온 것처럼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정원으로 조성되었다. 실제로 동행가든 한가운데 고래 모양의 꽃밭이 조성되어 있다. 고래 몸 속에는 금낭화, 무늬비비추, 사초, 백리향이 자라고 있다.
아이들이 꽃을 보고 그린 그림이 고래로 만들어져 상상의 나래가 펼쳐진 소풍정원 ©엄윤주
아이들이 꽃을 보고 그린 그림이 고래로 만들어져 상상의 나래가 펼쳐진 소풍정원 ©엄윤주

“원래는 그냥 공터였죠. 그런데 이곳에 동행가든이 조성되고 나서 아이들과 수업 시간이 더 즐거워졌어요. 아이들에게 '이곳에 어떤 물고기가 살고 있는데, 우리 지금부터 한번 찾아볼까?' 하면 정원 곳곳을 누비다가 이내 아이들이 고래를 찾아내죠. 어떤 아이는 고래라고 하고, 생선이라고 하는 친구도 있고요.(웃음)” 진희순 유아숲지도사가 전하는 후일담이다.

유아들이 수업을 마친 오후 시간의 응봉공원은 평소 시민들이 산책 코스로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정원디자이너가 말하는 동행가든

삼청공원 유아숲체험원에 동행가든을 조성한 신영재, 최지은(스튜디오 초신성) 정원작가를 만나 정원 조성에 관한 이야기를 더 들어봤다.
삼청공원 동행가든을 조성한 신영재, 최지은 정원작가는 아이들에게 생태감수성을 기르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는 말을 전했다. ©엄윤주
삼청공원 동행가든을 조성한 신영재, 최지은 정원작가는 아이들에게 생태감수성을 기르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는 말을 전했다. ©엄윤주

Q. 자기소개 먼저 부탁 드립니다.
A. 저희는 지구가 직면한 기후?환경적 위기에 대한 인식에 기반해, 다양한 동식물이 정원이라는 틀 안팎에서 더 오래 건강히 살아갈 수 있을 만한 정확한 ‘집’을 만들고자 연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 집이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아름답고 편안한 정원을 만들고자 책임감을 느끼며 설계해 만들고 있습니다.

Q. 삼청공원에 조성된 동행가든이 아이들에게 다양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킵니다. 정원에 담긴 조성 의도가 궁금해요.
A. 정원은 여러 측면에서 생물다양성과 생태적 감수성을 불러일으키는 공간입니다. 특히 동행가든처럼 어린이나 어르신 등 사회적 약자들과 호흡하는 공간인 만큼 다양한 동식물이 공존하며 이용자들에게 휴식을 더하고 호기심을 자아내는 공간 으로 조성하고자 했습니다. 정원도 특히 아이들과 함께할 때 더 빛을 발하며 아름다운 공간으로 보이더라고요. 사람과의 관계를 보며, 오래 머물고 싶은 공간, 식물 하나에도 여러 관계성을 발견하며 공생하는 환경에 주목하며, 아이들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Q. 서울 곳곳에 정원을 조성하고 계신 정원작가분들이신데요.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지요?
A. 저희가 조성한 서울숲 기부정원 광야숲에도 연영초, 깽깽이풀 같은 도심에서 보기 드문 우리 자생 식물들을 식재했습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깊은 숲속에 서식하는 희귀 식물들이 도심에서도 공생할 수 있는 일종의 시도를 하고 있는 셈이죠.
정원이라는 공간에서 한편으로는 자연도 도심 속 약자일 수 있거든요. 그만큼 정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정원 식물들을 더 귀하고 소중하게 대해주셨으면 합니다.
삼청공원 동행가든에는 금낭화, 솔나리, 노루귀 같은 우리 자생 식물들이 식재되어 있다.  ©엄윤주
삼청공원 동행가든에는 금낭화, 솔나리, 노루귀 같은 우리 자생 식물들이 식재되어 있다. ©엄윤주

올 초 발표된 ‘매력가든·동행가든 프로젝트’ 덕분에 요즘 서울 거리 곳곳에 꽃과 식물들이 가득한 정원을 쉽게 볼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유아숲체험원 유휴 부지 주변에 조성된 동행가든은 이름이 지닌 정겨움처럼 생애주기를 시작하는 유아기 아이들에게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있다.

정원 감상은 도시 경관 감상보다 불안 수준을 20% 감소시키며, 1주일에 한 번 이상 정원에서 시간을 보내면 스트레스가 60% 감소한다고 한다. 아이들에게는 오감을 자극하며, 자연 관찰에 기초한 창의력과 상상력을 향상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더불어 아마도 훗날 동행가든에서 뛰놀던 어린이들은 어릴 적 즐거웠던 추억의 한 페이지로 동행가든을 떠올릴 것 같았다.
동행가든은 이름이 지닌 정겨움처럼 생애주기를 시작하는 유아기 아이들에게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있다.  ©엄윤주
동행가든은 이름이 지닌 정겨움처럼 생애주기를 시작하는 유아기 아이들에게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있다. ©엄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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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스며드는 ‘동행가든’, 아이들에겐 더 없이 좋은 놀이터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엄윤주 생산일 2024-06-18
관리번호 D0000051022291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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