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

지난 4월 보라매공원을 방문했을 때 공군 전투기를 전시했던 ‘에어파크’가 높은 벽에 싸여 볼 수 없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 자세히 살펴봤더니 어린이를 위한 ‘서남권 보라매공원 테마 놀이터’를 공사하고 있다는 안내가 붙어 있었다. 어떤 놀이터가 생길까, 궁금증을 가지고 지나갔었다.

그리고 6월 6일, 보라매공원에 대규모 모험 놀이터가 들어섰다. 겨울과 봄 동안 공사를 마치고, 시민에게 활짝 문을 열었다. 2022년 광나루한강공원에 조성한 바 있는 '거점형 놀이터'로, 보라매공원에 들어선 테마 놀이터는 양천구, 동작구, 관악구, 금천구, 구로구, 강서구 등 ‘서남권’을 중심으로 한 ‘제2호 거점형 어린이 놀이터’다. ☞ [관련 기사] 온가족 나들이 핫플! 보라매공원 대규모 어린이놀이터

보라매공원 거점형 어린이 놀이터는 크게 세 구역으로 조성됐다. 기존 이용률이 낮았던 비행기 전시 공간과 물놀이장이 한 구역이고, 새로 조성한 감각·동감·모험 등 놀이마당, 그리고 ‘정원도시 서울’을 표방하며 힐링 정원을 함께 조성한 잔디 놀이마당이다. 기존 놀이터와는 어떤 점이 다른지, 구석구석 살펴보았다.

모든 사람을 위한 디자인(Design For All), 범용(汎用) 디자인이라고도 불리는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은 성별이나 연령, 장애의 유무와 상관없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나 환경을 뜻한다.

최근 서울시 곳곳에 조성된 무장애 숲길, 건물 1층 입구에 경사로를 설치하는 ‘모두의 1층x서울’ 프로젝트 모두 유니버설 디자인 사례 중 하나다. 서울시는 산하기관인 서울디자인재단을 통해 유니버설 디자인을 활용하고 있다.

보라매공원 거점형 어린이 놀이터에 조성된 유니버설 디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문턱이 없다. 감각·동감·모험 놀이마당은 모두 계단이 없는 평지로 조성됐다. 그래서 휠체어를 탄 어린이도, 잘 걷지 못해 ‘걸음마’ 중인 영유아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둘째, 완만한 높낮이에 고무매트로 안전을 신경 썼다. 계단이 없기에 높낮이가 있지만, 쉽게 걸어가거나 휠체어를 이용해도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완만한 높낮이로 설계됐다. 또한 넘어지더라도 다치지 않게 탄성이 높은 고무매트로 바닥을 포장했다.

보라매공원 거점형 어린이 놀이터의 큰 특징은 놀이시설을 최소화한 점이다. 대신 모래 놀이터를 많이 조성했다. 모래와 같은 자연 친화적인 재료를 활용해 자연과 친숙해지도록 한 것으로, 모래를 만지고 놀면서 자연스럽게 촉각이 발달되는 효과도 가져온다.

모래놀이는 성장기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놀이 중 하나다. 성장기 아이들의 창의력과 감수성 발달에 도움을 주는 유익한 활동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모래를 던지기도 하고, 모래성을 쌓으며 만들고, 모래를 파면서 자신이 원하는 대로 논다. 이런 활동을 통해 만족감과 기쁨을 느껴 안정감, 정서적인 발달에 도움을 주게 된다.

물론 놀이시설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낙서벽, 바구니그네, 놀이탑, 물놀이펌프 등 신체를 모두 활용할 수 있는 놀이시설을 구축했다.

그물로 된 피라미드의 경우 손과 발을 모두 사용하고, 클라이밍과 밧줄을 체험해 신체 발달을 유도하는 놀이시설도 보였다. 신체 발달에 도움이 되는 놀이시설을 통해 창의력을 높일 수 있다.

아이들은 생소한 놀이시설을 보고 처음에는 갸우뚱거렸지만, 이내 즐기고 있었다. 아빠와 함께 클라이밍과 밧줄을 오르거나, 그물 피라미드를 오르면서 성취감을 느꼈다. 30도에 가까운 무더운 날씨지만, 아이들의 웃음은 밝은 햇살과도 같았다.

무더운 날씨, 놀이가 지친다면 시원한 물놀이장이 아이들을 반긴다. 무더운 날씨에 비교적 빨리 운영을 시작한 분수에서 아이들은 옷이 젖는 줄 모르고 물놀이에 빠지게 된다. 시원한 물줄기를 맞으며 더위를 식혀내는 아이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참 듣기 좋았다.

물놀이장 위쪽에는 비행기 전시 공간을 보존했다. 다만, 기존 에어파크와는 달리 아이들을 위해 단차를 낮췄다. 기존 비행기 전시 공간과 물놀이장, 놀이마당과의 단차는 2m에 달했다. 1m 안팎인 아이들의 두 배 수치다.

이에 단차를 1m 내외로 줄였고, 비행기를 보면서 과거 공군사관학교 부지였던 ‘보라매공원’의 의미도 살펴볼 수 있게 했다. ‘빨간 마후라’를 꿈꾸며, 전투기 조종사, 파일럿의 꿈을 키우는 것은 덤이다.

놀이터 주변에는 나무를 심어 그늘이나 녹음을 조경하지만, 보라매공원 거점형 놀이터는 정원을 조성했다. 일상에서 정원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정원도시 서울’의 일환으로 아이들이 사계절 동안 변화하는 정원을 눈에 담게 하기 위해서다. ☞ [관련 기사] 365일 어딜가든, 서울가든! 5분 거리 공원 만든다

500㎡ 규모의 매력 정원에는 수국 등 화관목 3종 460주와 사초류·백리향 등 다년생 초화류 16종 4,050본 등이 식재됐으며, 잔디마당에서 뛰어놀 수 있게 했다. 잔디마당을 둘러싼 꽃과 식물들을 보면서 체험학습의 현장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아이들이 행복한 서울, 아이 키우기 좋은 서울, 아이들의 웃음이 가득한 서울을 위해 조성된 보라매공원 거점형 어린이 놀이터. 거점형 어린이 놀이터가 어린이,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라면, 보라매공원 남쪽에 조성된 클라이밍 체험장과 X-게임장, 인라인 스케이트장은 신체 활동이 많은 청소년을 위한 공간이다.

클라이밍 체험장은 15m 높이의 인공 암벽장으로,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X-게임장과 인라인 스케이트장도 마찬가지다. 인라인 스케이트장과 X-게임장은 반드시 헬멧을 필수로 착용해야 하고, 클라이밍 체험장은 2인 1조로 입장 가능하다.

자라나는 아이들의 신체 및 정서 발달과 함께 청소년의 건강한 신체 활동이 이루어지는 보라매공원. 보라매공원 거점형 어린이 놀이터가 아이들에게 웃음과 행복, 건강을 선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