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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들을 잊지 않겠습니다”…6월이면 더 생각나는 ‘국립서울현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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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호국보훈의 달이다. 현재의 우리가 바로 설 수 있게 나라와 국민을 위해 목숨을 바친 선열들의 희생을 기리고 그 공훈에 보답하는 일이 특정 달에 그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호국보훈의 달이 있어 조금 더 깊게 그분들의 삶과 우리 역사를 되짚어 보게 된다. 해마다 6월이면 서울에 있는 관련 기관 및 장소들을 찾아 추모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이번에는 동작역에 있는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전시관과 묘역들을 돌아보며 더 깊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돌아왔다.
국립서울현충원 정문 입구에 적힌 "임들을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문구가 눈길을 끈다. ©박지영
국립서울현충원 정문 입구에 적힌 "임들을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문구가 눈길을 끈다. ©박지영

1955년 국군묘지로 창설된 국립서울현충원

1955년 7월 국군묘지로 창설된 국립서울현충원은 1965년 국립묘지로 승격되었고, 2006년부터 현재까지 국립서울현충원이라는 이름으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충정과 위훈을 기리고 있는 호국추모공원이다.

구한말과 일제강점기에 의병 활동과 독립 투쟁을 한 독립유공자, 임시정부요인부터 광복 이후 국군의 창설과 6.25전쟁, 베트남전쟁 등에서 전사·순직한 장군, 장병, 경찰관, 건국 후 우리나라 정치, 경제, 외교, 안보, 과학 분야에서 국가 발전을 위해 몸 바친 국가유공자 등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17만 9,000여 위(2018년 기준)를 모시고 있지만, 유족이 아닌 일반인들이 잘 찾는 곳은 아니다 보니 가볼 기회가 많진 않다.

나 역시 특별한 연고는 없지만 이 안에 모셔진 분들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은 마음에 한적한 시간대에 찾아가 봤다. 돌아보고 나니 특별한 연고가 없더라도 가끔 들러 여기 모셔진 한 분 한 분의 역사를 짚어봐야겠단 생각이 들 정도로 느껴지는 게 많았다.

처음 방문한다면 먼저 유품전시관부터

공작봉 기슭 144만㎡(약 44만 평) 대지에 자리 잡은 국립서울현충원엔 많은 묘역과 시설들이 있다. 연고가 있어 자주 방문했다면 원하는 곳을 바로 찾을 수 있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이곳에 대한 역사와 어떤 분들을 모시고 계신지에 대한 안내가 필요하다.

바로 묘역을 찾기에 앞서 유품전시관에 들렀다. 이곳에선 매주 화?수?목요일 주 3일 오전 10시부터 11시,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무료 정기 전시 해설을 진행해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 유품전시관 외부. 정규 해설에 참여하면 유품전시관과 호국전시관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박지영
    유품전시관 외부. 정규 해설에 참여하면 유품전시관과 호국전시관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박지영
  • 각 묘역과 시설물 앞에는 설명판과 해설 QR코드가 있다. ©박지영
    각 묘역과 시설물 앞에는 설명판과 해설 QR코드가 있다. ©박지영
  • 유품전시관 외부. 정규 해설에 참여하면 유품전시관과 호국전시관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박지영
  • 각 묘역과 시설물 앞에는 설명판과 해설 QR코드가 있다. ©박지영

정규 해설은 상설전시실과 특별전시실을 포함한 전관에서 이뤄졌고, 유품전시관 해설이 끝난 후엔 맞은편에 있는 호국전시관 설명까지 이어져 꽤 알차다. 1시간 정도 진행되는 해설을 들으면 국립서울현충원의 역사와 이곳에 모셔진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또 방문해야 할 묘역까지 머릿속으로 정리할 수 있어 더 좋다. 해설을 듣다 보면 역사를 통해 배운 분들도 계셨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이 더 많아 반성하는 마음도 자연스레 들었다.
  • 독립유공자묘역에 있는 무후선열제단 ©박지영
    독립유공자묘역에 있는 무후선열제단 ©박지영
  • 독립유공자묘역, 임시정부요인묘역 ©박지영
    독립유공자묘역, 임시정부요인묘역 ©박지영
  • 유품전시관에서는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된 분들의 유품을 전시하고 있다. ©박지영
    유품전시관에서는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된 분들의 유품을 전시하고 있다. ©박지영
  • 국립서울현충원엔 전직 대통령 4분도 영면하고 계신다. ©박지영
    국립서울현충원엔 전직 대통령 4분도 영면하고 계신다. ©박지영
  • <직지심체요절>을 세계에 알린 박병선 역사학자도 국립서울현충원 내 충혼당에 모셔져 있다. ©박지영
    <직지심체요절>을 세계에 알린 박병선 역사학자도 국립서울현충원 내 충혼당에 모셔져 있다. ©박지영
  • 유품전시관 특별전시실에서는 호국형제, 호국전우, 호국부자 등 특별한 이야기와 기증 유품도 만날 수 있다. ©박지영
    유품전시관 특별전시실에서는 호국형제, 호국전우, 호국부자 등 특별한 이야기와 기증 유품도 만날 수 있다. ©박지영
  • 독립유공자묘역에 있는 무후선열제단 ©박지영
  • 독립유공자묘역, 임시정부요인묘역 ©박지영
  • 유품전시관에서는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된 분들의 유품을 전시하고 있다. ©박지영
  • 국립서울현충원엔 전직 대통령 4분도 영면하고 계신다. ©박지영
  • <직지심체요절>을 세계에 알린 박병선 역사학자도 국립서울현충원 내 충혼당에 모셔져 있다. ©박지영
  • 유품전시관 특별전시실에서는 호국형제, 호국전우, 호국부자 등 특별한 이야기와 기증 유품도 만날 수 있다. ©박지영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만난 임시정부요인묘역, 무후선열제단, 독립유공자묘역

파란색 기와가 얹어진 현충문을 통과하면 바로 현충탑이 나온다. 현충탑 내부에는 위패가 봉안되어 있는데, 이곳엔 유족들이 놓은 가족 사진과 꽃들이 즐비해 마음을 시리게 한다. 현충탑 후문으로 나오면 많은 묘역들이 펼쳐지는데, 이 중에서도 태극기가 양옆에 놓인 독립유공자묘역, 무후선열제단, 임시정부요인묘역을 중점적으로 돌아보고 왔다.
  • 파란색 기와를 얹은 현충문 뒤로 현충탑이 보인다. ©박지영
    파란색 기와를 얹은 현충문 뒤로 현충탑이 보인다. ©박지영
  • 현충탑 아래엔 위패봉안관이 있다. ©박지영
    현충탑 아래엔 위패봉안관이 있다. ©박지영
  • 위패봉안관 안에는 유족들이 놓고 간 사진과 꽃들이 즐비하다. ©박지영
    위패봉안관 안에는 유족들이 놓고 간 사진과 꽃들이 즐비하다. ©박지영
  • 파란색 기와를 얹은 현충문 뒤로 현충탑이 보인다. ©박지영
  • 현충탑 아래엔 위패봉안관이 있다. ©박지영
  • 위패봉안관 안에는 유족들이 놓고 간 사진과 꽃들이 즐비하다. ©박지영
독립유공자묘역, 무후선열제단, 임시정부요인묘역엔 큰 태극기가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박지영
독립유공자묘역, 무후선열제단, 임시정부요인묘역엔 큰 태극기가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박지영

독립유공자묘역에는 구한말과 일제강점기에 의병 활동과 독립 투쟁을 펼친 순국선열과 애국지사 226위가 모셔져 있다. 평민 의병장 신돌석, 사이코 마코토 총독에게 폭탄을 던진 강우규 의사 등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의 독립 유공자들을 만날 수 있다. 그 중엔 삼일운동을 적극 후원하고 장학 사업 등으로 불우 청소년을 도왔던 캐나다인 프랭크 W. 스코필드 박사의 묘역도 있어 인상적이다.
삼일운동의 숨은 공로자, 프랭크 W. 스코필드 박사의 묘 ©박지영
삼일운동의 숨은 공로자, 프랭크 W. 스코필드 박사의 묘 ©박지영

무후선열제단에는 후손이 없거나 유해마저 찾을 길이 없는 134위의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의 위패를 봉안하고 있다. 유관순, 이상설, 이위종 , 조소앙, 박열 열사 등의 위패가 모셔져 있는데, 그 앞쪽엔 ‘민족의 얼’이라 적힌 석비와 조각이 장엄하게 되어 있어 찾기 어렵지 않다.
  • '민족의 얼'이라 적힌 석비 뒤에 무후선열제단이 있다. ©박지영
    '민족의 얼'이라 적힌 석비 뒤에 무후선열제단이 있다. ©박지영
  • 무후선열제단 내부 ©박지영
    무후선열제단 내부 ©박지영
  • '민족의 얼'이라 적힌 석비 뒤에 무후선열제단이 있다. ©박지영
  • 무후선열제단 내부 ©박지영

임시정부요인묘역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주요 직위를 역임한 순국선열과 애국지사 18위가 모셔져 있다. 박은식 대한민국임시정부 2대 대통령을 비롯해 신규식, 노백린 김인전, 안태국지사의 유해 5위를 1993년 8월 상하이 만국공묘로부터 모셔 오면서 조성된 묘역이란다. 국가원수급 4위가 위쪽 묘역에 국무총리와 광복군 총사령관을 역임했던 분들 14위가 모셔져 있다. 임시정부요인묘역 위쪽 대한독립군 무명용사위령탑 부근에서 묘역을 내려다보면, 우리를 위해 헌신하신 수없이 많은 분들의 묘비가 눈에 들어와 감사하면서도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묘비에는 삶의 이력과 주요 업적이 새겨져 있어 역사를 되짚어 보게 된다. ©박지영
묘비에는 삶의 이력과 주요 업적이 새겨져 있어 역사를 되짚어 보게 된다. ©박지영
임시정부요인묘역 위쪽으론 대한독립군무명용사위령탑이 있다. ©박지영
임시정부요인묘역 위쪽으론 대한독립군무명용사위령탑이 있다. ©박지영
경찰관묘역 정상에서 바라본 국립서울현충원 묘역 ©박지영
경찰관묘역 정상에서 바라본 국립서울현충원 묘역 ©박지영

이 외에도 국립서울현충원 곳곳에 조성된 묘역과 충혼당엔 우리가 기억해야 할 많은 분들이 모셔져 있다. 그냥 천천히 걸으며 돌아봐도 되지만, 정문 종합민원실에서 공휴일을 제외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매 시각 10분에 출발하는 유가족과 참배객을 위한 무료 셔틀을 이용하면 주요 묘역과 충혼당을 조금 편하게 돌아볼 수 있다.

경건한 마음, 감사하는 마음, 존중하는 마음과 복장만 제대로 갖췄다면 누구나 돌아보며 감사의 마음을 표할 수 있는 장소이니, 6월이 아니더라도 가족 및 친구, 지인들과 함께 와서 현재의 우리를 위해 애써주신 분들에게 마음을 표해 보면 어떨까 한다. 6월엔 호국보훈의 달 행사가 부정기적으로 진행되니, 방문 전엔 꼭 국립서울현충원 누리집을 살펴보고 방문 계획을 세우면 더 좋겠다.
정문 종합민원실 옆엔 주요 묘역을 돌아볼 수 있는 무료 셔틀버스 정류장이 있다. ©박지영
정문 종합민원실 옆엔 주요 묘역을 돌아볼 수 있는 무료 셔틀버스 정류장이 있다. ©박지영
묘역이 넓으니 사전에 누리집을 살펴보고 가면 좋다. ©국립서울현충원
묘역이 넓으니 사전에 누리집을 살펴보고 가면 좋다. ©국립서울현충원

국립서울현충원

○ 위치 : 서울시 동작구 현충로 210
○ 교통 : 지하철 4?9호선 동작역 8번 출구에서 62m
○ 개방시간 : 정문·동문·통문(5개소) 06:00~18:00
 ※ 현충원 내 업무시설 개방시간 : 0900~18:00
○ 휴무 : 연중무휴
누리집
○ 문의 : 1522-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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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들을 잊지 않겠습니다”…6월이면 더 생각나는 ‘국립서울현충원’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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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책임자) 박지영 생산일 2024-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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