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

불타는 금요일인 불금, 사람마다 불금을 즐기는 방법은 다양할 것이다. 이런 불금에 집에 가기엔 아쉽고 무엇을 할지 고민된다면 ‘서울 문화의 밤’을 추천한다. 박물관 관람, 미술관 전시, 독서 등 이 모든 것을 서울시민이라면 금요일 밤에 누릴 수 있다. ☞ [관련 기사] 금요일 밤, 꼭 가야할 곳이 생겼다! 야간개방 9곳은?

서울 문화의 밤은 서울시가 시립문화시설 9곳을 밤 9시까지 개방하고 특별 야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행사다. 서울 문화의 밤에 참여하는 시립문화시설은 서울역사박물관, 한성백제박물관, 서울공예박물관, 서울우리소리박물관, 서울시립미술관, 남산골한옥마을, 운현궁, 세종충무공이야기, 서울도서관으로 총 9곳이다.

필자는 이 중에서 서울우리소리박물관, 세종충무공이야기, 서울시립미술관, 서울도서관을 찾아 불금을 즐겼다. 필자가 다녀온 루트로 동선을 짠다면 빙빙 돌지 않고 구경을 할 수 있어서 추천한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에서는 한옥에서 듣는 우리소리와 우리소리 자연관찰을 매주 금요일 오후 6시부터 8시30분까지 감상할 수 있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은 우리나라 첫 민요 전문 박물관으로서 여러 향토민요를 들을 수 있다. 또한 박물관 내부에는 다양한 우리소리를 들을 수 있는 영상 테이프가 있는데 재생 방식이 신기해서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었다.

다만,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의 야간 개관은 1층만 관람 가능하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1층 말고 다른 관도 관람하고 싶어서 다음엔 낮 시간에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에서 나와서 광화문 쪽으로 걷다 보면 세종·충무공이야기를 찾아볼 수 있다. 광화문 한가운데 있는 세종·충무공이야기에서는 조선시대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세종대왕과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생애와 업적을 살펴볼 수 있다. 필자가 방문한 시간에는 외국인 2명도 함께 전시를 관람했는데, 뭔가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요즘 SNS에서 핫한 ‘노먼 포스터 전시’ 오픈 도슨트를 들을 수 있었다. 평일 오후 1시에도 도슨트는 진행하지만 낮 시간에는 듣기 어려웠는데, 서울 문화의 밤을 운영하면서 저녁에도 도슨트를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번 전시는 건축가 노먼 포스트와 그의 자회사의 활동을 보여주고자 기획되었다. 특히, 이들은 많은 사람들이 들으면 알 만한 애플 사옥이나 런던의 달걀 등을 디자인했는데, 이것을 미니어처로 표현하여 전시한 것이 인상 깊었다.

금요일 밤, 서울도서관에서는 작가와의 만남이 진행되었다. 필자가 방문한 날에는 <역사 컬렉터, 탐정이 되다>, <컬렉터, 역사를 수집하다>의 저자인 박건호 작가를 만나볼 수 있었다. 박건호 작가는 과거의 자료들 속에서 그 시대의 역사를 발견하는 이야기에 대해서 공유했다. 금요일 밤인 시간이었지만, 많은 시민들이 북토크에 자리했다.

더불어, 도서관들이 오후 6시면 문을 닫아 아쉬웠는데 서울 문화의 밤 덕분에 저녁 6시 이후에도 도서관에서 책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필자뿐만 아니라 많은 서울 시민들이 책을 보기 위해 늦은 시간까지 도서관에 있는 모습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도서관이 일찍 닫는 것을 아쉬워했구나 생각을 했다.

여기서 놀라운 점은 이 모든 것을 다 무료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바람이 시원하게 부는 봄날의 저녁을 다양한 문화생활로 채울 수 있다는 점이 매우 만족스러웠다. 금요일 밤을 친구들과 놀면서 보낼 수도 있지만, 이렇게 다양한 문화를 즐기면서 보내니까 마음이 풍족해지는 기분이었다. 서울 문화의 밤은 오는 12월까지 매주 금요일마다 진행하니, 금요일 밤 집에는 들어가기 싫지만 할 것은 없을 때 떠올리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