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

가볍게 봄 나들이 하고 싶은 화창한 날씨. 가까운 서울에서 가족과 함께 우리 역사문화와 여유를 즐기고 싶다면 성곽마을 프로그램이 있는 성북구 삼선동의 369마을을 찾아가 보자. 서울의 현재와 과거를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역사와 문화의 숨결이 깃든 한양도성의 성곽을 따라 걷다보면 서울이 한눈에 보이는 아름다운 369마을이 있다.

서울시에서는 올해 성곽마을 프로그램으로 한양도성 369마을에서 ‘쉼이 있는 한양도성’을 운영하고 있다. ‘369마을 해설’은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와 오후 1시, 두 차례 진행되며 회당 20명, 초등 1학년 이상(보호자 동반 필수) 참여할 수 있다. 참여방법은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누리집을 통해 선착순으로 신청받는다. 기자는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을 통해 한양도성 18.6km 구간 중 낙산구간(혜화문~흥인지문) 일부를 걸어보고 369마을의 경관, 각종 시설을 두루두루 탐방하는 '쉼이 있는 한양도성-369마을' 여행에 참여해보았다.

4호선 한성대입구(삼선교) 3번, 4번 출구 사이의 집결지에서 모여 369마을 해설사를 만나 마을의 사람들이 함께하는 이야기와 성곽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369마을 여행의 시작은 혜화문 건너편 순성길의 서울 한양도성 안내판부터 카페 '마실'을 지나 낙산공원 성곽탐방로와 각자성석의 안내판까지 진행되었다.

369마을은 재개발 추진 시 쉽고 재미있게 기억에 남는 마을 이름을 만들자는 주민 아이디어로 ‘삼선6구역’의 앞자를 따서 '369(三育丘)' 마을로 이름 붙였으며, 마을의 정체성과 문화를 바탕으로 주민이 주도하고 화합하는 세 가지 가치를 지닌 언덕 마을(三育丘)이란 깊은 뜻이 담겨져 있다고 한다.

당시 주민의 80%가 아름다운 서울의 역사문화를 지키기 위해 재개발을 반대하였으며 지금까지 주민이 주체가 되어 다양한 아이디어로 도시재생의 사업 진행하고 있다. 2019년 설립된 369마을 사회적 협동조합에서는 369마을 주민과 청년, 인근 지역 대학이 함께 도시재생, 문화재생을 통해 자족성을 구현하고 있다.

골목길 옆 계단을 올라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끝없이 이어지는 한양도성의 성곽이다. 한양도성은 태조 5년 1월, 2월(49일) 7월, 8월(49일) 총 98일에 걸쳐 돌울타리가 만들어졌다. 왕조의 시대별 축성 기법에 따라 성곽의 모습이 다르다는 흥미로운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니 성곽의 축성 기법의 차이가 보이기 시작했다.

성곽의 돌은 축조 시기별 크기와 모양이 다른데 세종 때는 크기가 작은 옥수수알 모양, 숙종 때는 둥근모서리에 네모난 모양의 40~45cm 크기로, 순조 때는 크기가 가장 크고 네모난 모양의 60cm로 축조되었다. 아이들도 한국사에서 들었던 왕의 이름이 나오자 쫑긋 집중하며 마을해설사의 설명을 듣는다.

햇살이 눈부시고 제법 더운 오후, 마을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성곽을 걷다보면 약간의 언덕으로 숨이 살짝 차오를 때 쯤 마을 주민이 직접 만든 솟대가 보이고 옆에는 ‘369사랑방’이 있다. 따뜻한 밥내음이 나는 마을식당으로 마을 부녀회에서 평일 화·목요일, 주말 토요일 11시 30분부터 운영되며 8,000원의 금액을 내고 식사할 수 있다. 인원이 많을 경우 예약할 수 있다.

조금만 더 걷다 고개를 돌리면 서울의 전경이 한눈에 보이는 아담하고 예쁜 카페 ‘마실’을 만난다. ‘마실’은 마을에서 소소한 수익을 담당하고 있으며 드라마와 동네 다큐의 촬영지로도 나온 나름 꽤 유명한 곳이다.

‘369 여가 풍류한마당’은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정우성 주연)의 촬영지였던 ‘369 마실’ 앞에서 별도 신청 없이 진행된다. 약 1시간 정도 진행된 ‘369 풍류 한마당’에서 들리는 음악은 성곽을 거니는 많은 사람들의 걸음을 멈추게 한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 자유롭게 놓여진 의자에 걸터 앉거나 자리에 서서 편한 자세로 쉬어가며 여유를 만끽한다.

카페 마실 뒤편에 369성곽마을 예술터가 있다. 지역의 청년예술가와 함께 예술 문화를 만들고, 향유할 수 있는 콘텐츠로 운영되고 있다. 문화, 예술을 만나는 곳인 369성곽마을 예술터에서는 '369성곽마을 한양도성 옛 모습 사진전'(무료관람)을 4월 1일부터 30일까지 진행했다.

369흑백사진관에서는 흑백 셀프 촬영을 할 수 있다. 369기억사진 패키지는 촬영시간 30분으로 나다움(1인) 3만 원, 우리함께 5만 원(2인 기준, 인원 추가 1인 1만 원)으로 인장 기본구성이 인화 2장, 종이액자 2장, 원본파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369즉석사진 패키지는 촬영 10분으로 금액은 1만 5,000원이며 원본파일을 받을 수 있다. 시간 추가 5분 5,000원, 인화 추가 1장 5,000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족과 함께 나들이 가서 추억으로 흑백사진을 남겨보는 건 어떨까?

이처럼 369마을에는 역사와 예술, 문화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으며, 지속적으로 주민들이 아이디어를 고안해 지역과 함께 상생하고 있었다. 한양도성을 울타리 삼아 살아온 성곽마을 주민의 일상을 만나보고,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은 매우 유익했다.

이번 주말에는 공부로 너무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내여 '쉼이 있는 한양도성’ 프로그램에 참여해보면 어떨까? 성곽을 걸으며 한양의 돌 울타리 성곽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고 마을 공동체가 함께 어울리며 살아가는 삶의 현장을 직접 보고 느끼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삶의 공부 아닐까 싶다. 한양도성이 한눈에 보이는 까페에서 가족이 함께 차 한 잔하며 369 흑백사진관에서 찍은 사진을 보며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는 주말, 생각만으로도 절로 힐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