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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릉이 타고 경복궁~광화문 한 바퀴!(ft.서울자전거길 18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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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고 경복궁을 한 바퀴 돌아보는 도심 속 서울 자전거길 18코스 ©서울시
자전거를 타고 경복궁을 한 바퀴 돌아보는 도심 속 서울 자전거길 18코스 ©서울시

나날이 체감하게 되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올해 서울시에서는 4월 22일‘자전거의 날’로 선정했다. 22라는 숫자가 자전거 두 바퀴 모양을 떠올리게 해 날짜를 정했다니 재미있는 사실이다. 더불어 시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서울 자전거길 20선’을 만들었다. 모두 자전거 도로가 조성되어 있어 안전하게 달릴 수 있으며, 도시 곳곳에 자리한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 대여소를 이용할 수 있다. ☞ [관련 기사] 20~22일 '따릉이' 무료! 봄 타기 좋은 '자전거길'도 공개

‘서울 자전거길 20선’에 나오는 대부분의 코스는 한강과 중랑천·불광천·고덕천 등 동네 하천이 포함되어 있는데, 서울 도심을 지나는 코스도 있어 찾아가 봤다. 그 가운데 18코스경복궁 돌담길을 한 바퀴 돌며 청와대, 박물관, 유서 깊은 동네, 미술 거리 등을 만나는 흥미로운 길이다.
도로 다이어트 방식으로 조성한 자전거길 ©김종성
도로 다이어트 방식으로 조성한 자전거길 ⓒ김종성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아오는 경복궁 돌담길 ©김종성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아오는 경복궁 돌담길 ⓒ김종성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4번 출구로 나가면 경복궁 돌담길과 함께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 대여소가 여행자를 맞이한다. 경복궁 돌담길 옆을 따라 이어진 자전거길은 도심 속 자전거 도로의 모범 사례가 되는 길이다. 새로 공사를 해서 자전거길을 만들지 않고 찻길 오른쪽 한편에 자전거 도로를 조성했다.

일명 ‘도로 다이어트’ 방식의 자전거길로 많은 비용이 들지 않아 주목할 만하다. 자전거길 경계에 흰색 금을 긋고 바닥에 눈에 띄는 색깔로 채색을 해 시인성을 높였다. 서울은 물론 전국 어디나 인도 옆에 자전거길을 조성한 곳도 많은데, 이는 보행자와 충돌 사고가 발생하는 원인이 된다. 서울 자전거길 18코스에서는 그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국립고궁박물관 곁에 있는 쉼터 은행나무 ©김종성
국립고궁박물관 곁에 있는 쉼터 은행나무 ⓒ김종성
경복궁 서문 영추문 천장에 그려진 호랑이 그림 ©김종성
경복궁 서문 영추문 천장에 그려진 호랑이 그림 ©김종성

경복궁 서쪽 돌담길에는 국립고궁박물관영추문이 있어 경복궁으로 향하게 된다. 조선시대, 대한제국 시기의 궁중 유물이 전시된 국립고궁박물관(입장료 무료) 곁에는 경복궁에서 가장 장대한 은행나무가 우뚝 서 있다. 동네 주민들과 대여 한복을 입은 국내외 관광객이 나무 그늘 아래 모여 앉아 쉬고 있는 모습이 정답다.

서쪽이 가을을 상징해 가을을 맞는다는 뜻으로 이름 붙여진 영추문(延秋門)을 지날 때 고개를 들면 천장에 그려진 멋진 그림을 볼 수 있다. 궁궐의 문은 물론 도성을 지키는 창의문 등에도 다양한 옛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영추문에는 민화에 등장할 법한 친근한 호랑이들이 담겨 있어 미소 짓게 된다. 엄중한 경계를 요하는 곳에서도 여유 혹은 유머를 잃지 않는 조상들의 성정이 느껴져서일 테다.
경복궁 북쪽을 지키는 신무문 ©김종성
경복궁 북쪽을 지키는 신무문 ©김종성
관광객들의 인기 명소가 된 청와대 ©김종성
관광객들의 인기 명소가 된 청와대 ©김종성

경복궁 북쪽에 다다르면 궁궐 북문을 지키는 신무문(神武門)이 나온다. 천장에 북쪽을 담당하는 상상의 동물 신(현무)이 그려져 있다. 음기가 강하다 하여 평소에는 닫아두었다가 비상 시 또는 왕의 비밀 행차 때나 사용하였단다. 현재는 열린 문을 통해 경복궁 안으로 오갈 수 있다. 신무문 가까이에 고종의 서재였던 집옥재가 있어 들를 만하다. 집옥재(集玉齋)는 옥처럼 귀한 보물을 모은다는 뜻이다. 여기서 보물은 서책이다.

신무문 건너편에 있는 청와대는 예전과 달리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관람은 무료이며 누리집에서 사전 예약 후 방문하면 된다. 인기 명소다 보니 관광버스는 물론 이채로운 관광용 인력거까지 타고 청와대 일대를 오가는 관광객들도 있다. 청와대 옆으로 이어진 북악산 도로 들머리로 자전거 라이더들이 떼를 지어 달린다. 북악스카이웨이 가는 길로 오르락내리락 언덕길에 자신이 있다면 도전해 볼 만하다.
정겨운 팔판동 골목길 ©김종성
정겨운 팔판동 골목길 ©김종성
국립민속박물관 야외 전시장 ©김종성
국립민속박물관 야외 전시장 ©김종성

청와대로를 따라 춘추관을 지나면 경복궁 북동쪽에 자리한 동네 ‘팔판동(八判洞)’이 나온다. 동네 이름부터 재미있다. 이름 그대로 '팔 판', 즉 '8명의 판서가 살았다'는 데서 유래한다. 지금이면 장관 8명이 한 동네서 살은 격이니 그야말로 세도가 어마어마했겠다. 청와대가 가까이에 있어 높게 짓지 못한 단층주택들 사이로 난 골목길이 정겹다. 좁은 골목길 사이로 예쁜 카페와 함께 동네 터줏대감이 되었다는 '팔판정육점'을 만날 수 있다.

경복궁 동쪽 궁궐 안에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은 내외국인 모두에게 인기 있는 곳이다. 한국인의 전통 생활과 근현대 삶까지 느끼고 체험해 볼 수 있다. 옛 마을, 근·현대 거리를 되살린 야외 전시장도 볼거리가 많다. 특히 경복궁 돌담 마당을 따라 왕릉을 지키는 석물인 문인석, 제주도의 독특한 돌장승과 도민들의 무덤 곁에 서 있는 동자석 등이 실물 크기로 전시되어 있어 발길이 머물렀다.
삼청로를 따라 이어진 아트거리 ©김종성
삼청로를 따라 이어진 아트거리 ©김종성
관람료 없이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삼청로 아트거리 ©김종성
관람료 없이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삼청로 아트거리 ©김종성

국립민속박물관 건너편에 있는 특별한 거리도 놓치면 안 된다. ‘삼청로 아트거리’라는 별칭이 붙은 곳이다. 국제갤러리, 학고재 갤러리, 세움아트스페이스, 금호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해 사찰에서 운영하는 불일미술관까지 삼청로를 따라 이어져 있다. 더 놀라운 사실은 미디어, 회화, 설치미술 등 다양한 예술 작품을 대부분 관람료 없이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민들이 부담 없이 예술 작품을 향유할 수 있도록 뜻을 모은 배려심이 느껴지는 거리다. 어느 미술관에 걸린 문구가 인상적이다. ‘삼청로 아트거리의 미술관은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거장들의 작품만을 전시하는 공간이 아닌,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공간, 새로운 창작으로 가득한 생기 넘치는 문화 생태계를 꿈꾼다’.
국내외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광화문 수문장 교대식 ©김종성
국내외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광화문 수문장 교대식 ©김종성
옛 군인들의 복식과 무기, 각종 의장물을 잘 재현해 눈길을 끈다. ©김종성
옛 군인들의 복식과 무기, 각종 의장물을 잘 재현해 눈길을 끈다. ©김종성

서울 자전거길 18코스의 끝인 광화문에 도착하니 한복을 입은 동서양 관광객들이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인파를 이루고 있는데 바로 ‘광화문 수문장 교대식’ 때문이다. 조선의 법궁인 경복궁에서 재현하는 이 행사의 시대 배경은 수문장 제도가 정비되는 15세기 <조선왕조실록> 예종(睿宗) 1년(1469) 수문장 제도의 시행 기록을 역사적 근거로 하고 있다.

약 70명의 수문군과 15명의 취타대(전통 군악대)가 등장해 진행된다. 당시 궁궐을 지키던 군인들의 복식과 무기, 각종 의장물을 생생하게 볼 수 있어 흥미롭다. 수문장 교대식이 끝난 후 군인들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어 더욱 인기다. 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10시, 오후 2시에 의식을 진행한다.

상쾌한 봄바람에 기분 전환하기 좋은 계절을 맞아 두 바퀴에 몸을 싣고 자전거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서울 자전거길 20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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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릉이 타고 경복궁~광화문 한 바퀴!(ft.서울자전거길 18코스)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김종성 생산일 2024-05-07
관리번호 D0000050719839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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