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

서울페스타 2024가 개막한 5월의 첫날, 퇴근 후 지친 발걸음에 지하철로 향하던 도중, 눈앞에 해치가 등장했다. ‘해치가 왜 거기서 나와?’ 생각하며 소방관 해치가 그려진 포스터를 천천히 살펴보았다. '서울안전한마당'이 5월 2일부터 4일까지, 여의도공원문화의마당에서 개최한다는 내용이었다.

지하철 5⋅9호선 여의도역 3번 출구에 나와 여의도공원으로 향하자, 공원은 소방관과 의용소방대원들의 주홍빛 옷과 소방차의 붉은색으로 단풍이 핀 듯 울긋불긋했다. 아울러 어린이집에서 소풍을 나온 아이들, 휴가를 내고 나들이 나온 가족들을 보면서 이곳에서 축제가 펼쳐지고 있구나 실감할 수 있었다.

서울안전한마당은 2007년부터 매년 개최되어 올해로 18번째를 맞이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안전 문화축제다. 73개의 안전 관련 기관·단체, 천여 명의 소방안전 담당자가 열심히 준비한 행사이며, 특히 올해에는 서울페스타 기간에 함께 개최하며 더욱 많은 볼거리를 준비했다.

3일 금요일에는 ‘소방관 달력’으로 화제를 일으킨 ‘몸짱소방관 선발대회’와 세계적 인기를 끈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패러디하여 소방 장비를 활용한 이색 게임 ‘소징어게임’이 진행되고, 4일 토요일에는 ‘안전 OX퀴즈 대회’와 소방 활동을 주제로 한 팀 경쟁 ‘히어로 챌린지’가 진행된다. 또한 매일 문화공연 ‘구석구석 라이브’가 진행되어 방문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할 예정이다.

다양한 시민참여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가정의 달을 맞아 아이와 함께 즐기기 좋은 행사라는 점이다. 지하철역과 가까워 교통이 편리하고, 푸드트럭과 그늘 쉼터를 준비하여 햇볕을 잠시 피할 수 있다.

특히 아이들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이 70가지나 준비되어 있다.

“불을 발견하면 어떻게 해야 해요? 불이야! 외치고, 코와 입을 막고 낮은 자세로! 자, 어린이 탈출해 볼까요?”소방관의 친절한 안내에 한 어린이가 미끄럼틀을 타고 탈출했다.

화재 대피, 지진 대응, 완강기 체험, 다중 밀집상황 체험 등 다양한 상황 체험형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소방차 인증샷, 소방차 모형 만들기, 그림 그리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구급대원의 안내에 따라 고사리손으로 심폐소생술을 연습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재미와 의미를 함께 챙기는 가족 행사로 딱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서울안전한마당은 아이들뿐 아니라 성인을 대상으로 한 전시도 준비했다. 이번에 최초로 공개 전시한 ‘두개의 방’은 문 개방 여부에 따른 연기의 흐름을 보여줘, 공동주택 화재 시 ‘문 닫고 대피’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알려주었고, 캠핑 열풍에 맞춰 캠핑장에서 주의해야 할 사항들을 알려주는 '캠핑존'도 있었다.

행사장 중앙에서는 ‘기억의 히어로존’ 이 전시 중이었다. 이곳은 2001년 홍제동 화재사고에서 순직한 6명의 소방관을 추모하고, 올해 3월 4일 명예도로로 지정한 소방영웅길을 알리는 공간이다.

위험한 쇠파이프 위로 어지럽게 연결된 줄들, 그리고 그 사이에 위치한 소방관들의 장비를 보면서 시민의 안전을 위해 목숨이 위태로운 건물로 향하는 소방관들의 헌신과 끝내 불꽃이 된 6명의 소방 영웅들의 희생이 떠올라 가슴이 먹먹했다.

행사 첫날. 시민과 소방안전 담당자들이 모인 가운데 ‘안전 다짐식’이 열렸다. 선서 같은 방식일 것이라 예상했는데, 3,000여 명의 시민들이 안전에 대한 염원을 담은 분홍색 공을 상자에 채워 넣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행사장을 떠나기 전 시민들이 쓴 공들을 둘러보았다. ‘안전은 작은 실천에서부터’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지만, 아울러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바쁜 일상 속 내 주변 화재 대피로를 아는 것, 주기적으로 소화기와 가스 안전 점검을 하는 것, 대중교통 비상 상황 발생 시 대응 방법을 아는 것. 그 모두가 내 생명을 지키는 것임과 동시에 안전한 서울을 만드는 일임을 되새겼다.

돌아가는 지하철 전광판에서 화재 발생 시 대피 요령 안내 방송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대단한 일은 아니었지만, 오늘 하루는 안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