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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 모여 놀다가요~ 우리만의 소통 아지트 '놀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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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을 메고 등교하는 아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마 열의 아홉은 학교에 가서 만날 친구에게 털어놓을 이야깃거리가 가득할 것이다. 친구가 있고 짝꿍이 있어 아이의 하루 일과는 반짝반짝 빛이 난다.

다 커버린 어른들의 경우라면 어떨까? 혼밥이 아무렇지 않고, 혼자 노는 것도 익숙한 어른이라도 때때로 만나며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인간관계가 필요하다. 소통하며 공감하는 시간은 그 밖의 시간을 잘 살아내게 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 혼자 살아가는 1인가구에게 필요한 것도 바로 이러한 ‘반짝이는 시간들’이 아닐까? 1인가구가 함께 모여 놀 수 있는 소통 공간 ‘놀다가’를 찾아가 봤다.
중구 1인가구 소통 공간 '놀다가' ©강사랑
중구 1인가구 소통 공간 ‘놀다가’ 입구 ©강사랑

중구 황학동의 주방가구거리를 지나쳐 쭉 걸어가다 보면 어느새 주택 밀집 지역 한가운데 서게 된다. 역세권도 대로변도 아닌 여느 동네의 깊숙한 골목에 중구의 1인가구 소통 공간 ‘놀다가’가 숨어 있다.

옛 황학동 생활문화지원센터를 개조한 건물 외관은 마치 주민들이 실제 거주할 법한 공동주택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면 전혀 다른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방문객을 맞이하는 1층 라운지의 밝고 아늑한 모습을 보고 감탄하는 사이, 공간 매니저 김동민 씨가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어서 오세요! 1인가구 소통 공간 ‘놀다가’입니다.”
공간  ‘놀다가’의 1층 라운지, 씽글벙글 사랑방. 서울시의 예산을 지원 받아 만들었다. ©강사랑
공간 ‘놀다가’의 1층 라운지, 씽글벙글 사랑방. 서울시의 예산을 지원 받아 만들었다. ©강사랑

깔끔한 화이트 톤의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라운지는 이곳을 찾는 1인가구 이용자들을 위한 열린 쉼터 ‘씽글벙글 사랑방’이다. 이곳은 서울시의 1인가구 지원사업을 통해 조성한 공간으로 카페처럼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돋보였다.

이곳에서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공간 매니저 김동민 씨와 대화를 이어나갔다. “공간 이름이 재미있어요. 쉬며 놀며 부담 없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인 것 같아요.” “놀다가의 ‘가’가 한자로 ‘집 가(家)’라는 뜻도 있어요. 일종의 언어유희인 셈이죠”
씽글벙글 사랑방은 카페처럼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돋보인다. ©강사랑
씽글벙글 사랑방은 카페처럼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돋보인다. ©강사랑

공간 ‘놀다가’는 중구의 1인가구 그리고 중구를 생활권으로 삼는 1인가구를 위한 사랑방이다. “요즘 어딜 가나 1인가구가 많잖아요. 중구도 마찬가지예요. 중구 거주 가구의 약 40%가 1인가구라고 해요. 해가 거듭될수록 더 늘어나고 있고요. 이런 배경 속에서 작년 1월에 황학동 생활문화지원센터를 개조해서 1인가구를 위한 소통 공간 ‘놀다가’를 만든 것이죠.” 김동민 씨는 ‘놀다가’가 문을 열게 된 배경을 전했다.

공간 ‘놀다가’에는 이용자의 눈높이에 맞춰 놀 수 있는 공간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지하 1층에는 ‘사적인 골방’이라는 이름의 미디어 감상실이 마련되어 있고, 지상 2층에는 아담한 공유 부엌담소방이 각각 자리한다.

먼저 지하를 둘러보니 누리소통망(SNS)에 등장할 법한 ‘핫한’ 공간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신비로운 보랏빛 조명 속에 캠핑을 콘셉트로 한 테이블과 의자들이 놓여 있어 사진을 찍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김동민 씨는 “스크린을 통해 영화나 드라마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자 특별한 모임 장소로 활용되기도 해요"라며 "독특한 인테리어 덕분에 인기 있는 공간입니다.”라고 설명했다.
  • 캠핑을 콘셉트로 꾸며진 미디어 감상실 '사적인 골방' ©강사랑
    캠핑을 콘셉트로 꾸며진 미디어 감상실 '사적인 골방' ©강사랑
  • 독특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사적인 골방' ©강사랑
    독특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사적인 골방' ©강사랑
  •  '사적인 골방'은 사방이 막혀 있는 프라이빗한 공간이다. ©강사랑
    '사적인 골방'은 사방이 막혀 있는 프라이빗한 공간이다. ©강사랑
  • 캠핑을 콘셉트로 꾸며진 미디어 감상실 '사적인 골방' ©강사랑
  • 독특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사적인 골방' ©강사랑
  •  '사적인 골방'은 사방이 막혀 있는 프라이빗한 공간이다. ©강사랑

지상 2층에서는 별도로 분리된 담소 공간과 함께 간단한 취식이 가능한 공유 부엌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 비치된 커피머신에서 차를 한 잔 내려서 창가에 자리한 벽면 테이블에 앉으면, 유리창 너머로 소박한 골목 풍경이 내려다 보인다.

2층 공간은 ‘놀다가’를 찾는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머무르는 공간이다. 공간 ‘놀다가’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소셜다이닝 밥투정’‘1인가구 취향공유, 우리끼리 D.I.Y’ 역시 2층 공간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취재 당일에는 ‘우리끼리 D.I.Y’의 프로그램 중에서 ‘수태 토피어리’ 만들기가 진행되어 눈길을 끌었다.
  • 2층 공유 부엌에서는 간단한 취식이 가능하다. ©강사랑
    2층 공유 부엌에서는 간단한 취식이 가능하다. ©강사랑
  • 커피머신을 통해 맛있는 커피를 맛볼 수 있다. ©강사랑
    커피머신을 통해 맛있는 커피를 맛볼 수 있다. ©강사랑
  • 보드게임 등 놀이 거리를 갖춘 담소방은 이름처럼 이야기 나누기 좋은 곳이다. ©강사랑
    보드게임 등 놀이 거리를 갖춘 담소방은 이름처럼 이야기 나누기 좋은 곳이다. ©강사랑
  • 2층 공유 부엌에서는 간단한 취식이 가능하다. ©강사랑
  • 커피머신을 통해 맛있는 커피를 맛볼 수 있다. ©강사랑
  • 보드게임 등 놀이 거리를 갖춘 담소방은 이름처럼 이야기 나누기 좋은 곳이다. ©강사랑

만들기 재료가 세팅된 테이블 앞으로 차례차례 모여든 이들은 20~30대 여성 1인가구들이다. 이들은 공간 매니저 한혜진 씨의 도움을 받으며 귀여운 수태 토피어리를 만들어 나갔다. 토피어리는 자연 그대로의 식물을 여러 가지 모양으로 보기 좋게 자르고 다듬어 만든 작품을 말한다. 수태는 물이끼를 세척하여 건조시킨 자연 재료로 유용한 미생물이 많아 식물이 자라는 데 좋은 환경을 마련해 준다.

참여자들은 천양금, 호야, 청페페 식물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여 수태로 꽁꽁 감싸 동물의 얼굴 모양으로 다듬기 시작했다.
“혹시 어디에 거주하세요?”
“나는 이번 프로그램 참여가 세 번째예요.”
“토피어리 처음 만들어 보는데 재밌네요.”
모두들 자연스럽게 대화를 주고받으며 손을 바쁘게 움직였다.
  • ‘우리끼리 D.I.Y’의 프로그램 중 ‘수태 토피어리’를 만드는 1인가구 참여자들 ©강사랑
    ‘우리끼리 D.I.Y’의 프로그램 중 ‘수태 토피어리’를 만드는 1인가구 참여자들 ©강사랑
  • 수태 토피어리를 만들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참여자들 ©강사랑
    수태 토피어리를 만들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참여자들 ©강사랑
  • ‘우리끼리 D.I.Y’의 프로그램 중 ‘수태 토피어리’를 만드는 1인가구 참여자들 ©강사랑
  • 수태 토피어리를 만들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참여자들 ©강사랑

참여자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던 중 공간 매니저 한혜진 씨가 말을 건넸다. “오늘 한 분이 못 오셔서 만들기 재료 1인분이 남았어요. 한 번 만들어 보세요 !” 얼떨결에 참여자들과 한자리에 앉아 수태 토피어리 만들기에 도전했다.

식물을 수태가 있는 비닐째 감싸서 최대한 수태가 식물에 잘 붙도록 힘을 주어 빚어내는 것이 관건이다. 동그랗게 만든 수태볼을 낚싯줄로 고정한 다음 귀, 눈, 코를 차례차례 달아주고 리본으로 꾸며주니 귀여운 곰돌이 토피어리가 완성되었다.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그럴싸한 것을 만들어냈다는 기쁨도 컸지만, 혼자가 아니라 함께 어울리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는 사실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왔다.
  • 1인가구 참여자들은 수태 토피어리를 만들며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강사랑
    1인가구 참여자들은 수태 토피어리를 만들며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강사랑
  • 수태로 식물을 감싸 동그랗게 만들어 보자. ©강사랑
    수태로 식물을 감싸 동그랗게 만들어 보자. ©강사랑
  • 귀와 눈, 코, 입 그리고 리본으로 장식하니 나만의 귀여운 수태 토피어리가 완성되었다. ©강사랑
    귀와 눈, 코, 입 그리고 리본으로 장식하니 나만의 귀여운 수태 토피어리가 완성되었다. ©강사랑
  • 1인가구 참여자들은 수태 토피어리를 만들며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강사랑
  • 수태로 식물을 감싸 동그랗게 만들어 보자. ©강사랑
  • 귀와 눈, 코, 입 그리고 리본으로 장식하니 나만의 귀여운 수태 토피어리가 완성되었다. ©강사랑

참여자들은 공간 ‘놀다가’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또한 취재 당일 공간에서 진행된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는 어떠할까?
송파구에서 중구로 출근하고 있다고 밝힌 강재희 씨는 “네이버 카페를 통해 중구의 1인가구 사업 관련 정보를 눈여겨보고 있어요"라며 "같은 생활권에 있는 1인가구끼리 모여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장재은 씨는 “토피어리 같은 것들도 인터넷으로 찾아보면 혼자서도 만들 수 있겠지만, 이렇게 1인가구끼리 모여서 취향을 공유할 때 더 재미있고, 힘을 얻는 것 같아요"라며 "프로그램에 자주 참여하다 보면 소통할 기회도 그만큼 늘어나고요”라고 소감을 전했다.
혼자 즐기는 취미도 이렇듯 함께 모여서 하면 더욱 재미있다. ©강사랑
혼자 즐기는 취미도 이렇듯 함께 모여서 하면 더욱 재미있다. ©강사랑

이용자들은 인근 동네뿐만 아니라 중구 각지에서(혹은 전 자치구에서) 찾아온다. 친구와 함께 먹을거리를 들고 찾아와 수다를 떨어도 좋은 곳이고, 혼자 조용히 와서 개인 작업을 해도 좋은 곳이다.

일주일에 한 번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이유는 1인가구들의 소통과 교류를 도모하기 위함이다. 서로 일면식이 없는 사람들이 어울리자면 취미 혹은 취향을 공유하는 것만큼 가까운 지름길은 없다. 공간 ‘놀다가’는 올 한 해 ‘우리끼리 D.I.Y’ 프로그램을 꾸준히 선보이며 1인가구의 소통과 교류를 응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오시면 공간이 선사하는 쾌적함 덕분에 기분이 전환되실 거예요. 외롭고 답답할 때, 부담 없이 찾아주세요. 1인가구라면 언제나 환영합니다!” 김동민 매니저와 한혜진 매니저는 부담 없이 찾아오라고 당부를 전했다. 1인가구 소통 공간 ‘놀다가’는 매주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후 1시에서 밤 10시까지 운영된다.
서울시는 올해 1인가구 생활안심, 고립안심, 안전안심 즉 '3대 안심'을 지원한다. ©강사랑
서울시는 올해 1인가구 생활안심, 고립안심, 안전안심 즉 '3대 안심'을 지원한다. ©강사랑

한편 서울시는 맞춤형 안심정책을 선보이며 156만에 가까운 1인가구를 챙기고 있다. 올해에는 1인가구 생활안심, 고립안심, 안전안심'3대 안심' 지원 강화를 통해 1인가구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 ‘병원 안심동행’ 결제 방식을 다양화하고, ‘전월세 안심 계약 도움 서비스’를 토요일 시범 운영하는 등 반가운 소식들이 가득하다. ☞ [관련 기사] 156만 1인가구 일상에 착! 붙은 맞춤형 안심정책

서울시가 운영하는 ‘씽글벙글서울’ 포털을 통하면 1인가구 대상 지원사업과 프로그램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다양한 자조 모임 지원, 병원동행 서비스, 전월세 안심동행, 고독사 예방 돌봄단, 여성 안심 홈세트 지원, 재무설계 교육, 공유 부엌, 심리적 돌봄 서비스 등 관련 정보가 총망라되어 있다. 해당 누리집을 통하면 본인이 거주하는 구에 어떤 지원 제도가 존재하는지, 신청 및 이용 방법 등에 대한 정보를 찾아볼 수 있으니 꼭 이용해 보도록 하자!

놀다가

○ 위치 : 서울시 중구 난계로17길 20-7
○ 교통 : 지하철 2?6호선 신당역 2번 출구에서 579m
○ 운영시간 : 화~토요일 13:00~22:00
○ 휴무 : 일?월요일
네이버 카페 접수 바로가기
카카오톡채널 접수 바로가기
○ 문의 : 02-3396-5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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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 모여 놀다가요~ 우리만의 소통 아지트 '놀다가'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강사랑 생산일 2024-04-16
관리번호 D0000050568579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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