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

점심 약속이 있어 오랜만에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이하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았다. 2022년 연말, 모임으로 분주했던 시장의 활기찬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고,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와 계속된 폭염으로 시장을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뜸해져 상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바다의 보양식으로 각광 받았던 전복이 올해는 판매 부진으로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산지 가격 기준 40% 이상 전복 가격이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전복 가격이 반토막 이상 급락한 까닭은 ‘수산물에 대한 소비 위축 현상’으로 진단하고 있다. 수산물에 대한 수요가 급감하면서 상대적으로 값비싼 전복이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결국, 근본적인 수산물 소비 위축 현상을 해결하지 않으면 전복뿐만 아니라 다양한 수산물 역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들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수산물 소비 위축 현상 때문에 전년 대비 매출이 30% 이상 감소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특히 어떤 상인은 “코로나19 때보다 더 힘든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서울시는 해양수산부, 중소벤처기업부와 협력해 노량진 수산시장 1층 소매 구역과 2층 식당가를 ‘골목형 상점가’로 지정했다. 수산물 소비 촉진을 위해 골목형 상점가 제도를 활용, 수산물 도매시장의 온누리 상품권 사용이 가능해졌다. 온누리 상품권은 5~10% 상시 할인 판매를 하고 있어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는 시민들에게는 가격 할인이, 상인들에게는 매출 증대라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2011년 이후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진행하고 있고, 현재까지도 후쿠시마 인근 7개 현에 대한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수입 수산물이 아닌, 우리 바다에서 자란 수산물은 안전하다. 이에 수산물 소비 활성화를 위해 말복이 낀 주말, 노량진 수산시장을 방문했다.

광복절 연휴라 ‘대목’이 예상됐지만, 노량진 수산시장은 한산했다. 썰렁한 분위기까지 맴돌았다. 주말이면 시민들로 북적였던 곳이었지만, 최근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임박하면서 수산물 자체를 꺼리고 있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노량진 수산시장을 한 바퀴 돌아봤다. 전복 가격이 확실히 저렴해졌다. 과거에는 7만~8만 원을 주고 구매했던 전복이 4만~5만 원에 형성되고 있었다. 한 상인은 크기가 작아 라면 등에 활용되는 “새끼 전복의 경우 전년 대비 50% 이상 저렴하다”고 말했다.

전복 1kg(13미)에 4만 원을 주고 구매했다. 작년보다 30% 정도 저렴한 가격이라는데, 전복이 상당히 실했다. 전복과 함께 있는 소라도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다만, 전복과 소라 모두 어패류로서, 여름철에는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한다.

노량진 수산시장의 장점은, 구매하면 손질까지 해준다는 점이다. 전복의 경우 손질이 매우 까다롭다. 전복에 있는 이물질과 부산물을 제거하기 위해 솔로 전복을 세게 닦아야 하고, 이빨을 제거해야 한다. 또한 내장을 분리하면서 내장 내 모래집까지 제거해야 한다. 일련의 과정이 상당히 복잡한데, 노량진 수산시장에서는 전복과 같은 어패류를 구매하면 손질까지 해줘서 상당히 편리했다. 뿐만 아니라 원하는 경우 전복 내장도 따로 포장해서 가져갈 수 있다.

손질된 전복을 가지고 집에 도착했다. 전복으로 어떤 요리를 할까 고민하다가 여름에 맞는 보양식을 하기로 결정했다. 때마침 말복이 낀 주였기에, 전복을 활용한 전복삼계탕과 전복초무침, 전복채소볶음을 했다.

전복삼계탕은 삼계탕과 조리 방법이 같다. 일반 삼계탕처럼 닭을 끓인 지 1시간이 지나면 전복을 넣고 10분만 더 끓여주면 된다. 전복은 ‘바다의 보물’로 아르기닌이라는 아미노산이 풍부해 피로 해소 및 원기 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 단백질 함량도 높으며 체내 알코올 및 각종 노폐물을 배출시켜주는 요오드도 풍부하다.

전복초무침과 전복채소볶음 또한 기존 초무침과 채소볶음 조리법과 동일하다. 조리법에 따라 요리한 다음 데친 전복을 넣으면 된다. 이렇게 간단하면서도 영양 만점인 전복 요리가 탄생했다. 주말 저녁, 가족과 함께 먹으니 더 맛있는 한 끼 요리가 완성됐다.

최근 수산시장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만 하더라도 노량진 수산시장, 마포 농수산물시장, 가락시장, 청량리 수산물 시장 등 많은 수산물 전문 시장이 있다. 어려움의 근본이 수산물 소비 위축 현상이라고 하니, 맛있는 우리 수산물을 많이 섭취하면서 응원해 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