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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동 로데오거리'의 자랑! 600년 느티나무, 주민이 여는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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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문정1동민의 날, 로데오거리 문화축제가 열렸다.ⓒ윤혜숙
제5회 문정1동민의 날, 로데오거리 문화축제가 열렸다. ⓒ윤혜숙

문정역 1번 출구에서 내려 올림픽훼밀리타운 사거리로 걸어가면 ‘문정 로데오거리’를 상징하는 조형물이 보인다. 날뛰는 말의 등 위에 올라탄 목동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 ‘로데오’는 19세기 목동들이 동물을 포획하는 솜씨를 겨루기 위해 만든 놀이에서 나왔다고 한다. 국내 곳곳에 로데오거리가 많다. 로데오거리는 젊은 소비층을 대상으로 한 상권들이 많이 들어선 번화가를 뜻한다. 그중에 문정동도 있다. 문정동 로데오거리올림픽훼밀리타운 사거리에서부터 문정근린공원까지 총거리 995m에 이르는 길이다.
문정1동 주민들이 모여서 로데오거리 문화축제를 즐기고 있다.ⓒ윤혜숙
문정1동 주민들이 모여서 로데오거리 문화축제를 즐기고 있다. ⓒ윤혜숙

6월 10일 토요일, 문정 로데오거리 중간쯤에 접어드니 길거리 교통을 통제하고 있었다. 평소 같았으면 차량이 오가는 거리인데, 차량이 로데오거리 끝까지 진입할 수 없어서 차 없는 거리가 되어 있었다. 제5회 문정1동민의 날, 로데오거리 문화축제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축제 현장에 가면 볼 수 있는 벼룩시장, 푸드트럭, 체험부스, 먹거리장터 등이 줄지어 있다. 그곳에 모여든 사람들의 목소리에 활기가 가득했다.
문정1동 주민센터 뒤편에 수령 600년 된 느티나무가 자리하고 있다.ⓒ윤혜숙
문정1동 주민센터 뒤편에 수령 600년 된 느티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윤혜숙

로데오거리 문화축제는 문정1동을 상징하는 수령 600년의 느티나무 전통을 계승하고 주민의 화합을 위해 지역 주민이 주체가 되어 만드는 지역 축제이다. 지난 2017년부터 로데오거리의 상인들과 함께 개최하고 있다. 특히 이번 축제는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열려 한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로 단절되어왔던 이웃이 만나 소통하면서 화합하는 잔치 마당이 되었다.

'문정(文井)동'의 유래는 한자어에서 보듯 우물과 관련이 있다. 조선시대 청나라의 침략으로 병자호란이 일어났을 때 인조가 남한산성으로 몽진하다가 이곳에 쉬면서 물을 마셨다. 그 물맛이 매우 좋아 이 마을에 많이 사는 문 씨의 성을 따서 문정(문 씨 우물)이라 부르는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문정1동에는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 같은 존재가 있다. 수령 600년이 넘는 느티나무다. 문정1동 주민센터 뒤편에 있는 느티나무는 서울시에서 보호수로 지정하고 있다. 송파구 관내에서 보호수로 지정된 4그루의 느티나무 중 하나다. 보호수는 그 보존 가치에 따라 명목(名木)·보목(寶木)·당산목(堂山木)·정자목(亭子木)·호안목(護岸木)·기형목(畸型木)·풍치목(風致木) 등으로 세분하는데, 문정1동의 보호수는 그중 당산목(堂山木)에 속한다. 느티나무를 봤다. 오랜 세월 마을을 지켜온 나무답게 사방으로 뻗은 나뭇가지가 하늘을 떠받들고 있는 위세가 대단해 보인다.
로데오거리 문화축제는 느티나무 고유제를 지내는 것부터 시작한다. ⓒ문정1동주민센터
로데오거리 문화축제는 느티나무 고유제를 지내는 것부터 시작한다. ⓒ문정1동주민센터

오늘 축제의 시작은 마을 어르신들이 느티나무에서 고유제를 지내는 것부터였다. 고유제는 국가와 사회 및 가정에 큰일이 있을 때 신령에게 그 사유를 고하는 제사를 뜻한다. 느티나무 고유제는 마을의 수호신으로 자리매김한 느티나무에게, 문정1동민의 날을 맞아 로데오거리에서 문화축제가 열린다는 것을 고하는 경건한 예식이다.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하늘을 향해 가지를 뻗어가는 나무를 신성시했다. 느티나무가 이곳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면서 마을의 흥망성쇠를 지켜봤을 것이다. 고유제는 그러한 당산목에 대한 감사와 겸허를 표하는 의식이기도 하다.
문정 로데오거리가 끝나는 곳에 설치된 무대에서 주민화합 한마당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윤혜숙
문정 로데오거리가 끝나는 곳에 설치된 무대에서 주민화합 한마당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윤혜숙

로데오거리가 끝나는 곳에 무대와 객석이 마련되어 있었다. 오늘의 행사는 크게 3부로 구성되었다. 1부는 주민화합 한마당 공연이다. 문정1동 자치회관에서 활동하는 각 팀이 나와서 무대 공연을 이어갔다. 자치회관은 주민 누구나 참여하는 지역공동체의 핵심 시설로서, 프로그램 운영뿐만 아니라 주민들 간의 만남,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는 등 주민 자치활동의 구심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곳을 방문했을 때엔 청개구리밴드의 어쿠스틱기타 연주가 있었다.
자전거를 경품으로 받은 주민이 직접 자전거를 끌고 가고 있다.ⓒ윤혜숙
자전거를 경품으로 받은 주민이 직접 자전거를 끌고 가고 있다. ⓒ윤혜숙

2부는 동민의 날 기념식이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을 비롯한 많은 분이 이 자리를 축하해주러 나왔다. 기념식 마지막에 경품 추첨이 있었다. 행운의 주인공이 된 주민이 직접 자전거를 받아서 끌고 나가자 주민들이 손뼉을 친다. 본인의 번호가 당첨되지 않았어도 마치 자신의 일처럼 축하해주는 주민들을 보니 이런 게 이웃사촌의 모습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초청가수의 노래에 맞춰서 여러 주민들이 어우러져 춤을 추고 있다.ⓒ윤혜숙
초청가수의 노래에 맞춰서 여러 주민들이 어우러져 춤을 추고 있다. ⓒ윤혜숙

3부는 주민노래자랑이다. 예선을 거쳐서 선발된 10개 팀이 노래 경연을 펼치기 전, 사회자 개그맨 김종한 씨와 초청가수 화영이 노래를 불렀다. 흥이 난 주민들 서너 분이 나와서 춤을 추면서 호응한다. 가수도 신이 났는지 무대 아래로 내려와서 주민들과 어울려 노래하고 춤춘다. 객석에 앉아 있는 주민들도 어깨를 들썩인다. 굳이 노래 경연에 나가지 않아도 된다. 모두가 어우러진 신명 나는 노래 한마당이다. 전동휠체어를 탄 분들도 뒤편에 앉아서 공연을 즐기고 있다.
문정 로데오거리 문화축제에 온 가족이 총출동해서 먹거리를 즐기고 있다.ⓒ윤혜숙
문정 로데오거리 문화축제에 온 가족이 총출동해서 먹거리를 즐기고 있다. ⓒ윤혜숙

먹거리장터에선 대가족이 앉아 있는 훈훈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할아버지, 할머니, 자녀, 손주까지 온 가족이 총출동했다. 손영석 씨(39세)는 “우리동네에 축제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부모님을 모시고 누나 부부와 같이 왔어요. 조카와 제 아이들은 페이스 페인팅하고 태극기 팔찌 만들기도 체험했어요. 축제 덕분에 온 가족이 웃고 이야기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주민이 체험부스에서 양말목으로 새활용한 공예품을 구경하고 있다.ⓒ윤혜숙
주민이 체험부스에서 양말목으로 새활용한 공예품을 구경하고 있다. ⓒ윤혜숙

양말목 공예 작품을 살펴보던 강한숙 씨(68세)는 소감을 묻자 “송파구에서 30년을 살았어요. 관내 여러 동에서 거주했어요. 그런데 이런 축제는 문정1동에서만 봤어요.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축제가 열리고, 많은 주민이 참여해서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동네에 대한 애정이 더 커집니다.”라고 했다.
문정 로데오거리 문화축제는 문정1동에 거주하는 남녀노소 모두가 어울리는 화합의 장이다.ⓒ윤혜숙
문정 로데오거리 문화축제는 문정1동에 거주하는 남녀노소 모두가 어울리는 화합의 장이다. ⓒ윤혜숙

문정1동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곳이다. 600년 수령을 자랑하는 오래된 느티나무가 보존되고 있는가 하면, 로데오거리는 청년들이 오가는 곳으로 젊음이 넘쳐난다. 신구가 조화된 이곳에서 남녀노소 지역 주민들이 어우러진 축제 마당이 열렸다. 콘크리트로 뒤덮여 도시화된 지역에서는 자주 보기 드문 풍경이다. 그런 점에서 문정1동 로데오거리 문화축제는 주민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즐기는 가운데 이웃 간의 온정을 되살리는 화합하는 장으로 자리매김할 거라는 확신이 든다.

문정동 로데오거리

○ 주소 : 서울 송파구 동남로4길 10
○ 교통 : 지하철 8호선 문정역 1번 출구에서 도보 8분, 3호선 가락시장역 6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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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동 로데오거리'의 자랑! 600년 느티나무, 주민이 여는 축제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윤혜숙 생산일 2023-06-12
관리번호 D0000048258987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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