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많은 자영업자들이 큰 어려움을 겪었다. 전통시장도 예외일 수 없어 3년간 이어진 코로나19 여파에 경기 침체까지 더해지며 과거에 비해 손님들의 발길이 예전만 못하다.

서울시가 전통시장 살리기에 나선다. 전통시장으로 시민들의 발길을 다시 끌어들여 활기 넘치는 소통의 장을 만들고, 전통시장 온라인 구매에 대한 인지도를 높여 상인들의 매출 증가에 도움을 준다는 계획이다. 5월 15일부터 6월 21일까지 서울 33곳의 전통시장에서 ‘우리동네 시장나들이’가 열린다. ‘우리동네 시장나들이’는 가고 싶은 시장, 즐길 수 있는 시장을 만들기 위해 시장 상인회와 지역 단체가 함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사업을 말한다.

부처님 오신 날이기도 했던 지난 주말 ‘우리동네 시장나들이’ 행사에 참여하는 서대문구 포방터시장에 오일장 같은 흥겨운 장이 열렸다. 지역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하는 장보기 투어를 비롯해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과 게임이 어우러진 프로그램들이 진행되었다.

이 날 진행된 행사 중에는 특히 아이들의 흥미를 끌 만한 재미난 프로그램들이 눈길을 끌었다. 전통시장보다는 마트가 더 친근할 것 같은 요즘 아이들에게 장보기 체험을 통해 시장을 즐겁고 친숙한 공간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했다. 주말 이른 시각부터 지역 어린이집과 학원 등에서 함께 온 아이들이 시장 곳곳을 돌며 스탬프 투어를 즐겼다. 게임 같은 장보기 투어에 나선 아이들 얼굴에는 하나같이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자, 여기 봉투에 나물을 담아요. 나물 1근 400g을 담아 주세요. 맞추면 담은 나물이 공짜, 못 맞추면 2,000원(콩나물과 숙주나물 각각 1,000원)입니다.”

고개를 갸웃하며, 신중에 신중을 기한 아이들이 담은 나물 봉지가 저울에 올려질 때마다 희비가 교차하는 탄성이 이어졌다. 이 외에도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대파 심기, 점포 앞 초성퀴즈 맞추기, 룰렛 경품 행사, 소방관 포토존 등 어린이 손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즐거움을 더했다.

“태권도학원에서 나눠준 '우리동네 시장나들이' 안내장을 보고 엄마와 시장에 왔어요. 오늘 너무 재밌어요. 시장 떡볶이도 맛있고, 아까 받은 대파는 집으로 가져가 잘 키워볼 거에요.” 포방터시장 인근 주민이기도 한 유은이네는 오늘 전통시장에서 놀거리와 먹거리를 함께 즐겼다.

요즘 필수템이 된 심폐소생술 체험과 앱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온누리상품권 부스도 인기를 끌었다.

서대문구 포방터시장은 북한산 자락 아래 홍은동에 위치한 전통시장으로, 임진왜란 이후 도성을 지키기 위해 설치한 오군영 중 포 훈련을 했던 곳이자, 한국전쟁 때 퇴각하는 북한군을 공격하기 위해 대포를 설치했던 역사를 지녔다. 68명의 상인들이 모여 시장 규모는 아담하지만, 홍제천과 북한산, 인왕산 등 주변 풍경이 더해져 주변 경관이 수려하다. TV 프로그램에 소개되어 유명해진 맛집도 자리하고 있어 입소문도 자자하다.

‘우리동네 시장나들이’ 행사를 기획한 포방터시장 상인회장은 “8년 전부터 자발적인 소규모 골목 행사를 시작으로 포방터시장만의 흥겨운 토요시장도 이어오고 있어요. 작은 규모의 시장이지만, 예전에는 2,500명의 손님들이 몰리기도 했어요. 오늘 아이들이 대파도 심어 보고, 제철 나물 이름도 맞춰 보면서 전통시장 장보기의 즐거움을 충분히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포방터시장은 북한산과 홍제천을 인접하고 있어, 등산, 자전거 타기, 홍제천 나들이와도 연계해 보시기 좋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하는 서울 시내 전통시장과 상점가는 ？한양대앞상점가(성동구) ？수유재래시장(강북구) ？봉리단길 골목형상점가(관악구) ？능동로골목시장(광진구) ？약령시장(동대문구)？중랑동부시장(중랑구) ？정릉시장(성북구) 등 총 33곳이다. 보다 자세한 ‘우리동네 시장나들이’ 참여시장은 서울시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