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

“하동에서 온 머위, 취나물, 두릅이 한 바구니에 만 원입니다.”

짙은 초록의 나물을 비롯한 지역 특산품들이 이른 봄꽃 소식처럼 반갑다. 이곳은 서울시와 업무협약을 맺은 지역의 중·소농과 소비자 간의 직거래 장터가 열리는 상생상회 앞이다.

“김부각은 여기서 맛보시고, 재첩국은 안에서 드셔보이소.” 구수한 사투리로 손님들을 맞이하는 상인의 모습이 활기가 넘친다. 섬진강 자연의 맛이 궁금한 이들의 발걸음이 시식 코너로 향한다. “직접 맛을 본 손님들은 거의 다 사 간다” 며 종이컵에 덜어 주는 직원의 손길이 바쁘다. 필자도 개운한 맛의 재첩국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잠시 후, 상생상회 입구 쪽으로 살림 9단의 주부들이 모여든다. 첫 수확 특가로 판매하는 무안 햇양파를 사러 온 것이다.

판매 직원에게 계속 질문을 하며 꼼꼼히 살펴보던 주부가 양파 한 다발을 골라 계산대로 걸어간다. 매장 안을 가득 채운 봄 냄새가 바로 이 싱싱한 햇양파였나 보다.

작년 상생상회 직거래 장터에는 총 50개 기초 자치단체의 98개 농가가 참여, 총 1억 6,000만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올해 첫 협약을 맺은 경상북도는 ‘경상북도 6차 산업 인증 상품’을 판매하는 경북 기획전을 4월 9일까지 운영한다. 매장 한가운데에 차려진 이 경북 기획전에도 방문객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생강청, 생표고버섯 등 82개의 제품을 최대 37% 할인 판매하며, 일부 품목에 한해 1+1 증정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역에서 서울까지’라는 슬로건의 상생상회는 지역의 대표 농특산물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이날 냉장식품 코너를 비롯한 매장 곳곳에서 만난 시민들도 익숙한 듯 둘러보고 있었다. 전통 장류는 물론 장아찌, 나물, 우리밀 등 다양하고 참신한 제품들을 잘 구비해 두고 있어 누구나 이용이 편리하다.

지난해 상생상회 베스트 판매 제품으로는 공주 맛밤과 뱅어포 양념구이, 맥반석 구운계란, 건매생이, 미역과 해초가 선정되었다. 건강을 가장 중요시하는 소비자들의 선택에 따른 결과다. 이 밖에도 현재 매장에는 우리 쌀로 만든 스틱과 두부 과자, 동결 건조 과일, 유기농 채소 후레이크 등 반짝이는 아이디어 제품들이 가득하다.

이처럼 건강한 먹을거리 외에 생활용품, 잡화 코너도 인기가 높다. K-뷰티의 위상이 점점 커지는 요즘, 지역의 신선한 재료로 만든 화장품에 주목하게 된다. 자연 유래 성분으로 만든 거제 동백 유자 오일과 제주 꽃마리 핸드솝, 천년초 수제 비누 등이 판매 중이다. 한국의 멋과 혼이 담긴 청자와 전통 누비 제품도 충분히 아름답다.

나오면서 매장 밖 하동군 직거래 장터를 다시 찾았다. 미리 구매해 둔 재첩국, 그리고 멸치 간장으로 맛을 냈다는 김부각, 나물까지 계산을 마치고 사은품 물티슈를 받았다. 인심 좋은 아주머니가 장바구니에 직접 넣어 주며 나물 삶는 법과 양념까지 친절히 알려 준다. 계속해서 해남과 전라북도 직거래 장터가 열릴 4월의 상생상회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