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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술술 읽을거리 생겼어요" 성인 문해학습자를 위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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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이 성인 문해학습자를 위해 발간한 <술술 이야기 읽기> 책 3권 ⓒ김윤경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이 성인 문해학습자를 위해 발간한 <술술 이야기 읽기> 책 3권 ⓒ김윤경

“이 책을 보면 ‘여우, 자네’라는 표현이 있어요. 보통 동화책이나 일반 소설책과는 다르잖아요.” 서울특별시평생교육진흥원 김종선 기획조정국장이 말했다.

보통 무언가를 배우고 나면, 좀 더 높은 단계에 도전하고 싶어진다. 언어 역시 그렇지만, 알맞은 책을 구하기 어렵다. 성인 문해학습자(글을 막 배운 어르신)들이 보기에 일반 책들은 글씨가 작으면서 어렵고, 아이용 동화책은 수준이 쉬워 와닿지 않는다.

이런 성인 문해학습자들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1월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에서는 전국 최초로 <술술 이야기 읽기> 책을 발간했다. 모두 3종으로 된 <술술 이야기 읽기> 책(PDF 파일)은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 누리집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 ☞ <술술 이야기 읽기> 책 전자파일 다운로드 바로가기

이 책 외에도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은 2019년 '서울시문해교육센터'로 지정돼 문해교육 콘텐츠 개발, 문해교원 양성, 디지털 문해교육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 김종선 기획조정국장 ⓒ김윤경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 김종선 기획조정국장 ⓒ김윤경

<술술 이야기 읽기> 을 살펴보니 내용이 참 좋았다. 어떻게 이런 책을 발간하게 됐을까? 또 앞으로 어떻게 활용될까? 이런 궁금증을 안고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을 찾았다.

일상에서 단순히 글만 읽을 수 있어서는 생활하기 어렵다. 정류소 이름을 읽고 버스를 타며, 부동산 계약서에 이름을 써야 할 일들이 생긴다.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읽고 쓰기, 말하기와 셈 같은 교육을 '문해'라고 하죠. 일반적으로 2, 3년 정도는 배워야 기본적인 문해력이 생긴다고 봐요. 1단계는 글을 읽고 말하는 수준이고요, 2단계 3단계로 가면 어느 정도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상생활을 하며 틈틈이 배우는 분들이 많으시기 때문에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 김종선 기획조정국장의 설명이다.

문해교육을 하는 기관들은 공공보다 민간이 많은 편이고, 학력 인정이나 문해교육 등 기관에 따라 운영방식은 다르다. 연령 제한은 없지만, 고령층이 많다. 보통 복지관에 다니면서 알게 되거나, 먼저 다니던 친구와 함께 오기도 하고, 자식들이 알아보고 부모님께 수업을 권하기도 한단다.
일반 문해 교과서 ⓒ김윤경
일반 문해 교과서 ⓒ김윤경

디지털기기 사용이 많은 시대, 요즘엔 디지털 문해교육도 중요하다.
“문해학습자들은 카톡으로 글을 써서 보내는 것도 많이 어려워 하시죠. 그래서 스마트폰 전용 천지인 연습(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어요 .”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에서는 문해교육 기관들에 저학력 비문해자 특화 디지털 생활 문해교육을 위한 지원을 해준다. 디지털 문해학습장 운영기관을 모집해 예산과 키오스크 기기 등을 지원한다. 2021년에 14개소에서 2022년 20개소, 2023년 31개소로 확대되었다.
 <술술 이야기 읽기> 책을 펼치자 흥미로운 시들을 읽을 수 있었다. ⓒ김윤경
<술술 이야기 읽기> 책을 펼치자 흥미로운 시들을 읽을 수 있었다. ⓒ김윤경

성인 문해학습자를 위해 발간한 <술술 이야기 읽기> 책은 총 3권으로 구성돼 있다. 1권은 긴 글 읽기 어려운 학습자가 부담 없이 읽도록 시 40편을 엄선했다. 2권은 ‘여우와 두루미’, ‘견우와 직녀’ 와 같은 동화, 이솝우화 같은 옛 이야기를 어휘와 표현을 다듬어 수록했다. 3권서울의 지리와 역사를 담은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돼 있다.

이렇게 3가지 주제로 정한 이유가 궁금했다. “어르신 학습자 수준과 정서에 맞게끔 주제를 골랐어요. 시와 옛이야기는 가장 많이 다루는 문학 장르니까요. 또 저희가 서울에 살잖아요. 학습자들이 서울에 관해 모르는 부분을 읽으면서 배우는 재미까지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설명문으로 된 서울 이야기까지 같이 개발했습니다.”

<술술 이야기 읽기> 책은 성인 문해학습자들에 맞춘 쉬운 단어들로 간결하게 기술됐다. 큰 글씨로 돼 있고 흥미를 이끌만한 이야기들로 수록됐다. 시 같은 경우는 저작권도 고려했다.
2022년 서울지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 우수작품집 ⓒ김윤경
2022년 서울지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 우수작품집 ⓒ김윤경

“저희 아버지가 83세이신데 약간의 경도성 인지장애가 온 거예요. 그렇게 많은 공부를 하셨던 분인데 인지장애가 생기니까 옛날 이야기를 다 잊으셔서 너무 가슴이 아팠죠.” 김종선 기획조정국장은 아버지가 읽으실 만한 책을 고르기 위해 여러 책을 살펴봤지만 마땅한 책이 많지 않아 고민이 되었단다. 그때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에서 개발한 <술술 이야기 읽기>을 보여드렸더니, 아버지께서 "옛이야기를 책으로 읽으니 참 재밌다"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많은 어르신들은 구전 동화를 직접 활자로 본 경험이 드물기에, 옛 이야기책이 더 흥미롭게 다가왔던 것이다.

“저희 조카가 어렸을 때, 똑같은 동화책을 다섯 번, 열 번 읽어 달라는 거에요. 지겹지 않나 싶었는데 조카는 그걸 완전히 통달해서 외우더라고요. 그때 읽고 들으며 반복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죠.” 이를 통해 얻은 아이디어로 문해교육기관에 '낭독반'도 운영할 계획다. 오디오북처럼 녹음해 놓으면 어르신들이 휴대폰으로 저장해 듣게 하는 방식이다. 올해는 수요조사를 통해 시리즈를 좀더 개발해볼 계획이라고.

필자가 읽어도 재미있다. 알맞은 교재가 생겼을 때 배움의 열정은 더 커지지 않을까. 모쪼록 <술술 이야기 읽기>가 성인 문해학습자들에게 더 큰 즐거움을 주게 되길 기대해 본다.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이 위치한 건물 ⓒ김윤경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이 위치한 건물 ⓒ김윤경

서울특별시평생교육진흥원

○ 위치 : 서울시 마포구 새창로7, 14층
○ 운영일시 : 월~금요일 10:00-17:00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 누리집
○ 문의 : 02-719-6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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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술술 읽을거리 생겼어요" 성인 문해학습자를 위한 책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김윤경 생산일 2023-03-30
관리번호 D0000047717863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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