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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최애 구두 만들어준 수제화 장인을 다시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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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서울시 우수 숙련기술인'으로 선정된 이평재 장인이 공방에서 수제화를 만들고 있다. ⓒ윤혜숙
'2022 서울시 우수 숙련기술인'으로 선정된 이평재 장인이 공방에서 수제화를 만들고 있다. ⓒ윤혜숙

지난 2020년 10월 경, ‘성수 수제화 200명 체험단 모집’ 이벤트에 지원했다가 체험단에 선정된 일이 있다. 맞춤 수제화 제작을 위한 발 계측과 디자인 선택 차 매장을 방문해 달라는 요청에 성수동의 수제화 거리를 방문했다. ☞ [관련 기사] '3D 맞춤형 성수 수제화' 손꼽아 기다려요!

성수동 수제화 거리에 있는 수제화 희망플랫폼에서 3D 스캐너로 발 모양과 치수를 측정하고 원하는 디자인도 골랐다. 크리스마스 선물 같았던 수제화의 기억을 떠올린 것은 ‘서울시 우수 숙련기술인 선정사업’ 소식 때문이다.
'2022 서울시 우수 숙련기술인' 인증서 ⓒ윤혜숙
'2022 서울시 우수 숙련기술인' 인증서 ⓒ윤혜숙

지난해 첫 실시한 ‘서울시 우수 숙련기술인 선정사업’에 박광한, 전태수, 이종천, 정기호, 이평재 씨 등 성수동 수제화 장인 5명이 선정되었다. 모두 성수동 수제화 현장에서 20년 이상 종사한 장인들이다.

이 중 이평재 장인은 ‘성수 수제화 체험단’ 이벤트에서 수제화를 제작해 줬던 분이다. 기자가 지금까지 즐겨 신고 있는 맞춤형 수제화가 바로 이평재 장인의 손을 거쳐서 탄생한 것이다.
이평재 장인의 '아트앤크래프트' 출품작 사진 ⓒ윤혜숙
이평재 장인의 '아트앤크래프트' 출품작 사진 ⓒ윤혜숙

지난 2018년 12월에는 성수동 수제화 희망플랫폼에서 수제화 장인과 디자이너의 콜라보레이션 행사인 ‘아트앤크래프트(Art & Craft)’가 열린 바 있다.

‘아트앤크래프트’는 수십 년을 이어온 성수동 장인들의 수제화 제작 기술과 예술가들의 개성 넘치는 영감을 결합하는 프로젝트로, 이평재 장인이 제작한 작품도 전시되었다.
뚝섬역에서 성수역으로 이어지는 길에 성수동 수제화 거리가 있다. ⓒ윤혜숙
뚝섬역에서 성수역으로 이어지는 길에 성수동 수제화 거리가 있다. ⓒ윤혜숙
성수동 수제화 거리에는 수제화를 상징하는 구두 조형물이 있다. ⓒ윤혜숙
성수동 수제화 거리에는 수제화를 상징하는 구두 조형물이 있다. ⓒ윤혜숙

성수역 1번 출구로 나오면 이평재 장인이 운영하는 ‘PJ구두이야기’가 있다. 건물 2층에 자리한 ‘PJ구두이야기’는 매장 안쪽에 공방이 있는데 이평재 장인은 대부분의 시간을 이 공방에서 구두를 제작한다.

축하 인사를 건네며 서울시 우수 숙련기술인으로 선정된 배경을 물었다. 이평재 장인은 “40여 년 동안 수제화 제작에 매달려 왔어요. 일대일 맞춤형 주문, 제작을 고수하며 손님들의 발에 맞춰 최대한 편안한 신발을 제작해 드리려 노력할 뿐입니다” 하며 쑥스러운 듯 웃었다.
이평재 장인은 수제화 산업의 명맥이 이어질 수 있도록 꾸준한 관심을 당부했다. ⓒ윤혜숙
이평재 장인은 수제화 산업의 명맥이 이어질 수 있도록 꾸준한 관심을 당부했다. ⓒ윤혜숙

이평재 장인은 구두 제조회사에서 근무하다 7년 전 쯤부터 직접 소비자를 만나고 있다. 그의 수제화는 점차 입소문이 나면서 단골도 생겼다.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절반으로 줄어들었으나, 꾸준히 그의 매장을 찾아주는 손님들이 있어 공방과 함께 매장 운영에도 힘을 내고 있다.

이평재 장인은 수제화만의 매력을 피력한다. 표준화된 기성화와 달리 주문에서 완성까지 약 10일이 소요되는 수제화는 디자인, 색상, 기능 등 손님 각자의 요구에 맞추어 제작하니 세상에서 단 하나의 신발이 된다는 것이다.

간혹 자신이 신었던 신발이나 기성품을 가져와 똑같이 제작해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평재 장인은 거의 흡사하게 제작해 준다고 한다. “구두에 관한 모든 것을 다해주는 곳이라고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라고 말하는 얼굴에 자부심이 가득하다.
손님이 매장에 진열된 수제화들을 살펴보고 있다. ⓒ윤혜숙
손님이 매장에 진열된 수제화들을 살펴보고 있다. ⓒ윤혜숙

성수동 수제화 거리에는 매장보다 공장이 더 많다. 공장은 생산이 주가 되는데, 이평재 장인처럼 공방과 매장을 동시에 운영하는 곳은 판매까지 같이 하므로 수제 맞춤화는 소량밖에 생산하지 못한다.

수제화 제작에 매달려 지내다 보니 봉사 활동을 못 하고 있다며 아쉬운 표정으로 이야기하는 이평재 장인은 소액이지만 매월 보호 아동을 지원하는 단체에 5년째 기부를 이어오고 있다고 한다.
이평재 장인이 손님의 요구 사항에 맞추어 수제화를 제작하고 있다. ⓒ윤혜숙
이평재 장인이 손님의 요구 사항에 맞추어 수제화를 제작하고 있다. ⓒ윤혜숙

“수제화 업계는 최소 10년을 보고 배우면서 일을 해야 하다 보니 중도에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요. 청년층의 유입이 있어야 수제화 산업이 명맥을 이어갈 텐데 장시간 매진해야 하는 현장이 젊은이들에겐 어려운 점일 겁니다. 쇠퇴해 가는 수제화 업계의 종사자로서 고민입니다” 하며 아쉬움을 토로한다.

“수제화 산업이 쇠퇴하지 않으려면 소비가 있어야 합니다. 서울시 사업과 같은 공적인 지원도 필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의 관심입니다. 기성화에 비해 값이 비싸긴 해도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신발을 편안하게 신을 수 있다는 것은 크나큰 장점입니다.”
'2022 서울시 우수 숙련기술인 공모' 포스터 ⓒ서울시
'2022 서울시 우수 숙련기술인 공모' 포스터 ⓒ서울시

서울시는 지속되는 제조업의 침체와 작업 현장의 고령화, 코로나 19 장기화 등의 악재에서 제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자 지난해부터 한 분야의 기술 발전에 기여한 ‘우수 숙련기술인’을 선정, 관리하겠다는 계획 하에 공고를 내고 ?의류 봉제 ?기계 금속 ?인쇄 ?주얼리 ?수제화(가방 포함) 등 5개 분야 21개 직종, 50명 이내의 우수 숙련기술인을 선정했다.

한 분야의 기술장인인 ‘우수 숙련기술인’으로 선정되면 인증서 및 인증패가 수여되며, 기술개발 장려금(100만 원)도 지급된다. 생생한 현장의 경험과 기술의 비법을 바탕으로, 도시제조업 관련 기술교육원 교육과정의 강사로도 활동하게 된다.
이평재 장인이 운영하는 'PJ구두이야기'에는 매장과 공방이 함께 있다. ⓒ윤혜숙
이평재 장인이 운영하는 'PJ구두이야기'에는 매장과 공방이 함께 있다. ⓒ윤혜숙

산업화 시기에 나라의 경제를 지탱해 주었던 제조업이 쇠퇴하고, 중국산 저가 제품의 유입, 코로나19 장기화 등의 악재가 닥친 와중에도 한편에선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 각자의 개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시되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수제화 제작의 한길을 걸어온 장인들의 수제화야말로 개성과 편안함의 조화에 제대로 부합하는 것이 아닐까. 기자도 발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묵혀 둔 신발들을 꺼내 성수동 수제화 장인을 찾아가 봐야겠다.

성수동 수제화 거리

○ 교통 : 수제 타운(성수역 1번, 2번 출구) / 자재 거리(성수역 3번, 4번 출구)
성수동 수제화 거리 누리집
서울도시제조업 기술장인 선정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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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최애 구두 만들어준 수제화 장인을 다시 만나다!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윤혜숙 생산일 2023-02-13
관리번호 D0000047379916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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