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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공단에서 G밸리로…일터와 삶터의 이야기 '팩토리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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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 ‘G밸리산업박물관(MUSEUM G)’은 구로 G타워 3층에 자리잡고 있다 ⓒ이준엽
서울시립 ‘G밸리산업박물관(MUSEUM G)’은 구로 G타워 3층에 자리잡고 있다. ⓒ이준엽

2023년 2월, 졸업식이 한창이다. 기자의 딸들도 각각 고등학교와 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어, 그 어느 해보다 집안이 분주하다. 코로나로 힘든 시절, 학교 생활을 잘 마쳐준 모든 학생들이 대견할 따름이다.

여든이 가까운 어머니와 손주들의 졸업 얘기를 나누다 보니, 평생 공부에 한이 맺힌 어머니의 옛날 이야기가 시작됐다. 중학교에 못 가고 서울로 일하러 온 얘기, 공장 다니며 월급 모아서 외할아버지 라디오 사드렸더니 논이고 밭이고 일하러 다닐 때마다 동네방네 크게 틀어 놓으셨다는 그 시절 얘기를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하신다.
G밸리산업박물관 특별기획전, '공장도시 - 팩토리 타임즈'가 2023년 3월 12일까지 열린다 ⓒ이준엽
G밸리산업박물관 특별기획전, ‘공장도시 - 팩토리 타임즈’가 2023년 3월 12일까지 열린다. ⓒ이준엽
'공장도시 - 팩토리 타임즈'는  공장에서 재택근무까지 G밸리에서 벌어지는 일터와 삶터의 모습을 특별 조명한다 ⓒ이준엽
‘공장도시 - 팩토리 타임즈’는 공장에서 재택근무까지 G밸리에서 벌어지는 모습을 특별 조명한다. ⓒ이준엽

마침, ‘G밸리산업박물관(MUSEUM G)’에서 특별기획전시회 ‘공장도시: 팩토리타임즈’가 한창이라는 소식을 듣고 어머니의 추억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해 설레는 마음으로 방문했다.

구로 G타워 3층에 자리잡은 G밸리산업박물관은 구로공단의 역사를 기념하고 현재의 G밸리를 보여주는 문화공간이다. 1965년 시작된 노동집약적 공장 지구 구로공단이 첨단산업을 이끌어가는 G밸리로 진화하면서 겪어온 성장의 역사를 추억 가득한 유물, 사진, 이야기로 보여준다. 또 첨단 VR 기기를 통해 그 시절 공장 체험도 할 수 있어서 같이 간 아이들에게도 흥미진진하고 생생한 경험을 만들어 줄 수도 있었다.
3면으로 둘러싸인 전시실, ‘1968, 제1회 한국무역박람회’ 영상 ⓒ이준엽
3면으로 둘러싸인 전시실, ‘1968, 제1회 한국무역박람회’ 영상 ⓒ이준엽
70년대 고도성장의 심장 역할을 한 구로공단은 가발과 봉제 등 노동집약적인 경공업으로 터를 잡았다. ⓒ이준엽
70년대 고도성장의 심장 역할을 한 구로공단은 가발과 봉제 등 노동집약적인 경공업으로 터를 잡았다. ⓒ이준엽
‘G밸리 연대기’ VR체험을 통해, 시대별 산업유산과 함께 떠나는 시간여행을 경험할 수 있다. ⓒ이준엽
‘G밸리 연대기’ VR체험을 통해, 시대별 산업유산과 함께 떠나는 시간여행을 경험할 수 있다. ⓒ이준엽

전시된 여공들의 모습에 어머니의 고된 청춘이 보였다. 내친김에 구로공단 여공들의 일상을 한 발 더 가까이 만나기 위해 구로공단 노동자 생활체험관 ‘금천 순이의 집’도 찾았다. 1970년 구로공단에서 일했던 여공들이 생활했던 쪽방을 복원해, 당시 노동자들의 생활상을 살펴보고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곳이다.
대한민국은 구로공단 등을 통해 노동집약적 경공업을 기반으로 1971년 수출 10억달러를 달성했다 ⓒ이준엽
대한민국은 구로공단 등을 통해 노동집약적 경공업을 기반으로 1971년 수출 10억달러를 달성했다. ⓒ이준엽
구로공단 노동자 생활체험관, '금천 순이의 집’: 1970년대 여공들의 생활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이준엽
‘금천 순이의 집’에서 1970년대 여공들의 생활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이준엽
구로공단으로 농촌의 어린 소녀들이 모여들었고, 좁은 공간에 가구가 밀집되어 벌집같은 쪽방촌이 형성됐다 ⓒ이준엽
농촌의 어린 소녀들이 구로공단으로 모여들며 좁은 공간에 가구가 밀집된 벌집같은 쪽방촌이 형성됐다. ⓒ이준엽

금천 순이의 집 지하 1층에는 구로공단 여공들의 생활공간으로 패션방, 추억방, 문화방, 봉제방, 공부방 등 6개의 주제별 쪽방으로 구성돼 1970년대의 문화도 같이 경험해 볼 수 있다. 이곳은 2014년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돼 대한민국 산업화와 민주화에 크게 기여한 구로공단 여공들의 공로를 세상 사람들에게 전하고 있다.
'금천 순이의 집' 지하 1층 쪽방체험관은 2014년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되어 대한민국 산업화에 기여한 여공들의 공로를 세상 사람들에게 전하고 있다 ⓒ이준엽
1970년대 문화도 경험해볼 수 있는 ‘금천 순이의 집’은 2014년에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됐다. ⓒ이준엽
추억의 구멍가게, 가리봉 상회 ⓒ이준엽
추억의 구멍가게, ‘가리봉 상회’는 금천 순이의 집 옆에 위치해 있다. ⓒ이준엽
'구로공단에서 G밸리로', 할머니에서 손녀로, 우리의 일터와 삶터는 계속해서 진화합니다  ⓒ이준엽
‘구로공단’에서 ‘G밸리’로, 할머니에서 손녀로 이어지는 우리의 일터와 삶터는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 ⓒ이준엽

헌신적이고 고되던 여성 노동자의 삶을 사셨던 어머니의 청춘 덕분에 기자가 잘 살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우친다. 어쩌면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진학하는 기자의 딸이 G밸리에서 일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공장도시, 팩토리타임즈, 구로공단에서 G밸리로 우리의 역사가 계속 진화하고 발전해 가는 게 아닌가 싶다.

G밸리산업박물관(MUSEUM G)

○ 위치 : 서울시 구로구 디지털로 26길 38, G타워 3층
○ 관람시간 : 화~일요일 10:00~18:00 (입장마감 17:30)
○ 전시해설 : 10:30, 13:30, 15:30 (회당 15명 이내)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과 추석 당일
○ 입장료 :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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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의 : 02-6734-6900~1

문서 정보

구로공단에서 G밸리로…일터와 삶터의 이야기 '팩토리타임즈'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이준엽 생산일 2023-02-08
관리번호 D0000047349116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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