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

명절에 친척과 가족들이 함께 만나는 것이 반갑기도 하지만, 그에 따른 피로감도 무시할 순 없다. 아무래도 평소보다 늘어나는 가사 노동과 장거리 운전 등 때문일 것이다. 이는 일상 복귀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이번 설 연휴 후에 남은 피로감 해소에 도움이 될 만한 곳으로 서울한방진흥센터를 소개한다.

제기동역 2번 출구에서 나와 조금 더 가면 ‘서울약령시’라고 적힌 커다란 일주문이 보인다. 진한 한약재 냄새를 따라 양쪽으로 길게 늘어선 약재상과 한의원을 지나 오른 편에 자리한 한옥이 바로 서울한방진흥센터이다.

넓은 잔디마당 건너편 가운데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한방체험권(1인 기준 5,000원)을 구입할 수 있다. 이 체험권은 '보제원' 이용과 박물관 관람, 한방차 500원 할인 혜택이 있다. 3층 복도 끝 한방체험실이 보제원이다. 조선시대 백성들에게 의술을 베풀던 의료기관이자 구제기관의 명칭이기도 하다.

넓은 창으로 들어오는 오후 햇살이 가득한 한방체험실 '보제원' 안은 아늑한 분위기다. 작은 칸막이가 놓인 10개의 침대 중 한 곳을 담당 직원이 친절하게 안내해 준다. 신발을 벗고 덧신을 신은 다음, 직원이 건네주는 발열 안대를 눈 위에 얹고 누웠다. 이제부터 온열 전신마사지 체험 시작이다. 어깨와 등, 허리에서 다리까지 제법 개운해지는 15분이 어느새 지나간다.

이어서 같은 공간에 마련된 테이블에 앉아 손 팩을 착용하고 온열 손, 발 마사지를 받았다. 물론 긴 시간은 아니지만, 앞에 놓인 안내서 내용대로 혈액 순환에 도움이 된 듯 한결 몸이 가볍다. 체험을 위해 부모님을 모시고 온 가족 방문객의 모습에 마음까지 흐뭇해졌다.

아쉽게도 2층 족욕체험장은 운영 중단 기간이라 문이 닫혀 있었다. 하지만 같은 층에 있는 한의약박물관은 상시 관람이 가능하다. 우리 한의학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의학 서적을 비롯한 의약기구, 약재 등이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어 아이들과 같이 와도 좋겠다.

현재 이곳에서는 특별기획전으로 ‘행림, 백년의 기억’이 열리고 있다. 우리나라 한의학 발전과 대중화에 기여한 행림서원의 창립 100년을 맞이하여 준비한 뜻깊은 전시다. 의학전문서적 외에도 70~80년대 베스트셀러 소설과 90년대까지 청소년 잡지를 출판, 발행한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한방체험의 마지막 코스는 1층 별관 한방 카페이다. 메뉴 주문 시 체험권을 제시하면 500원을 할인해 준다. 만약 평소에 커피 전문점을 즐겨 찾았다면, 한방 카페의 메뉴들이 낯설어 주문 전에 고민할 수도 있겠다.

잠시 후, 필자가 주문한 모과차를 한과와 곁들여 나무 쟁반에 올려 직접 가져다 준다. 모과의 은은한 향과 달고 쫀득한 한과의 맛이 한방체험 마무리로 잘 어울렸다. 끝으로 서울한방진흥센터의 동절기(2월까지) 운영시간(오전 10시~오후 5시)을 꼭 확인하고 방문하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