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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 잔에 몸도 마음도 가볍게! '명상클래스' 참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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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소리도서관 명상 클래스, “休, 차와 생각에 잠기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도 어느덧 하순에 접어들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작년까지만 해도 연말을 집에서 가족들과 조용히 보냈다. 그런데 올해는 다르다. 남편도 아이도 연말 송년회 모임으로 귀가가 늦어질 때가 많다. 덩달아 기자도 마음이 들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중, 익선동에 있는 우리소리도서관에서 기자에게 적합한 프로그램을 발견했다. 우리소리도서관의 명상 클래스 ‘休, 차와 생각에 잠기다’였다. 클래스는 12월 10일과 17일에 걸쳐서 진행됐다.
우리소리도서관 명상 클래스, '休, 차와 생각에 잠기다'가 열렸다. ⓒ차와명상
우리소리도서관 명상 클래스, '休, 차와 생각에 잠기다'가 열렸다. ⓒ차와명상

한파가 몰아닥쳐 영하의 기온으로 내려간 날씨에 집 밖으로 나서자니 자꾸만 망설이게 된다. '그냥 집에 있는 게 나을까?', '아니야, 집에 있으면 축 늘어져서 황금 같은 주말을 허비하고 말 텐데.' 라는 두 마음이 오락가락했다.

그러다 며칠 남지 않은 올해를 의미 있게 마무리 해야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모자와 장갑을 착용한 채 중무장을 하고 집을 나섰다.
우리소리도서관은 종로 1·2·3·4가동 주민센터의 4·5층에 있다. ⓒ윤혜숙
우리소리도서관은 종로 1·2·3·4가동 주민센터의 4·5층에 있다. ⓒ윤혜숙

우리소리도서관종로 1·2·3·4가동 주민센터의 4·5층에 위치하고 있다. 도서관이 있는 건물의 건너편에 익선동 골목이 있다. 주말을 맞은 익선동 골목은 젊은이들로 넘쳐나고 있었다. 곳곳에 반짝이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있어서 연말의 떠들썩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반면에 건너편 도서관은 고즈넉하다. 곧장 건물 5층으로 올라가니 우리소리도서관이 있다. ‘우리 소리’라는 수식어구가 붙은, 말 그대로 우리의 소리인 국악의 멋을 느낄 수 있는 특화 도서관이다. 그래서 위치 또한 국악의 역사와 이야기가 담긴 국악로에 자리하고 있다.
우리소리도서관은 이달의 추천 음악도 전시하고 있다. ⓒ윤혜숙
우리소리도서관은 이달의 추천 음악도 전시하고 있다. ⓒ윤혜숙

여느 도서관과 달리 이달의 추천 도서와 나란히 '추천 음악' 코너가 있다. 또한 오전과 오후, 도서관에서 국악을 들려주는 시간이 있다.

음악을 감상하는 자리도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국악 감상실이 있어서 헤드폰을 끼고 조용히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고(古)음반부터 오늘날 창작국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우리 음악이 갖춰져 있다. 5층의 도서관에 잠시 머물다가 4층으로 내려갔다.
국악감상실이 있어서 다양한 국악 장르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윤혜숙
국악감상실이 있어서 다양한 국악 장르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윤혜숙

4층 국악누리방에서 명상 클래스가 열렸다. 국악누리방은 널찍한 온돌방이다. 조용히 앉아서 명상을 하기에 최적화된 장소였다. 앞쪽에서 명상 클래스를 준비하는 분들이 물을 끓여서 차를 우려내고 있었다.

수강생이 하나, 둘 입장하면서 방석이 놓여진 자리에 앉기 시작했다. 준비물은 편안한 복장이었다. 그래서 기자도 활동하기 편한 옷차림으로 이곳에 왔다.
국악누리방은 조용히 앉아서 명상을 하기에 최적화된 장소였다. ⓒ윤혜숙
국악누리방은 조용히 앉아서 명상을 하기에 최적화된 장소였다. ⓒ윤혜숙

명상은 고요히 눈을 감고 잡생각을 하지 않는 행위를 말한다. 자신의 마음에 귀를 기울여 높은 수준의 자각을 이룸과 동시에 내면의 평안에 도달하게 해준다.

명상할 때의 자세가 있다. 강사의 자세를 보니 가부좌를 한 상태에서 등을 곧게 펴고 두 손은 무릎 위에 올려 두고 있다. 명상에 서툰 기자가 주위를 둘러보니 대다수의 수강생이 강사의 자세를 따라 하고 있다. 처음엔 가부좌로 앉아 있지만 이것이 필수적인 자세는 아니다. 기자는 가부좌로 오래 앉아 있으면 다리가 저리기 시작한다. 그런 사람은 굳이 가부좌를 고집하지 않고 두 다리를 쭉 펴는 등 각자 편한 자세로 앉아 있으면 된다.

방 안에 나지막한 음악이 흐르고 있다. 가만히 두 눈을 감고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오늘의 명상 클래스를 진행하는 ‘차와명상’의 류다경 강사가 앞에서 차분한 목소리로 명상의 길로 안내하면서 명상에 필요한 시범을 보여준다.
'차와명상'의 류다경 강사가 하는 설명과 시범에 따라 수강생들이 명상에 들어갔다. ⓒ윤혜숙
'차와명상'의 류다경 강사가 하는 설명과 시범에 따라 수강생들이 명상에 들어갔다. ⓒ윤혜숙

먼저 호흡 명상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호흡 명상은 모든 명상법 중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마다 가슴과 복부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것을 느껴볼 수 있다.

류다경 강사가 수강생들에게 눈을 감은 채 들숨과 날숨으로 심호흡할 것을 주문했다. 들숨은 공기가 인체로 들어오는 것을 말한다. 들숨을 쉬면서 코로 흡입한 공기를 폐를 거쳐서 배까지 이르게 할 것을 주문했다. 날숨은 신체 내부로 들어온 공기를 밖으로 내보내는 것을 말한다.

들숨과 날숨에 집중하면서 반복하니 호흡하는 그 자체에 집중하게 되었다. 평상시에 호흡하는 것과는 달리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천천히 내뱉는 작업을 하니 뇌부터 폐, 배까지 공기가 순환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때 눈을 감고 있으면 집중이 잘 된다고 했다. 자신의 호흡에 집중하고 있으면 방 안에 흐르는 음악 소리도 귀에 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기자를 비롯한 수강생들이 각자 명상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차와명상
기자를 비롯한 수강생들이 각자 명상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차와명상

들숨과 날숨을 반복하는 동안 각자의 자리에 따뜻한 차가 도착했다. 이제 차를 마시면서 하는 명상이다. 뜨거운 물에 우려낸 차의 색이 맑고 곱다. 눈으로 차의 색을 바라보고, 코로 차의 향을 맡고, 입안에서 차맛을 음미했다.

목련차, 연잎차, 야생화차 순으로 3가지의 차를 마셨다. 재료에 따라 찻물의 색이 다르고 맛도 달랐다. 호흡 명상을 하는 중간에 휴식을 취하면서 차를 마셨다. 자극적이지 않은 은은한 향과 깊은 맛을 음미하면서 차를 마시니 목 넘김이 편안해진다. 자연스레 몸 안이 정화되는 느낌이 들었다.
따뜻한 차를 눈, 코, 입으로 음미하면서 명상하고 있다. ⓒ윤혜숙
따뜻한 차를 눈, 코, 입으로 음미하면서 명상하고 있다. ⓒ윤혜숙

가부좌로 앉아 있으니 수강생 중에서 여기저기 아프다는 얘기가 나온다. 류 강사는 수강생들에게 스트레칭을 할 것을 주문했다. 스트레칭은 신체 부위의 근육이나, 건, 인대 등을 늘여 주는 운동이다. 본격적인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준비 운동으로 스트레칭을 할 때가 많다.

평소 사용하지 않던 근육을 움직이니 경직되어 있던 신체의 긴장이 완화된다. 명상에 들어가기 전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면 명상에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된다. 스트레칭을 따라 하다 보니 마치 요가의 동작을 하는 것 같고 몸이 개운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호흡 명상을 하면서 들숨과 날숨에 집중하고 있다. ⓒ윤혜숙
호흡 명상을 하면서 들숨과 날숨에 집중하고 있다. ⓒ윤혜숙

보행 명상도 했다. 수강생들이 둥글게 원을 만들어서 천천히 발을 내딛는 것이다. 발을 내디딜 때 발의 뒤꿈치부터 시작해서 발바닥, 발가락 순으로 발 전체를 땅에 닿게 하는 식이다.

왼발 들고, 왼발 옮기고, 왼발 딛고, 오른발 들고, 오른발 옮기고, 오른발 딛고 하면서 점차 발에 온 신경이 집중되는 듯하다. 기자는 그동안 발바닥이 땅에 닿지 않는 상태로 바쁘게 걸었다는 것을 보행 명상하면서 실감했다.
발의 뒤꿈치부터 발바닥, 발가락 순으로 발 전체를 땅에 닿게 하는 보행 명상도 했다. ⓒ윤혜숙
발의 뒤꿈치부터 발바닥, 발가락 순으로 발 전체를 땅에 닿게 하는 보행 명상도 했다. ⓒ윤혜숙

마지막은 명상 클래스에 참석한 수강생들이 각자의 소감을 나누는 자리였다. 그동안 사는 게 바빠서 가장 소중한 나 자신을 되돌아볼 마음의 여유조차 갖지 못했는데, 명상은 내 몸과 마음에 오롯이 집중하는 시간이었다.

이 자리를 벗어나면 당장 끝내야만 하는 일과 아직 해결하지 못한 고민거리가 기다리고 있지만, 명상하는 두 시간만큼은 일상에서 벗어나 무상무념의 상태에 빠져 보았다. 수강생들 모두 이구동성으로 “명상을 계기로 지금부터 나 자신을 위한 온전한 휴식 시간을 가져 봐야겠다.” 라고 다짐한다.

2022년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우리 모두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바삐 살아가고 있다. 그러면서 하찮은 것에 마음을 쏟느라 정작 소중한 것을 놓쳐 왔던 게 아닐까? 온전히 나에게 주는 휴식을 명상으로 채워도 좋을 것 같다.

우리소리도서관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삼일대로 30길 47
○ 교통 : 지하철 1·3·5호선 종로3가역 6번 출구에서 도보 5분
○ 운영시간 : 월~토 09:00~18:00 (일요일, 법정공휴일 휴관)
누리집(홈페이지)
종로문화재단 블로그
○ 문의 : 070-4550-5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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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 잔에 몸도 마음도 가볍게! '명상클래스' 참여했어요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원본시스템 내손안에서울 제공부서 뉴미디어담당관
작성자(책임자) 윤혜숙 생산일 2022-12-27
관리번호 D0000047064231 분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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