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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버스에도 2층 버스 도입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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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229) 점차 수요와 필요가 늘어나는 2층 버스
시민기자 한우진의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인천에서 서울까지 운행되는 2층 버스 ©인천시
인천에서 서울까지 운행되는 2층 버스 ©인천시

2층 버스는 1층과 2층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버스다. 층간 이동은 실내에 설치된 계단을 이용한다. 서울에서는 1991년 과천-서울시청간 노선에서 시범적으로 운행했다가 폐지된 적이 있다. 이후에 2층 버스는 상층의 전망이 좋다는 점을 활용하여 2006년부터 서울시티투어버스 등의 관광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한편 수도권의 발달로 서울과 경기도, 인천을 잇는 광역교통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처리할 수 있는 광역철도의 건설이 늦었기 때문에, 도로와 버스의 혼잡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2015년부터 수도권과 서울을 잇는 광역버스 노선에 2층 버스들이 꾸준히 신규 투입되고 있다.
2층 버스 실내 모습 ©국토교통부
2층 버스 실내 모습 ©국토교통부

2층 버스는 같은 운행횟수로도 수송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혼잡 완화에 도움이 되었다. 특히 좌석수가 많다 보니 광역버스의 고속도로 입석 운행 문제 해소에도 기여하고 있다. 버스기사 1인이 수송하는 인원이 늘어나면서 생산성도 높아졌다.
광역버스들이 몰려드는 대표적인 곳인 잠실광역환승센터 ©뉴스1
광역버스들이 몰려드는 대표적인 곳인 잠실광역환승센터 ©뉴스1

2층 버스의 증가는 서울시 입장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서울시에서 수도권 광역버스가 진입하여 회차하는 지점은 사당역, 강남역, 잠실역 등이 있다. 그런데 이곳들은 ‘버스가 너무 많아서’ 혼잡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버스가 많으면 자가용이 줄어들기 때문에 도로의 혼잡이 줄어들어야 하는데, 자가용을 줄이기 위해 버스를 너무 많이 늘려 놓았더니 역설적으로 버스 때문에 도로가 더 막히는 것이다. ☞ [관련 기사] 사당역 교통혼잡, 복합환승센터로 해결한다

이는 자가용은 여러 목적지로 분산이 되는데 비해 버스는 특정 지점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앙버스전용차로의 용량은 정해져 있는데 지나치게 많은 버스들이 전용차로에 집중되고 있다. 즉 서울 전체로 보면, 버스를 늘려서 경기도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자가용을 줄일 수 있는 게 맞는데, 특정 지점 기준으로 보면 버스가 너무 많은 것도 문제라는 것이다. 모든 교통시설에는 용량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를 넘는 과도한 버스차량의 진입은 당연히 ‘소화불량’을 일으키게 된다.

그래서 과거에는 경기도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광역버스를 늘리려고 할 때, 버스로 인한 도로 혼잡 문제 때문에 서울시가 이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서울시와 관계없이 국토교통부에서 직권으로 노선(광역급행버스, 일명 M버스)을 늘릴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버스 차량 자체로 인한 혼잡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 2층 버스를 도입할 경우, 동일한 수송인원에 대해 버스가 차지하는 도로 면적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교통혼잡을 줄일 수 있다. 이렇듯 2층 버스는 좁은 도로를 아껴 써야 하는 지자체 입장에서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경기도의 2층 광역버스 ©경기도
경기도의 2층 광역버스 ©경기도

이 같은 2층 버스는 그동안 시나브로 크게 늘어나서, 현재 경기도 18개 시와 인천시에서 운행되고 있다. 모두 서울로 진입하는 노선들이다. 노선 수는 무려 70개나 된다.

그러나 이렇게 노선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서울시민에게는 2층 버스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편이다. 우선 서울 바깥으로 나가지 않으면 탈 일 자체가 없다. 또한 운행되는 곳이 수도권 버스들이 회차하는 곳으로 정해져 있고, 출퇴근 시간에만 주로 운행하므로 공간적, 시간적으로 볼 수 있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수도권에 2층 버스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서울시내버스 노선에도 2층 버스를 도입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2층 버스가 지나가지 못하는 표지판 같은 게 있지 않느냐는 의견이 있을 수 있는데, 2층 버스도 자동차관리법에 따른 규격을 지키는 차량이다. 2층 버스가 지나가지 못하는 곳이 있다면 버스가 잘못된 것이 아니고 시설물이 잘못된 것이다.

서울에 경전철이 추가로 개통되면서 버스 수요가 줄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미시적으로 봤을 때 혼잡이 심한 곳은 여전히 많다. 특히 지하철은 고정된 노선 구조로 인하여 우회나 환승이 발생할 수밖에 없으므로, 특정 노선은 곧바로 갈 수 있는 버스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 [관련 기사] 지하철보다 빠른 ‘지름길 버스들’
2층 버스의 안전장치들 ©국토교통부
2층 버스의 안전장치들 ©국토교통부

2층 버스를 도입했다고 해도 한 노선에 고정하지 말고, 수요가 늘어나는 곳에 맞춤형으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번 주에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행사를 했다면 이곳을 지나가는 노선에 임시차로 투입하고, 다음 주에 월드컵경기장에서 행사를 한다면 역시 그쪽 노선에 임시차로 투입하는 식이다. 지하철보다 훨씬 유연한 운행이 가능한 것이다.

2층 버스가 타고 내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하지만, 짧게 이동하는 사람은 1층에 있고, 길게 이동하는 사람은 2층으로 올라가면 된다. 이를 통해 장단거리 수요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 특히 2층 버스는 1층이 저상구조이고, 전기버스 모델도 있으므로, 요즘 필수가 된 전기버스와 저상버스를 한꺼번에 도입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 [관련 기사]지하철·버스·기차 타는 플랫폼 높이는 왜 다 다를까?
수도권 신도시 위치도 ©국토교통부
수도권 신도시 위치도 ©국토교통부

광역버스가 아닌 서울 시내버스의 2층 버스 도입에 대해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3기 신도시이다. 서울에서 적당히 먼 1기 신도시, 그보다 더 먼 2기 신도시와 달리, 3기 신도시는 서울과 근접한 곳 (서울시 경계에서 평균 1.3km 떨어진 곳에 위치)에 지어질 예정이다.
서울에서 3기 신도시까지의 거리 ©국토교통부
서울에서 3기 신도시까지의 거리 ©국토교통부

그러다 보니 서울을 떠나 고속도로를 한참 달린 후 신도시에 도착하는 1, 2기 신도시와 달리, 3기 신도시는 일반도로로 조금만 달리면 도착하게 된다. 따라서 지금 일부 서울 시내버스들이 서울 주변 도시까지 진입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3기 신도시도 광역버스가 아닌 시내버스로 갈 수 있는 신도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3기 신도시와 서울간의 대용량 교통망 확보를 위해서는 서울 시내버스에도 2층 버스 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 [관련 기사] 3기 신도시 발표...서울시 교통체계 전망은?
과거 서울시에서 운행했던 2층 버스 모습 ©서울기록원
과거 서울시에서 운행했던 2층 버스 모습 ©서울기록원

과거에 있었다가 사라졌지만 기술이 발달하고 환경이 바뀌면서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있다. 위례선에 돌아오는 트램(노면전차)도 그러하고, 2층 버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태원 참사 이후 혼잡 분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버스기사의 인건비도 높아지는 데다가, 도시계획에서도 압축 도시(콤팩트 시티)의 개념이 본격 도입되고 있는 것이 환경의 변화다. 또한 2층 버스 차량의 성능이 좋아지고, 전기동력이 도입되며, 자세제어장치, 360도 모니터링 시스템, 상부 충돌 사전 경고 장치(전방 통과높이 장애물 경고시스템) 등의 첨단안전장치가 도입되고 있는 것이 기술의 발달이다. 향후 수도권과 서울 교통에서 2층 버스의 지속적인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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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버스에도 2층 버스 도입하면 어떨까? - 문서정보 : 원본시스템, 제공부서, 작성자(책임자), 생산일, 관리번호,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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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책임자) 시민기자 한우진 생산일 2022-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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